사랑하는 영화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코로나19로 영화 제작현장이 멈추고, 개봉이 기약 없이 연기되어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정부가 ‘영화발전기금’ 징수율을 인하하고, ‘창작준비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이것으로 영화인 여러분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세계영화 역사를 새로 쓰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터라, 움츠러든 영화계의 현실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그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멈춘 적이 없었습니다.
잠시 미루어졌을 뿐, 우리의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더 좋은 기회가 곧 다시 올 것이라 믿습니다.
정부도 영화인 여러분이 창작의 기지개를 활짝 켜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월21일 명실공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습니다. 1996년 시작해, 벌써 스물다섯 해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만큼 부산 곳곳이 축제 분위기로 북적거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모든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고, 최소한의 영화 상영만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빛난 우리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믿기에, 이렇게나마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작은 위안을 삼습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서로의 안전을 배려한다면 올해도 영화의 감동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마무리되기를 기원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영화제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과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