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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근정전 안에서 발톱이 7개, 칠조룡을 보다~

경복궁 정전 근정전 내부 특별관람기… 9월 21일까지 시범 운영

2019.08.27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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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들어갈수 없는 곳이라 더했을까. 들여다 볼 때마다 호기심을 일었던 국보 제223호 경복궁 근정전. 그 공간이 처음으로 국민에게 개방됐다. 그 자리에 가고 싶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얼마나 나 같은 사람이 있을지 알고 싶어 직접 예약해보기로 했다. 

희망일 1주일 전인 오전 10시 정각에 경복궁 누리집에서 1인당 최대 4명까지 예약이 가능했다. 참고로 온라인에서 선착순으로 물건을 득템(좋은 물건을 얻음)한 적이 별로 없었기에 살짝 긴장이 됐다. 

멋드러진 구름 아래 더 멋진 궁궐, 경복궁
멋드러진 구름 아래 더 멋진 궁궐, 경복궁.


뭐든 간절하면 닿지 않을까? 정화수를 올리는 마음으로 초를 재가며 정각을 기다렸다. 더욱이 일이 많아 밤을 꼬박 샌 날이었다. 비몽사몽에 정신을 가다듬고 도전해 성공!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勤) 잘 다스려진다(政)’는 근정전 뜻이 다시 한 번 다가왔다. 그렇게 근정전 턱을 넘었다.

 멀리서 엽서 처럼 빛나는 경복궁이 보였다. .
멀리 엽서처럼 빛나는 경복궁이 보였다. 


근정전을 향하여.
근정전을 향하여 가는 길은 발걸음도 가볍다.


무더운 만큼 맑은 날이었다. 좋은 날씨만큼 외국인들도 많았다. 한복과 일상복 속에서 부지런히 정1품에서 종9품까지 품계석(品階石)을 지나 근정전으로 향했다.  

근정전 턱을 넘다

첫 발을 디딘 순간. 묘한 벅찬 느낌이 피어올랐다.
첫 발을 디딘 순간. 묘한 벅찬 느낌이 피어올랐다.

시작 전부터 이 공간을 함께 할 20여 명의 사람들이 동편에 모여 있었다. 신청 당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무용담처럼 들려왔다. 체크 후, 한 명씩 신을 갈아 신고 들어갔다. 드디어 궁금했던 그 공간에 첫 발을 디뎠다.  

해설자의 설명을 듣는 내부 관람객들 (왼쪽), 기둥마다 센서가 부착돼있다.(오른쪽)
해설자의 설명을 듣는 내부 관람객들(왼쪽), 기둥마다 센서가 부착돼있다.(오른쪽)


밖에서 보는 근정전, 근정전 안에서 보는 밖의 모습.
밖에서 보는 근정전, 근정전 안에서 보는 밖의 모습. 무엇이 다를까.


“웅장하네요.” 조지영 해설사가 근정전 내부에 들어선 소감을 묻자, 누군가가 이렇게 답했다. 궁궐 기둥이 많은데다가 밖에서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문양이 있어 그렇단다.

어좌위에도 천장에도 같은 두마리 황금용이 있었다
어좌 위에도, 천장에도 두 마리 황룡이 있었다.


이 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세 가지는 무엇일까. 어좌(임금이 앉는 자리), 닫집(옥좌 위에 만들어 다는 집 모형), 천장의 용이다. 

천장을 찍으라는 소리에 셔터소리도 함께 했다.
천장을 찍으라는 소리에 셔터소리도 함께 했다.


“천장을 보세요.”

올려다 본 천장에는 황룡 두 마리가 날고 있었다. 희망과 소원의 상징인 여의주를 희롱하듯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용은 왕권을 상징하며 물을 다스리는 의미가 있다. 농경국가인 우리나라에게 물을 다스리는 힘은 곧 전지전능하다는 소리다. 

여기서 듣고 깨달았다. 창경궁과 창덕궁엔 봉황이 있으나, 경복궁과 덕수궁엔 용이 있었다는 사실. 눈여겨 못 본 탓일까.

7조룡의 모습.
칠조룡의 모습.


용은 황제를 상징하는데, 발톱 수가 제한돼 있단다. 황제가 가질 수 있는 발톱이 최대 5개인데 이곳에 있는 용은 7개다. 칠조룡이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근정전은 고종 재위기인 1867년 재건했는데, 황룡(칠조룡) 조각을 설치해 왕권을 극대화했다.

어좌
왕이 앉는 어좌. 왠지 경외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떨궜다.


어좌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어좌를 보자 어쩐지 고개가 절로 바닥을 향했다. 어좌 뒤 병풍 속 그림 일월오봉도는 알고 보니 더 재미있었다. 붉은 태양과 흰색 달, 다섯 봉우리와 함께 자세히 보면 파도가 치는 모습이 보인다.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는 뜻과 함께 영원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내부 집기류.
내부 집기류.


집기들도 눈여겨봤다. 물론 진품은 바로 옆 고궁박물관에 있다. 왕의 의자 좌우로 책상이 보였다. 사관들이 마치 기록을 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그 덕에 조선왕조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 등을 많이 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내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중앙에서 옮겨진 옥쇄가 놓인 자리
내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중앙에서 옮겨진 옥쇄가 놓인 자리.


왕이 행차할 때 주변 신하들이 갖고 다니는 칼, 용이 그려진 부채, 그리고 옥쇄 등도 볼 수 있었다.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울타리 같은 것도 쳐놓지 않았다.  

지금껏 깨닫지 못한 걸까. 지나치고 말았다. 확실히 안으로 들어오는 채광을 느껴야 알게 된다.
채광도 잘 됐다.


안에 들어와 보니 달랐던 건 용 그림 만이 아니었다. 지붕이 크게 만들어져 밖에서 보면 2층처럼 보였지만 안에서 보니 1층이었다. 이런 통층 건물을 실제로 확인하니 신기했다. 또 창문도 유심히 보게 됐는데 채광이 잘 되게 만들어졌다. 밖에서는 알 수 없었던 거라 다시 한 번 쳐다봤다.  

그저 사소한 차이만일까. 밖에서는 안에 있는 부채 무늬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사소한 차이만일까. 밖에서는 안에 있는 부채 무늬를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또 일일이 붓으로 칠한 단청에 눈이 갔다. 사실 사찰도 비슷한 무늬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단다. 무엇일까. 색감이 좀 다르단다. 궁궐이 좀 더 자연스럽고 엷은 편이라고. 

연봉오리의 상징은 물을 뜻했다,
연봉오리의 의미를 알게됐다.


지금껏 지나쳤던 연봉오리가 시선을 잡았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기 때문에 군자를 상징하는 꽃이다. 자세히 보면 그 연봉오리가 아래를 향해 있는데, 수생식물이라 불을 막아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이래저래 품은 뜻을 알고 보니 더 재미있다. 

내부 관람객들은 동쪽 문으로 들어왔다.
내부 관람객들은 동쪽 문으로 들어왔다.


근정전은 과거 왕의 즉위식과 사신 접대, 과거시험, 훈민정음 반포식 등 수많은 행사가 열렸던 곳이다. 국가 행사 뿐만 아니라 모임도 갖는데, 뒤에 있는 사정전(思政殿)에서 본격적인 회의를 하고, 중요한 비정기적 회의는 여기서 했다고 한다.

에필로그

넘지 못한 한 발 차이였다. 단지 바닥을 딛는 짧은 20분, 밖에서보다 좀 더 가까이서 보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막상 그 느낌은 달랐다. 오랜 세월을 넘어 왕이 머문 곳에 내가 서 있었다. 새로 칠과 보수를 했더라도,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간다는 건 어딘가 남았을지도 모를 시대의 잔향과 흔적들을 모든 감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867년 고종 때 새롭게 중건된 건물로 근정전이 가장 정수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소실돼 1867년 고종 때 새롭게 중건된 건물로 가장 정수는 근정전이다.


지난 3월 창덕궁 인정전과 4월 창경궁 명정전을 개방한 문화재청은 8월 21일부터 9월 21일까지 경복궁 근정전을 개방한다. 매주 수~토요일 오전, 오후 2번에 걸쳐 중학생 이상 20명씩만 가능하다. 입장료는 무료(경복궁 입장료 별도)다. 더 자세한 사항은 경복궁 누리집(http://www.royalpalace.go.kr/content/guide/guide33.asp)에서 확인하거나 전화(02-3700-3900)로 문의하면 된다. 

잠시 당시로 돌아가서 연봉오리가 주는 의미를 되새겼다.
당시 저 높은 곳까지 어떻게 일일이 수작업을 했을까. 

다녀온 소감? 한마디면 충분하지 않을까. 근정전 의미대로 부지런히 예약해, 20분이 주는 조선시대를 보다 가까이 만끽해본다면, 시대를 거슬러 저 힘찬 황룡처럼 잠시 지쳐있던 힘이 솟아나지 않을까.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가득 채워질 거라 확신한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
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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