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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 관세청의 CSI, 서울세관 분석실에 가다!

2019.11.18 정책기자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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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관련 뉴스는 잊을 만하면 다시 고개를 내민다. 주로 누군가가 공항을 통해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됐다는 이야기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떠오르는 의문이 있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물품들이 공항만을 오가는데, 그걸 어떻게 잡아내는 걸까? 마약이라는 걸 어떻게 아는 걸까?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세관 출처=관세청 블로그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세관.(출처=관세청 블로그)

답은 바로 관세청에 있었다. 관세청은 분석 업무를 위해 중앙관세분석소 및 주요 세관에 분석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100억 원 상당의 136종 첨단 장비를 통해 우리나라를 오고가는 물품들을 분석한다. 관세청의 CSI인 셈이다. 정책기자단 자격으로 서울세관 분석실에 가보았다. 

▲서울세관 분석실 화학실험실에는 다양한 기구들이 가득했다.
서울세관 분석실 화학실험실에는 다양한 기구들이 가득했다.


서울세관 분석실의 화학실험실에 들어서자 다양한 기구들이 가득했다
. 투명한 관과 플라스크, 책상에 가지런히 놓인 각종 샘플이 가득한 실험실은 고등학교 과학 시간을 떠올리게 했다서울세관은 우리나라를 오고가는 수출입 제품들을 검사하는데, 화학실험실에서는 주로 식품을 검사한다. 

▲서울세관 분석실 화학실험실에 놓인 냉장고들
서울세관 분석실 화학실험실에 있는 냉장고들.


그래서일까
. 실험실의 한 벽면을 커다란 냉장고들이 메우고 있었다. 실험을 위해 시료를 적정 온도에서 보관하기 위해서다. 워낙 들어오는 물품이 많아 몇 개월에 한 번씩 냉장고가 가득 차고, 한창 바쁜 시기에는 냉장고 공간이 부족할 만큼 많은 물품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화학실험실의 기구들은 주로 식품의 성분과 원산지 등을 분석하는 데에 사용된다. 고춧가루, 다대기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식품들이 수출입을 할 때 이곳을 거친다. 설명을 맡은 이재원 관세행정관은 서울세관 분석실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물품은 고춧가루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두루 쓰이는 식재료이자, 수출입이 잦은 물품이기 때문이다. 

▲ 분석실 한 켠에 놓여있는 고춧가루들. 서울세관 분석실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물품은 시기를 불문하고 고춧가루라고 한다.
분석실 한편에 놓여있는 고추와 고춧가루들. 서울세관 분석실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물품은 시기를 불문하고 고춧가루라고 한다.


그렇다면 식품들은 왜 분석실을 거쳐야 할까
. 이유는 바로 관세번호관세율때문이다. 서울세관 분석실의 단골손님인 고추만 해도 건고추와 냉동고추의 관세율이 다르다. 건고추는 270%, 냉동고추는 27%로 같은 식품인데도 수분 함량에 따라 관세율이 10배 차이가 난다.

이런 관세의 차이를 악용하는 업체도 있다. 실제로 한 업체는 높은 세율을 피하기 위해 관세가 낮은 다대기를 위에 담고, 아래에는 관세가 높은 고춧가루를 숨기는 형식으로 위장반입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분석실에서는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식품 분석을 통해 원산지를 분명히 하고, 구성 성분을 속이는 제품들을 바로 잡아 정확한 관세율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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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산, 알코올 등의 정량분석에 쓰이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장비.


기계실험실에서는 좀 더 다양한 품목을 검사한다. 금속부터 각종 보조제, 식품, 의류까지 우리나라를 오가는 모든 물품들을 다룬다. 그중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는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는 물품의 성분을 확인하는데 쓰인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는 지방산, 알코올 등 정량분석에 쓰이는 기계로 시료의 분자를 전자빔으로 이온화하고, 이를 질량에 따라 분리해 물질의 성분을 확인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실험실의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장비 안에는 다양한 시료들이 꽂혀 있었다. 시료 자체도 아주 소량이었다. 이런 시료들이 기계 안에서 다시 분리되어 실과 같이 가는 관을 타고 이동한다고 생각하니 분석실의 업무가 얼마나 세밀한 작업인지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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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에 넥타이를 넣은 모습.


실험에 시간이 걸리는 다른 장비들과 달리, 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는 즉각적인 결과를 알 수 있는 장비였다. 이 장비는 시료에 적외선을 비춰, 흡수 정도에 따라 구성 성분을 알 수 있다. 

분광기의 센서 아래 넥타이를 넣어보니, 금세 모니터에 넥타이의 구성 성분이 스펙트럼으로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사전자 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


분석실은 최신 유행을 가장 빨리 만나보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의류들이 통관을 위해 계절보다 두세 달 앞서 분석실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섬유들의 촘촘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세계 각국의 의류들도 분석실을 꼭 거쳐간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섬유처럼 미세한 물품들을 검사하는 장비다. 주사전자현미경은 최대 3만 배 확대가 가능한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려는 물체에 얇은 금박을 씌워 전자빔을 통해 시료를 확대해 보는 기계다.

이를 통해 아주 작은 쌀알이나 전분, 섬유의 종류를 알 수 있다. 특히 곡물이나 섬유는 관세번호에 따라 관세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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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크로마토그래피를 설명하는 이재원 관세행정관.


분석실의 업무는 품목 분류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과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입물품을 차단하는 일도 한다. 이재원 관세행정관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대만에서 건너온 장비에 숨겨져 있던 마약을 적발한 사건을 꼽았다.

당시 대만에서 우리나라로 나사 제조기가 들어왔는데, 봉해진 기계 안에 총 112kg 상당의 마약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겉면은 멀쩡한 기계였고 접합 부분이 모두 봉해져 있었지만, 서울세관 분석실로 의뢰가 들어와 분석을 해본 결과 안쪽에서 순도 98% 이상의 메스암페타민이 발견됐다. 시가 3700억 원, 약 37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만약 그렇게 많은 양의 마약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면 큰 혼란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이재원 관세행정관은 분석실은 관세청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누군가가 밀수나 불법 반입으로 처벌을 받으면, 법원 판결문에는 항상 ‘XX세관 분석실에서 분석한 결과…라는 말이 따라붙는다분석실이 현장에서 수집한 물품을 분석해야 비로소 위해물품 여부를 알 수 있고, 관련자를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숨쉬듯 당연하게 누리는 안전한 생활 뒤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다. 우리나라를 오고가는 물품을 꼼꼼히 검사하며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분석실의 사람들. 조용한 곳에서 묵묵히 우리나라의 안전장벽을 세우는 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박수현
정책기자단|박수현
literature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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