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지난 9일부터 마스크가 공정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마스크 5부제는 출생년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마스크를 지급하는 제도다. 출생년도가 1, 6으로 끝나는 사람은 월요일, 2, 7은 화요일, 3, 8은 수요일, 4, 9는 목요일, 5, 0은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다. 만약 본인이 해당하는 요일에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면 주말에 구입하면 된다.

마스크는 1인 당 2매까지 살 수 있다. 구매를 할 때는 꼭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미성년자는 청소년증 또는 여권을 내거나 학생증과 주민등록등본(이하 등본)을 함께 내면 구입이 가능하다. 만약 법정대리인과 함께 간다면 법정대리인의 신분증과 등본을 제시하면 된다.

약국에 붙어 있는 마스크 품절 안내문.

마스크 5부제 시행 후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나도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출생년도에 맞춰 지난 10일 화요일에 약국을 방문했다. 마스크가 몇 시에 입고되는지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오전 10시쯤 약국에 찾아갔다. 적절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나 판단의 실수였다. 마스크는 이미 품절된 후였다. 약사는 “지금은 소형 마스크만 남아있다”며 “대형 마스크는 약국 문을 열자마자 품절됐다”고 밝혔다.

다른 약국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는 곳 마다 ‘마스크 품절’이라는 종이가 유리창에 붙어 있었다. 마스크를 여유롭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마스크 판매 시간 안내문.

안타까운 마음에 구입을 포기하려던 찰나, 다행히 오후 판매 시간을 명시해둔 약국을 발견하게 됐다. 안내사항엔 오후 7시에 판매를 시작 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번엔 30분 전부터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도착하니 상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약국을 넘어 뒤쪽 골목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약사는 “지금 줄을 서도 사지 못 한다”며 “대기 번호가 45번까지만 배부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지인들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A씨(24세)는 약국이 문을 여는 시간 30분 전에 가서 기다렸지만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뒤였다. 그는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을 정확히 몰라 답답하다”며 “주말에는 사람들이 더 몰릴 텐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판매 시작 전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

한편, 마스크를 어렵게 구한 B씨(25세)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시흥시에 거주하는 B씨는 “오랜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겨우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약국에서 공지한 판매시간은 11시였으나 입고가 지연된 탓에 12시가 지나서야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그는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며 “공급이 적다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B씨가 구매한 마스크.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일부터 공적 마스크 판매 데이터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각종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마스크 수량을 확인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지인들은 대부분 이런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전보다 마스크를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다.

오늘 직접 마스크를 구입하러 돌아다녀보니 마스크 5부제가 안정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상황은 한결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더불어 공급 시간을 알려주는 등의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판매 기관과 구매자의 불편함도 더욱 줄어들 것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찬미 chaanmi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