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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0주년, 조용하지만 뜻깊게 기념하는 법

2020.06.23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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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주년 6.25전쟁을 앞둔 어느 날 오후, 나는 전쟁기념관에 있었다.

모든 이들에게 각인돼 지워지지 않을 6.25전쟁.
모든 이들에게 각인돼 지워지지 않을 6.25전쟁.


아쉽게도 코로나19로 많은 행사가 취소되고 연기됐다. 전몰용사인 할아버지를 그리며 깊은 의미를 갖고 보낼 생각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반나절 만이라도 6.25전쟁을 기념할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다. 

서울에서 전쟁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서울에서 전쟁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 전쟁기념관을 찾았다.


6.25전쟁 하면 떠오르는 곳. 가까운 전쟁기념관이 생각났다. 기념관 내부는 현재 휴관 중이나, 야외 전시는 볼 수 있었다. 야외 전시장에는 여러 조형물과 당시 사용한 탱크나 전투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냥 관람은 아쉽다. 가장 보람 있게 보고 싶었다. 가기 전, 캠페인과 이벤트를 찾아 신청했다.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6.25가 한가득 담겨진 장소로 향했다.  

# ‘122,609명을 기억하는 태극기 배지 달기’ 대국민 캠페인

태극기 배지 수령상자와 배지 모습. 난 19195번 째 배지를 받았다.
태극기 배지 상자와 배지 모습. 난 19,195번째 배지를 받았다.


가는 도중 편의점이 여럿 있었다. 얼마 전 보훈처는 편의점(GS25), 은행(농협)과 함께 122,609명을 기억하는 ‘태극기 배지 달기 캠페인’을 진행했었다. 온라인 앱과 오프라인에서 신청을 받았는데, 얼마 안 가 마감될 만큼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물론 나도 참여했다. 

122,609명은 6.25 참전 미발굴 전사자 숫자다. 배지 속 태극 문양은 6.25 참전 호국용사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골함에 도포된 태극기 모습이다. 이 캠페인은 122,609명의 호국영웅들을 기억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보훈의 상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1호 배지는 아버지 유해를 찾지 못한 고(故) 서병구 일병의 일흔 살 딸 서금봉 여사에게 전달돼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렸다. 

배지의 상자에도 큰 의미를 담았다. <<출처=6.25 전쟁 70주년 사업추진회 누리집>
배지의 상자에도 큰 의미를 담았다.(출처=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누리집)


편의점 직원에게 앱을 보여주고 배지를 받았다. 겉 포장을 풀자 보이는 유골함 같은 흰 상자에 저절로 숙연해졌다. 상자 앞에 찍힌 122,609 숫자는 유독 선명하게 보였다. 배지마다 고유 숫자도 있었는데 나는 19,195번째였다. 숫자를 생각하니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돌아갈 날, 반갑게 맞아줄 누군가를 생각하며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를 버텼을 그 무명의 19,195번째 군인은 어디 있을까. 배지를 바라보며 그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꼭 돌아오길 소망했다.

122,609’명 기억하는 태극기 배지 달기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zvRWPQBH6qg

# 17만5801명을 호명하는 ‘다시 부르기 온라인 롤콜 캠페인’

전쟁기념관. 아쉽게도 행사도 기념관도 열지 못했다.
전쟁기념관. 아쉽게도 올해는 행사도, 기념관도 열지 못했다.


뜨거운 평일, 전쟁기념관은 한산했다. 야외 전시장은 공간이 넓어 다른 사람과 서로 마주칠 상황은 없었다. 한 형제인 국군과 인민군 병사가 함께 부둥켜 안고 있는 뭉클한 ‘형제의 상’ 앞에서 ‘다시 부르기 온라인 롤콜 캠페인’에 참여했다. 

전사한 용사 175,801명을 부르는 캠페인. 동참해보면 좋겠다.
전사한 용사 175,801명을 부르는 캠페인. 동참해보면 좋겠다.(출처=국가보훈처)


‘다시 부르기 온라인 롤콜 캠페인’은 국가보훈처와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하고 있다. 6월 6일부터 8월 14일까지 70일 간, 전사한 호국영웅 17만5801명 이름을 모두 부르는 캠페인이다. 

상징적인 비극을 표현한 형제의 상 앞에서 나지막이 그분들의 이름을 불렀다.
상징적인 비극을 표현한 형제의 상 앞에서 나지막이 그분들의 이름을 불렀다.


누리집(https://70rollcall.com/)에 접속해 영상 속 촛불을 클릭하면, 촛불이 불을 밝히며 10명의 전사자 이름이 차례차례 뜬다. 내가 부른 10명의 전사자 중에는 타국에서 온 외국인도 있었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 땅을 밟았을까. 인생 마지막 종착지가 한국일 줄 알았을까… 나는 이들 10명의 전사자 이름과 함께 한 명 더 씩씩하게 할아버지 성함을 되뇌었다.

# ‘진심 고맙軍(군)’ 캠페인

돌아오는 길에 다시 편의점에 들렀다. 너무 더워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1950년 6.25 당시도 이렇게 무더웠을까. 

편의점에 놓인 진심고맙軍(군) 에 해당하는 제품들.
편의점에 놓인 진심 고맙軍(군)에 해당하는 제품들.


주스를 고르는데 옆에 놓인 도시락과 과자, 계란 등에 늠름한 장병 그림이 붙어 있었다. 특별 제작돼 주변에서 군대리아라고 불리는 군모닝 버거나 군모닝 주먹밥도 있었다. 바로 ‘진심 고맙軍(군)’ 캠페인이다. QR코드가 새겨진 장병 그림 스티커가 있는 제품을 구입하면 국방부 굿즈나 현충원 블록 등이 당첨되고 1000원씩 격오지 부대장병을 위해 간식비로 기부할 수 있다. 

앱으로 받은 기념품들. 앱으로도 느낄 수 있는 6.25전쟁.
앱으로 6.25를 기억하며 받은 기념품들.


“요즘 이 표시 제품 찾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고요.” 

편의점 직원의 말에 국방부와 함께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며, 대한민국 국군장병에게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캠페인이라 설명했다. 격오지에 있을 누군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사랑스러운 연인의 소소한 행복을 바라며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내밀었다. 

# 7월부터 실시하는 ‘나만의 예우’

'나만의 예우' 서비스가 7월부터 실시된다. <출처=보훈처>
‘나만의 예우’ 서비스가 7월부터 실시된다.(출처=보훈처)


시범 운영을 마친 ‘나만의 예우’ 시스템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는 알림이 스마트폰에 떴다. ‘나만의 예우’ 시스템은 국가보훈대상자가 지원받을 수 있는 보훈 서비스를 한눈에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보훈 서비스다. ‘나만의 예우’ 시스템을 통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이 지원받을 수 있는 보훈 급여금, 교육, 취업, 의료지원 등 46종의 서비스와 수송시설 이용 지원, 각종 요금 감면, 수수료 면제 등 37종을 포함한 총 83종의 서비스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망, 상이 등급 변화, 가구 소득 변경 등으로 인해 달라질 모의 계산도 가능하다. 매번 혜택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아버지께 알려 드려야겠다. 

‘나만의 예우’ 서비스 : https://pmp.mpva.go.kr/cm/cmn/cmCmnS001.do

# ‘62570체’를 써보며 마무리 

새로 제작된 62570체, 지난 과거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출처=6.25 전쟁 70주년 사업추진회 누리집>
새로 제작된 62570체. 과거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았다.(출처=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누리집)


나만의 6.25전쟁. 잘 기념했을까. 집으로 돌아와 오늘 마무리를 어떻게 맺을까 생각했다. 간단한 한마디로 소감을 정리하고 싶었다. 마침 얼마 전,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서체 ‘62570체’가 떠올랐다. 서체에는 화합과 슬픈 역사가 들어 있다고 했다. 컴퓨터 서체지만 손으로 쓰면 그 기념 의도를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특별한 마무리는 없었다. 조용히 다만 전쟁의 역사를 지나는 우리에게 주는 전쟁의 역사.
특별한 한마디는 별 다르지 않았다. 서체가 좀 다르다 해도 개의치 않고 써봤다. 조용히 기억될 시간들, 전쟁의 역사.


오랜만에 손 글씨로 ‘62570체’를 한 획, 한 획 쓰다 보니,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 깊은 밤, 무명의 그 용사들도 어딘가로 보낼 편지를 이런 마음으로 써 내려갔을까.

62570체 : http://koreanwar70.go.kr/board/view?bono=463&boid=NOT&page=1&search_mode=all&keyword=

67년 만의 귀향 전시에서 가장 마음이 아프던 숫가락.
67년 만의 귀향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숟가락들.


언젠가 박물관에서 ‘67년 만의 귀향’ 전시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모든 전시는 먹먹했지만 가장 시선을 끈 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들이었다. 그 중 한창 배고픈 젊은이들이 사용했던 흙 묻은 수저는 몹시 아려왔다. 먹는 시간 만이라도 즐거움이 있었을까. 혹 저 많은 유품 속에는 할아버지나 동료가 사용한 것도 있지 않을까.

돌아갈 날을 꿈꾸던 간절한 소망이 한순간 재로 사라질 전쟁이 더 이상 없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오늘 나만의 70주년 6.25전쟁 기념행사는 간단하게 마쳤지만, 받은 의미는 오래도록 남을 듯싶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
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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