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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구두 만든 회사의 아름다운 풍경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 ‘구두 만드는 풍경’ 탐방기

2018.11.09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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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떡 데이, 젓가락 데이, 빼빼로 데이 등 11월 11일은 수많은 데이로 알려진 날이다. 그런데 11월 11일이 ‘지체장애인의 날’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이 4개라는 의미를 부여해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지정한 날이다. 11월 11일을 지체장애인의 날로 지정한 가장 큰 이유는 직립을 희망하는 의미다. 즉 스스로 자립하기 위한 소박한 바람을 담은 날이다.

지체장애인들이 자립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이다. 하지만 장애인 취업은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는 월별 상시근로자의 의무고용률(공공 3.2%, 민간 2.9%)를 초과해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는 고용장려금까지 지급하며 장애인고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인사혁신처간에 공직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인사혁신처간에 공직내 장애인 인식 개선과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식(MOU)이 열렸다.
 

공무원 채용과 인사를 관리하는 인사혁신처는 정부가 모범적 고용주로서 장애인 고용을 선도하고, 장애인 공무원이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인사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7·9급 공채에 장애인 구분모집제도(1989), 중증장애인 경력경쟁채용(2008) 등으로 장애인 공직 채용을 확대하고 장애인 공무원 근무지원사업(2015)을 통해 장애인 공무원의 역량 발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구두 만드는 풍경’(이하 구두풍경) 기업은 장애인을 많이 채용해 장애인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11월 11일 지체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우수기업 소개를 받아 구두풍경을 찾아가 보았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장애인고용 우수기업 구두만드는 풍경 공장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장애인 고용 우수기업 ‘구두 만드는 풍경’ 공장.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아파트형 공장에 위치한 ‘구두 만드는 풍경’. 회사 이름이 좀 독특하다. 회사 안으로 들어서니 종업원들이 구두 만들기가 한창이다. 자세히 보니 몸이 불편해 보인다. 이 회사는 직원수 18명(훈련생 4명 포함)의 중소기업이다. 그런데 회사 유석영(1급 시각장애) 대표를 포함해 18명 중 10명이 장애인(청각장애, 시각장애, 지체장애 등)이다. 정부가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 2.9%를 초과해 55%가 장애인이다.  

구두풍경을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이른바 ‘문재인 대통령 구두’를 만든 회사다. 몇 해 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문 대통령의 낡은 구두를 만든 바로 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신는 이의 발을 직접 측정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형 구두를 만든다.

구두 만드는 풍경 회사 종업원들은 55%가 지체장애인이다.
구두 만드는 풍경 회사 종업원들은 55%가 지체장애인이다.
 

그런데 구두풍경이 유명해진 이유가 또 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대부분이 지체장애인들이다. 요즘에는 이곳에서 만드는 구두 브랜드 ‘아지오(Agio)’ 라는 상표가 알려져 일거리가 많지만 2010년 창업 초기에는 판매가 잘 안 돼 3년 8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었다고 한다.

폐업 4년이 지났을 때 ‘대통령 구두’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출발한 후 판매가 늘어나 지금은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얻어 자립의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공장 안에는 수화통역사도 있다. 수화통역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파견해준 인원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은 지난 6월에 청각장애인 재취업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구두풍경과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청각장애인으로 구두만드는 풍경 회사에서 일하는 변우현 양
청각장애인으로 구두 만드는 풍경 회사에서 훈련생으로 일하는 변우현 양.
 

구두풍경에서 3개월째 훈련생으로 일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변우현(19) 양은 수화통역사를 통해 “여기서 열심히 배우고 공부도 계속해서 세계적인 가죽 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50년째 구두를 만드는 이기노(70) 씨는 “평생 구두 만드는 일을 해왔습니다. 고령에 지체장애까지 있는 상황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었는데, 여기서 일하게 해줘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라고 말했다.

구두풍경 유석영 대표에 따르면 “구두풍경은 지체장애인들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든 회사기 때문에 사장부터 종업원 대부분이 장애인들입니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라고 말했다. 다시 되살린 구두풍경 회사를 살리는 것이 자신과 같은 지체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 위주로 고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측부터 코트라 안영주실장, 패션디자이너 유나 양, 구두만드는 풍경 유석영 대표
좌측부터 코트라 안영주 실장, 패션디자이너 유나 양, 구두 만드는 풍경 유석영 대표.
 

회사를 찾아갔던 날 마침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안영주 사회적가치실장과 뉴욕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유나 양(Yuna Yang) 디자이너다. 유나 양 디자이너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의 패션업계에서 공부하고 배운 경험을 살려 장애인들이 많이 일하는 구두풍경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코트라 중재로 방문했다. 

유나 양 디자이너는 “중국, 베트남 등의 공세로 구두 공장 등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 장애인들이 자립을 위해 애쓰고 있는 구두풍경을 도와 해외 진출을 모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구두풍경에서 만들어내는 구두에 유나 양의 디자인이 더해지면 해외로 수출해도 손색없을 만큼 멋진 구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두풍경처럼 장애인들을 많이 고용한다면 지체장애인 자립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2017년 장애인 평균임금은 약 124.5만 원이라고 한다. 2018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167만 원인데, 많이 부족하다.

장애인, 비장애인간에 차이는 있어도 차별이 없는 것이 공정한 정의와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장애인, 비장애인간에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야 공정한 정의와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에서 가진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하며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국민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가 본 구두풍경 회사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회사였다.

우리나라의 모든 회사들이 같은 일을 해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덜 받는 일은 없어야겠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아니라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즉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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