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정부는 ‘정부혁신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실현하는 새로운 정부혁신을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이 약속을 어떻게 지키는지 궁금했는데, 그중 하나가 ‘2018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와 ‘국민심사단’ 참여다. 정부는 혁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고, 평가하는 모든 과정을 국민과 함께 하고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출품할 16건의 정부혁신 우수사례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11월 8일~20일까지 대국민 온라인·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정부혁신 우수사례들은 국민들 눈높이에 맞춘 정책들인데, 어떤 정책이 좋은지를 국민들이 직접 뽑도록 한 것이다. 나도 정부혁신 우수사례 선정에 참여하기 위해 온라인 투표는 물론 12월 3일 열렸던 최종 심사에도 참여했다.
11월 8일~20일까지 정부혁신 우수사례 온라인 국민심사가 진행됐다. 심사는 전국에서 약 2만4천여 명이 참가했다.(출처=정부혁신 우수사례 온라인심사 홈페이지) |
2018 정부혁신 우수사례 온라인 심사는 총 3단계로 진행됐다. 1차 예선은 중앙·지자체·공공기관에서 제출한 420개 사례 중 전문가 서면 심사를 통해 정부혁신 우수사례 33건이 선정됐다. 선정된 혁신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당장 정책에 도입해 시행해도 문제가 없을 만큼 뛰어난 사례들이 많았다. 중앙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부산시, 화성시, 광주시, 전라남도, 고양시 등 지방자치정부도 참여했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33건은 사회적 가치, 참여·협력, 신뢰받는 정부 등 크게 3가지 분야의 혁신 사례들이다. 2차 온라인 심사 대상에 올라온 33건 중 어떤 사례가 최종 심사에 뽑힐까 궁금했다. 2차 온라인 국민심사는 전국에서 2만4천여 명이 참여했다.
11월 20일 온라인 투표가 끝난 후 정부혁신 톱16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내가 투표한 사례 5가지 중 4가지가 톱16에 들었다. 소방청, 고양시, 보건복지부 등 2018 정부혁신 우수사례 16건을 내 손으로 직접 뽑았다는 기쁨이 느껴졌다.
이왕 심사에 참여했으니 최종 심사에도 참여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부혁신 우수사례 중 최고를 가리는 국민평가단 모집에 지원했다. 그리고 11월 21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최종 평가단으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내가 정부혁신 우수사례 최종 심사를 하다니! 기쁨보다 책임감이 덜컥 느껴졌다.
정부혁신 우수사례 최종 심사는 국민평가단, 전문가평가단 등 155명이 참가했다. |
지난 12월 3일,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정부혁신 우수사례 심사를 위해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외교부 대강당)으로 갔다. 이날 정부혁신 심사에 참여한 사람은 국민평가단과 전문가평가단 등 155명이다. 내가 심사하는 정부혁신 우수사례가 정책으로 발표돼 시행되는 만큼 심사 전에 부담이 느껴졌다. 나뿐만 아니라 국민평가단으로 참여하기 위해 온 사람들 모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오후 2시, 정부혁신 우수사례 심사가 시작됐는데 내게 주어진 것은 키패드뿐이다. 사회자가 키패드 사용법을 설명해줬다. 본선에 올라온 16개 우수사례를 듣고 키패드로 점수를 주는 방법으로 심사에 참여한다. 우수사례 발표는 각 사례당 7분이며, 발표가 끝난 후 곧바로 점수를 매긴다. 16개팀이 저마다 연극, 보조재료, 동영상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심사단의 관심을 끌며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됐다. 나는 어느 정책이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진지하게 심사에 임했다.
정부혁신 우수사례 최종 경선은 16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
1부에 8팀의 발표가 끝난 후 10분간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발표장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이다. 그리고 2부에 나머지 8팀의 발표가 끝날 때는 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최종 심사는 사전심사 50%(전문가 서면심사 30% + 온라인심사 20%)와 현장심사 50%(국민평가단 40% + 전문평가단 10%) 합산으로 결정한다. 1차 사전심사가 전문가 점수가 높았다면 2차 최종 심사는 국민평가단 점수가 훨씬 더 높다. 이는 정부혁신을 국민 참여로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정부가 지키는 것이다.
평가에 참여한 여기환(61, 경기도 하남, 숲해설가) 씨는 “1차 온라인심사부터 참여해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해보고 싶어 왔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발표된 정책을 보니 미세먼지, 치매, 성폭력, 119 전문인력 확보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된 사례들이 만아서 점수를 어떻게 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참가 소감을 전했다.
정부혁신 우수사례가 발표되는 동안 어느 정책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심사에 임했다. |
최종 심사결과 발표 전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축하공연이 끝난 후 심사결과 발표와 시상이 이어졌다. 시상은 대통령상 4건(대상 1, 금상 3), 국무총리상(은상) 4건, 행안부장관상(동상) 8건이다. 16개 작품 모두 대통령상을 받을 만큼 우수한 사례들이지만, 영예의 대상은 소방청의 ‘다부처 협업·인사교류를 통한 119 전문인력 확보’ 사례로 결정됐다.
소방청이 공개채용으로 뽑을 수 없었던 응급의학 전문의 2명을 서울대병원과 올해 1월 양해각서 체결로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사례다. 소방청은 전문의 2명을 얻고 대신 서울대에 소방관 2명을 파견했다. 이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소방청에는 획기적인 일이다. 소방청과 서울대병원의 MOU로 위중한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된다.
2018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다부처 협업·인사교류를 통한 119 전문인력 확보’ 사례를 발표한 소방청이 대상을 수상했다. |
여기서 일일이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대상뿐만 아니라 본선에 올라온 16개 사례들은 모두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모든 사례들이 국민생활에 기반을 두었으며,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일시적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든 정책들이었다. 사실 모두에게 1등을 주어도 될 만한 뛰어난 정책들이라고 생각한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정부혁신 우수사례에서 대상, 금상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본선에 올라온 16개 사례들은 모두 대통령상을 받을만큼 뛰어났다. |
정부혁신 추진 성과를 국민들이 참여해 심사를 한다는 것은 신선한 발상이다. 정부혁신 우수사례 심사단으로 참가해보니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국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하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계속 이어져 포용국가로 이어지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