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련의 사건에 죄송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5일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국민에게 크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말씀을 드린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크게 반성하고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런 일들을 큰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더 한층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국정 운영을 해 나갈 것을 굳게 다짐한다. 잘못이 있으면 과감히 시정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의 정치적 목표중 하나가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여겨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도 일시나마 부정적 인식을 국민에게 준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앞으로 더욱 겸허하게 귀 기울여 민심을 잘 알도록 하겠으니 지켜봐 달라”고 민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중산층 및 서민대책과 남북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소상히 밝혔다. 김 대통령은 “올 연말까지 실업자 수가 110만 명 이내로 줄어 실업률이 5%로 내려갈 것이며, 내년에는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전반기에 실업자를 100만 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나는 언제나 중산층과 서민의 이익을 주장해 왔으며, 이들이 고통 분담했으니 과실도 함께 나누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한 만큼 이제부터 중산·서민층을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4조원 규모의 자금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최고 1억 원까지 신용대출해주고 △농어업 경영자금 6조9,000억 원에 대한 금리를 6.5%에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 수준인 5%로 환원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대통령은 남북문제와 관련, “이산가족 문제는 당면 대북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하고 “북한이 비료회담에서 20만톤중 10만 톤을 먼저 주면 통 크게 결정내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때만 나머지 10만 톤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객 억류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북한이 일방적으로 만든 관광세칙을 갖고 함부로 위협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보장을 받은 후 관광을 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상호주의 전술적 융통성
김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상호주의를 고수할 것이나 실천에는 전술적 융통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일관되게 안보와 화해·협력 두 가지 병행정책을 확고하게 추진하면서 모든 사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북 포용정책이 유화정책이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가 서해전투로 말끔히 씻겼다고 지적한 김 대통령은 이것은 국민의 정부 국방정책이 바르게 안보태세를 강화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한·미·일 3국이 설득하고 압력을 넣는 것이 급선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북일 관계가 크게 냉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과 관련, 김 대통령은 “은행과 재벌간 개혁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제재조치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더욱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결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