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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 북방정책 대상에서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2021.11.16 김신규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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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규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김신규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지난 11월 4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제2차 한국+V4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제1차 정상회의 이후 6년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4개국으로 구성된 비세그라드(V4) 정상들과 친환경, 디지털 경제 전환 등 미래산업 협력과 한국기업의 V4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동시에 양측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재차 확인했다.

한국과 V4의 경제, 외교관계는 이미 1980년대 말 북방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한국은 중국, 소련을 포함한 공산권과의 경제교류와 외교관계 수립을 추진했고 이후 동유럽과 소련을 휩쓴 민주화의 물결로 동유럽 각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면서 1989년 2월 헝가리를 시작으로 4개국과 차례로 국교를 수립했다.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투자 파트너

한국과 V4의 경제 관계는 지난 30여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2020년 한국의 EU 27개국 수출 475억 700만 달러 중 V4 수출이 134억 7000만 달러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으며, 독일 수출 95억 7600만 달러나 프랑스 수출 29억 8300만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작년 한국의 EU 27개국 무역적자가 76억 3200만 달러였는데 V4 무역흑자는 101억 4200만 달러로 V4가 한국의 EU 27개국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한국은 V4에 자동차, 전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20년 한국의 EU 직접투자 78억 8000만 달러 중에서 V4 투자는 11억 1300만 달러로 전체의 14%였으며, 2021년 9월까지의 EU 투자에서 V4의 비중은 더욱 커져 전체의 약 30%에 이르고 있다. 이 중 헝가리 투자는 7억 1600만 달러로 EU 27개국 중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V4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은 V4가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장점뿐만 아니라 체제전환 이후 지속적인 민주화, 자유화로 정치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 그리고 1999년 NATO 가입으로 대외적인 안보위협이 줄어들었고 2004년 EU 가입으로 단일시장에 편입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V4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유럽의 생산기지이자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자관계에서 한국-V4 다자관계로

그동안 한국과 V4의 관계는 한국-개별국 양자관계에 집중되어 있었다. 특히 4개국의 EU 가입 이후 양자 간 경제, 문화, 정치 관계가 크게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은 개별국가와 경제협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사증협정, 과학기술협정, 관광, 국방, 항공 등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고, 꾸준히 양자 고위급 회의, 실무자 방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기존 양자관계보다는 한국+V4 다자관계가 더 중요한 협력의 틀로 활용되고 있다.

1991년에 결성된 V4는 2004년 4개국의 EU 동시 가입을 계기로 체제전환을 마무리하고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V4는 중부유럽 공동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단순히 지역 협력에 머무르지 않고 EU에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는 일종의 공동체로 작동하고 있다. V4 정상회의, 각료회의, 실무진 회의, 브뤼셀 상주대표부 회의를 통해 공동의 의제를 제시하고 EU의 정책 설정과 집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V4는 V4 플러스(V4+) 플랫폼을 통해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다른 동유럽 EU 회원국들과도 의견을 조율해 EU에서 ‘동부의 리더십’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V4는 V4+한국, V4+일본과 같은 형태로 개별적인 양자협력을 V4 전체의 다자협력 틀로 확대하고 있으며, 더 최근에는 V4 플러스 플러스(V4++)의 틀을 개발해 V4와 다른 동유럽 EU 회원국 그리고 제3국을 결합한 형태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2015년 정상회의는 한국-개별국의 양자관계를 한국+V4의 다자관계로 전환시킨 계기였다. 당시 V4는 공동의 의제를 제시하고 실행하는 방식을 확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국 정상들은 개별국의 양자관계보다는 다자간 협력 플랫폼을 통한 협력이 보다 효율적이며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50조원 규모의 V4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었고, 기존의 개별적인 무역·투자 관계를 넘어 다자간 과학기술, 문화, 중소기업 협력 강화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의 대응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상회의에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제안되었음에도 구체적인 협력 분야 개발과 세부적인 실행 방안 마련을 위한 후속 조치가 미흡했다.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금번 제2차 한국+V4 정상회의와 함께 진행된 한국-V4 비즈니스 포럼의 개회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여년 간 한국-V4의 경제 관계를 높이 평가하고 미래의 협력 분야이자 주요 아젠다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그린, 바이오 그리고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제안했다. 또한 이 포럼에서는 한국과 V4 사이에 7개의 중요한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는데, 여기에는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공동 프로젝트 금융지원 협력 강화를 위한 (한)무역보험공사-(헝)수출입은행의 양해각서, 그린, 디지털 등 신사업 분야 프로젝트 정보공유와 투자유치, 진출을 위한 (한)무역투자진흥공사-(헝)투자청의 양해각서, (한)무역투자진흥공사-(폴)투자무역청 사이 주요 프로젝트 정보공유 및 투자 그리고 (한)항공우주산업-(슬)LOTN社와의 FA-50 전투기 수출 상호 협력 등이 포함되었다.

한편 한국+V4 정상들은 다자간 경제협력은 물론 에너지, 인프라, 문화와 인적교류 확대를 포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는데, 이는 기존의 경제협력 확대와 더불어 원전, 방산, 도로, 철도, 에너지 인프라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그린, 디지털, 바이오 분야의 협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이번 제2차 한국+V4 정상회의는 1980년대 말 북방정책의 대상국이었던 V4를 21세기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켜 지속 가능한 협력의 토대를 놓은 대화의 장이었으며, 양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V4의 동방정책을 결합해 동유럽을 넘어 EU와 유라시아로 동반 진출하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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