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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기후변화 시대의 국제개발협력

2021.11.15 주동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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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 전문위원
주동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위촉 전문위원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면서 인류를 괴롭혀온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그 사이 전세계에서 2억 5천만명 이상의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500만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모든 나라가 국경을 차단하고 인간과 물자의 이동을 통제하면서 팬데믹 확산을 저지하려 애써왔고, 백신을 개발하여 코로나와 싸워왔다. 그러나 이 질병은 아직 통제되지 않고 있으며 언제 끝날런지 기약이 없다.

한편으로 인류사회는 전례없는 기상 이변 현상들을 목도하면서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협에 불안해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계절구분이 무의미해져 가고, 세계 도처에서 산불과 홍수 등 극단적인 재난이 잇따르는 소식이 들려온다. 인간의 활동이 야기하는 기후변화를 어떻게 제어하고 우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지 지구촌의 고민이 깊다.

팬데믹과 기후변화 시대, 심화되는 개발격차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는 지구촌의 80억 가까운 모든 사람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지만, 특히 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저소득층 사람들과 가난한 저개발국가의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팬데믹 확산을 제어하기 위한 봉쇄 조치로 경제활동이 둔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 침체가 엄습했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IMF의 최신 경제전망에 따르면 2020년 세계경제는 –3.1% 성장했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억 14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1억 2000만명이 극심한 빈곤 상태로 떨어졌다(UN, The Financing for Sustainable Development Report 2021). 세계은행은 하루 1.9달러 이하 소득으로 사는 절대빈곤인구 비율이 20년만에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기후변화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잇따르면서 곡물 생산 차질에 따라 가격이 폭등하고, 잇따르는 자연 재난은 달리 대책이 없는 사람들을 천막이나 가건물의 구호 캠프로 내몬다. 강과 호수 등이 메마르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식수원을 찾아 날마다 더욱 먼 길을 절박하게 이동해야 한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은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없고, 최저임금 이하의 노동에 내몰리게 되며, 어린 소녀들은 식구를 덜기 위해 매매혼과 비슷한 결혼으로 내몰린다. 

ILO는 2016년 기준 1억 5200만명의 5~17세 아동들이 노동하고 있으며, 해마다 1200만명의 소녀들이 결혼을 한다고 추산했다 (ILO, Global Estimates of Child Labour, 2017). 코로나19가 엄습하고 기후변화가 날로 심각해지는 시대에 이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국제개발협력의 목표와 성격 변화

동서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 서기 2000년에 UN총회는 새천년 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채택했다. 이것은 냉전이 끝나고 핵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난 인류 사회가 힘을 합쳐 지구촌의 빈곤을 퇴치하자는 취지로 채택한 8개 목표였다. 2015년을 목표 연도로 정한 이 목표의 첫째는 극단적인 빈곤과 기아를 종식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편적인 초등교육을 실현한다는 것이었다.

UN은 2015년에 발행한 MDGs 보고서에서 이런 목표가 대체로 달성된 것으로 발표했다. 1990년 개발도상국 인구의 절반에 육박했던 절대빈곤 인구 비율이 2015년에는 14%로 감소했으며, 초등학교 등록 인구 비율도 2015년에는 91%에 달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 별에 태어나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하루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어렵고 자기 이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없게 만들어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하도록 하자는 인류애의 아름다운 이상이 실현된 듯한 순간이었다. 

MDGs가 종료된 시점에 UN총회는 2030년까지 인류 사회가 다시 공동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로 17개의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채택했다. 이것은 빈곤 퇴치에 집중했던 MDGs와 달리 경제, 사회, 환경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지구를 안전하고 평화롭게 번영하는 공동체로 만들자는 이상을 제시한 것이다.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온 인류가 시달리는 시점에 지속가능개발은 우리에게 더욱 절박한 문제가 되었다.

2007년에 옥스퍼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폴 콜리에(Paul Collier)는 과거 지구 인구의 절대 다수를 괴롭히던 빈곤이 이제 “하위 10억”(The Bottom Billion) 인구의 문제로 바뀌었다는 책을 썼다. 코로나19로 20년만에 빈곤 인구가 다시 늘어난 현실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빈곤 퇴치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상기한다. 그리고 이제 지속가능개발을 고민하는 시대에 국제개발협력은 빈곤 퇴치 그 자체를 넘어 인류의 생존 위협과 싸우는 문제로 변했다는 사실도 느낀다.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지속된 상황에서 선진국들은 백신 접종자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다시 일상을 찾아가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백신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전세계적으로 인구의 50%가 최소 1회 이상의 백신 접종을 마쳤으나 저소득 국가에서는 이 비율이 3.9%에 불과하다. 

기후 변화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제가 지금은 지구촌의 가장 급박한 화두가 되었으나, 이를 실천하는 데에는 막대한 재원과 기술이 필요하다. 빈곤과 싸우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문제가 요원한 과제이기도 하다. 

글로벌 리더 한국의 역할 필요

한국은 2차 대전 후 독립한 개발도상국들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기록하면서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우리는 절대 빈곤을 벗어나 이제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가진 선진 산업국가로서 위상을 과시하는 단계에 왔다. 전세계 시장에 Made in Korea 제품이 퍼지고, 더 나아가 지금은 우리의 문화 상품들도 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우수한 방역 체제로 세계인들의 찬탄을 받았다.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녹색산업기반 구축과 탄소중립 실현으로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원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해에 얽매여 충돌하면서 지구적 의제에 대해 뚜렷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틈새에서 한국의 역할은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팬데믹과 기후변화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 먼 남의 나라의 문제가 아니다. 절박한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선진국으로 밀입국하는 난민들의 문제도 어느 사이 우리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빈곤이 이러한 문제들의 원점이라는 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할 필요가 크다.    

우리 정부는 원조를 받던 수원국(recipient)에서 공여국(donor)으로 전환한 역사적 사건을 기념해 매년 11월 25일을 “국제개발협력의 날”로 정하고 그 의미를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상기시켜왔다. 올해는 개발협력주간을 정해 전시회와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글로벌 코리아 박람회’는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수출입은행이 주최하고 정부, 공공, 민간에서 70여개 기관이 참여한다. 글로벌 의제를 리드하는 선도국가로 나가기 위해 우리의 개발협력 역량을 점검하고 비전을 모색하는 행사에 국민의 따뜻한 관심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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