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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스포츠실의 경제적 가치, 과연 얼마일까?

2021.06.18 박선영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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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박선영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

들어가며: 가상현실 기술이 체육수업 안으로 들어오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지 1년 반째이다. 코로나19 이전 우리가 마스크를 때때로 쓰는 날이 있었는데, 그날은 미세먼지 주의보, 경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PM10(미세먼지), PM2.5(초미세먼지)라는 말은 과학책에나 나올 것 같은 단어였는데 이제 우리 일상에서, 뉴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겨울철이 되면 ‘삼한사미’라는 말이 회자된다.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이다. 그만큼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는 우리 일상을 흔들었다.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은 흔들리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단체활동, 모임, 식사, 집단생활 등 당연했던 거의 대부분의 일상이 제약을 받았다.

그 타격은 아이들에게도 컸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아이들은 교실을 벗어나 뛸 수 있는 체육수업을 빼앗겼으며, 코로나19로 휴교에 돌입하여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화상수업을 하게 되었다. 신체와 정신이 모두 자라나야 하는 시기에 책상에 앉아서 또는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러한 대기오염, 폭염을 포함한 기상 여건의 제약 등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체육수업을 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그림 1> 가상현실 스포츠실 수업장면(예시)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은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 및 「스포츠산업 진흥법」 제6조에 근거하여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며, 자라나는 초등학생 등이 날씨와 상관없이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 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콘텐츠 제공으로 체육을 기피하는 학생들에게 체육활동 참여를 유도하여 건강 증진, 체육교육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동시에 스포츠산업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굴, 고부가가치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서울 옥수초, 신정초에 시범 설치된 후 2017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총 361개소를 설치하였다.

참여대상은 전국 초등학교(특수학교 포함)이며, 사업진행 절차는 다음과 같다. 사업 지원계획 안내 공고가 뜨면 설치 희망 학교는 각 시·도(기초 지자체)와 협의하여 기간 내에 교부신청서 및 운영계획서를 접수한다. 그 이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대상을 확정·통보하고 지원금(기금, 전체 사업비의 50%)을 교부한다. 지자체에서는 지방비(전체 사업비의 50%)를 보조하고 설치기관과 계약하여 설치를 완료하고 결과보고 및 사업비를 정산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국민체육기금으로 지원되는 부분은 초등학교 내 실내스크린 및 센서 기반 가상현실·증강현실·혼합현실 스포츠 시스템 설치비이며, 이후 체육활동 기반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보급해 준다.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이루어지는 체육수업과 가상현실 스포츠실의 차이점은 체육과 영어, 수학 등의 교과를 연계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 지난 3월 오픈한 통합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스포츠·교육·융복합 콘텐츠 132종이 제공되어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학교 체육활동 종목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양궁, 볼링, 골프, 사이클, 티볼 등의 종목이 현재 가상현실 스포츠실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대형스크린과 특수센서 카메라를 활용한 시설을 활용하기 때문에 4차 산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 기술개발 및 활용에 도움이 된다. 학생들도 이 기회를 통해 어릴 때부터 신기술을 접하여 시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의 가장 큰 장점은 확장성이다. 기존 체육수업에서 다루기 힘든 빙상, 양궁, 볼링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체육활동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으며, 신규 스포츠 콘텐츠가 통합플랫폼을 통해 공급됨으로써 체육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또한 체육과 영어, 수학 등을 연계한 프로그램 활용을 통해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체육이 융복합교과로 인식되는 동시에 놀이 또는 게임으로, 재미요소와 학습요소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통합교과가 될 수 있다.

가상현실 스포츠실 가치는 얼마나 될까?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러한 장점을 내세워 지속적으로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에 힘쓰고 있는데, 과연 일반 국민이 느끼기에도 가상현실 스포츠실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를 위해 필자는 ‘조건부 가치측정법(Contingent Valuation Method/CVM)’을 이용하여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하였다.

경제적 가치 추정방법 개요

우선 경제적 가치 추정방법과 관련한 간략한 설명을 먼저 해 보겠다.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으로,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재화가 아니다. 모든 국가 재정사업이 그러하듯이 국민들에게 효용 또는 편익(가장 쉬운 말로는 유용함 또는 즐거움)을 준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투입 비용은 명확하지만 이에 따른 효과(국민들이 느끼는 편익)는 개념적이거나 설명적이다. 이러한 국가 재정사업의 편익을 보다 명확하게 측정하는 데 자주 활용되는 방법론이 조건부 가치측정법이다.

조건부 가치측정법은 소비자 행동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어떤 재화나 프로그램의 양 또는 질의 변화와 소비자의 효용 간 관계를 찾아내고 이 부분의 면적을 구함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도출한다. 해당 재화의 시장이 존재하는 경우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통해 실제 데이터를 통해 이를 계산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재화의 경우에는 가상시장을 설계하여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연구과정을 간략히 설명하면, 2021년부터 연간 평균 100개소씩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보급한다고 가정하여, 이러한 보급 사업의 비용 부담을 위해 응답자들이 현재의 제한된 가구소득 중 일부를 할애하여 소득세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설문조사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전국 1개 특별시와 6개 광역시, 15개 시·도 거주자 중 소득 가구의 세대주 또는 그의 배우자 중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설문조사 기간은 2021년 3월 22일부터 4월 16일까지 약 한 달간 이루어졌으며, 각 지역 가구 수 비중으로 표본을 추출하였다. 응답자가 설문 내용과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일대일 개별면접조사 방법을 이용하였고, 조사원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사전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사후적으로도 비논리적인 응답 부분은 없는지 검증 절차를 거쳤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의 연간 경제적 가치

본 연구는 Hanemann(1989)의 효용격차모형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Kriström(1997)의 스파이크 모형(spike model)을 접목시켜 지불의사액(Willingness To Pay/WTP)의 누적분포함수가 0일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모형의 함수형태와 이에 대한 설명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겠으나, 응답자들의 응답과 그 응답의 누적분포함수의 조합의 형태이며,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응답자들의 평균 지불의사액을 구할 수 있다. 스파이크 모형의 추정결과는 <표 1>과 같다.

표1. 스파이크 모형의 추정결과(평균 지불의사액)


분석 결과,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의 가구당 연평균 지불의사액은 약 2415원이었다. 이에 더하여 필자는 연평균 지불의사액을 도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모집단으로 확장해 보았다. 이를 위해서는 표본의 대표성과 설문의 응답률이 중요한데, 본 연구의 설문은 전문기관을 통해 무작위 표본추출로 이루어졌으며, 개별면접을 통해 응답률이 100%에 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자료의 신뢰성이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국의 전체 가구 수는 20,891,348가구이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의 연간 총 경제적 편익은 응답 가구당 연평균 지불의사액(약 2415원)에 전국 가구 수를 곱해 산출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된 연평균 경제적 편익은 약 504억 3600만 원이다. 이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일반 국민들은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전국 초등학교에 연간 100곳씩 보급하는 사업에 대해 양(+)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데, 그 값을 경제적으로 환산해 보면 504억 3600만 원이다. 2021년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의 총비용은 85억 원쯤 된다(설치비 국비지원 35억 원, 통합플랫폼 및 콘텐츠 운영비 국비지원 15억 원, 지방비 35억 원). 단순 계산하여도 소요비용 대비 경제적 가치는 약 5.9배이다. 즉,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의 경제적 가치는 504억 3600만 원으로, 비용 대비 5.9배의 가치를 나타냈다.

마치며: 다음 세대를 위한 체육교육의 미래

2017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자체는 미세먼지 및 기상 악화와 관련하여 신기술을 활용한 체육교육의 다양화, 활성화를 위해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을 해오고 있다. 필자는 이 사업이 과연 얼마나 필요한 사업인가를 경제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이에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제학적 모형을 활용하여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지 결론을 얻었다. 연간 경제적 가치는 약 504억 원이었으며, 이는 연간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으로서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가상현실 스포츠실에 대한 가치가 충분히 크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의 필요성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또한 궁금했는데, 전체의 44.2%가 해당 사업의 필요성에 동의 또는 매우 동의하였으며, 보통이 23.5%였다.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많았다. 이로 보아 이 사업을 응원하는 일반 국민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가상현실 기술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관련 산업의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 체육수업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래 <그림 2>는 가상현실 스포츠 관련 콘텐츠의 특허 출원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다. 우리에게 익숙한 골프, 사이클뿐만 아니라 볼링, 배드민턴, 낚시, 해양스포츠, 양궁, 컬링, 승마, 스키 등 정말 다양한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가상현실 스포츠 콘텐츠의 개발은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상현실 스포츠 콘텐츠의 질적, 양적 성장과 가상현실 스포츠실 보급은 선순환 관계를 가지게 될 것이며, 작게는 콘텐츠 시장, 넓게는 스포츠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2> 가상현실 스포츠 관련 콘텐츠 연도·종목별 특허 출원 건수
<그림 2> 가상현실 스포츠 관련 콘텐츠 연도·종목별 특허 출원 건수
<그림 3> 다양한 가상현실 스포츠 콘텐츠 현황(예시)
<그림 3> 다양한 가상현실 스포츠 콘텐츠 현황(예시)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우리 다음 세대에게 신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뿐만 아니라, 기상여건 및 미세먼지 등에도 지속적으로 체육수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 줄 것이다. 또한 흥미롭고 재미있는 교과연계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체육수업의 질적 향상과 가상현실 관련 기술의 발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을 경험해 볼 수 있고, 기술의 발달과 함께 질적으로 더욱 향상된 콘텐츠가 적용된 스포츠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무궁한 발전가능성을 갖고 있는 가상현실 스포츠실의 경제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과 국민들이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정부와 유관기관, 스포츠산업계 등이 함께 노력한다면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다음 세대가 건강하게 스포츠를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더욱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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