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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위대함, 축구는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

2022.09.16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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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대회는 우리가 개최하는 게 맞다.

아시아 축구의 월드컵인 아시안컵이 시작된 건 1956년이다. 4년 주기로 열리며 반 세기가 훌쩍 지난 역사적인 대회다. 아시안컵은 호주를 포함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소속된 40여 개 국가들이 아시아 축구 최강국을 가리며 숱한 서사를 남겼다. 우리도 1,2회 대회인 1956년과 1960년에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1인자임을 입증해 보였고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시대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가슴 뜨거운 명장면을 셀 수 없이 연출했다.

아시안컵 초대 챔피언이자 최다 결승 진출국인 대한민국이지만 우리가 정작 아시안컵을 유치한 것은 1960년이 유일하다. 62년 전의 일로 너무나 먼 기억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걸 굳이 꺼내 들지 않더라도 아시아 대륙 최강팀이 이토록 오랫동안 대회를 유치하지 못한 건 희귀하기까지 한 일이다. 축구 종가인 유럽의 잉글랜드가, 세계 최강팀인 남미의 브라질이 자신들의 대륙 축구대회를 우리 만큼이나 오랫동안 개최하지 못한 사례는 없다. 초대 챔피언, 대륙 최강팀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한민국의 아시안컵 유치는 아시아 축구가 고향으로 돌아오는(Football is coming home) 귀향인 셈이다.

역사적인 명분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이번 2023년 아시안컵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리와 내년 아시안컵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나라는 두 곳이다. 중동의 카타르와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다. 

먼저 카타르의 최대 문제는 대회 일정 조정의 불가피성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안컵이 열리는 시기는 7,8월 여름이다. 하지만 무더운 나라인 카타르에서 아시안컵이 열릴 경우 대회는 겨울인 1월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중동과 남반구인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이 모두 겨울에 치러졌다. 카타르에서 대회가 치러질 경우 2024년 1월이 유력한데 이러면 대회 명칭인 2023아시안컵과도 불일치가 발생한다.

1월이면 유럽 축구의 시즌 한가운데다 시즌을 뛰던 유럽파 선수들이 한 달 가까이 소속팀에서 이탈해 아시안컵을 뛰어야 한다. 소속팀은 반가울 일 없으며 선수 개인들로서도 주전 경쟁에 악조건을 안는다. 상대적으로 유럽파가 적은 중동이나 다른 나라들은 큰 이슈가 아니겠지만 잉글랜드의 손흥민(토트넘) 스페인의 이강인(마요르카) 이탈리아의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로서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아시안컵이 아시아 축구의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인데 정작 유럽파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떠안는 상황이 된다면 이건 아무래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카타르는 또 주요 축구 대회가 너무 몰린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카타르는 2011년 이미 아시안컵을 개최했다. 다가오는 11월엔 FIFA월드컵이 열린다. 이런 카타르에게 또다시 아시안컵 개최권을 주는 건 여러 측면을 따져도 지나치다. 아시안컵을 올림픽 등 주요 대회와 일정이 겹치지 않게 근래 홀수년 개최로 변경했는데 대회가 2024년 1월에 열린다면 파리올림픽과도 연도가 겹친다.

인도네시아도 비교적 최근에 아시안컵을 개최했다. 인도네시아는 2007년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과 함께 아시안컵을 공동 개최했다. 16년만에 또 다시 아시안컵을 유치한다는 것이 무리하기도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2007년 대회를 공동개최한 건 아직은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가 내년 아시안컵을 단독 개최하기란 여전히 무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인도네시아는 내년에 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개최, 한 해에 두 대회를 여는 건 문제를 낳을 수 있단 지적이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모습.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3월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모습.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리의 아시안컵 개최는 앞선 두 나라의 문제점들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대회 기간을 겨울로 바꾸지 않아도 되며 인프라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애당초 2023년 아시안컵 개최권은 중국(코로나 이슈로 개최 포기)으로 동아시아의 몫을 우리가 이어받는 순리에 맞는 결정이기도 하다.

축구계 이해와 이슈를 떠나서도 우리의 아시안컵 개최는 전 사회적인 의미를 더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코로나로 지쳤던 몸과 마음을 2002월드컵을 떠올리는 에너지와 감동으로 치유하고 하나로 결속시킬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마스크로부터 온전히 벗어나는 상징적인 계기로 아시안컵을 치러낼 수 있는 것이다. 상상해보자. 마스크 벗어 던지고 모두 같이 대한민국을 외치는 그 날을.

외적으로는 축구를 넘어 K컬처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분출해 낼 수 있다. 오징어게임이 최근 또 큰 일을 해냈는데 아시안컵을 한국의 우수한 문화, 관광 콘텐츠와 연계해 전 세계인들에게 더 많이 한국을 알리고 찾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아시안컵 유치위원회는 아시안컵과 우리의 문화, 관광을 묶어낸다면 75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단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아시안컵을 코로나로 위축됐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유무형의 K컬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증폭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론 김민재가 수비하고 이강인이 패스한 공을 손흥민이 멋지게 마무리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생생히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대한민국이 63년만에 우승이란 타이틀을 들어올리는 장면을 현장에서 심장 속에 담고 싶다. 아, 생각만해도 가슴 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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