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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새로운 가능성의 보고

[청년이 말하는 청년이야기] ⑧지역 청년-왜 지방을 떠나고, 왜 다시 돌아오는가?

2023.01.02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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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정부가 보통 청년들의 관점으로 청년들의 현실을 분석하고, 필요한 정책을 직접 생각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토론의 장인 ‘청년정책 공작소’를 진행하고 있다. 공작소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고갈까? 참여한 청년 전문가들이 정책브리핑을 통해 청년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김석기 양양청년협동조합 이사장

2020년 10월 양양청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필자와 비슷한 시기에 양양에 정착을 시작한 5명과 함께였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우선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합의 구성원은 목공방운영자, 영상제작자, 레스토랑 운영 등 개인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이자 소상공인들이다.

지역에서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점이었다. 또한 지역활성화 정책에 따라 다양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정책들이 생겨났고 지원사업의 참여를 위해서는 법인형태의 조직이 필수조건이었다. 이렇게 지역에서의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부족한 정보력의 보완과 정부·지자체의 지원혜택을 영위함으로써 청년들의 안정적인 지역정착의 기반을 만들고자 한 것이 조합의 설립목표가 되었다.

조합원 각각의 역량을 통해 시너지를 냈고 개인으로써는 할 수 없었던 공공기관과의 계약 체결이나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수혜기업이 되었고 양양지역의 차별화된 관광자원인 서핑을 통해 발견하게 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서핑보드를 업사이클링’이라는 차별화된 사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추진하면서 양양지역의 청년들을 채용하고 지역청년의 일자리 창출도 이룰 수 있었다.

분명, 서울에서의 삶이라면 상상도 못했을 삶의 방향이다. 서울을 떠나고 나서야 내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물리적 장소가 지방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지역에서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것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지역에 아직 발굴되지 못한 가치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지역의 가치 발굴이 그동안 쉽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획력과 창의적사고를 갖춘 맨파워가 서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과 그런 사람이 정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으로 회귀하거나 이주한 청년층(20대 중후반~ 40대 초반을 아우른다)을 중심으로 지역의 가치재발견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지방+청년’이라는 조합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지역의 한계를 넘어설 화두가 되었다.

나와 우리 양양청년협동조합의 구성원들을 보면서 그리고 우리와 유사한 목적과 목표로 지역살이를 위해 노력하는 청년층을 보면서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지난 8년의 지역살이와 기업을 운영하는 경험을 하면서 ‘지방+청년’이라는 조합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도 생겼다.

첫째, 지방+청년 시너지 창출의 고착화

첫째는 ‘지방+청년’의 시너지 창출 패턴이 고착화 되어가고 포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쇠퇴하는 지역에 청년이 유입되면서 새로운 사업과 문화가 생겨나면서 활기를 띄고 기회가 창출 된 것은 사실이나 이 성공의 방정식이 앞으로도 유효할까?

예를 들어 영월의 감자빵을 대표적 사례로 청년이 지역의 농특산물을 활용해 지역만의 차별화된 먹거리를 개발하고 성공한 사례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지역의 농특산물을 활용한 00빵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맛도 품질도 컨셉마저 비슷하게 말이다. 그런데 결국 남아있는 건 무엇일까?

그럼에도 여전히 몇몇 성공사례들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한다고 하면, 지역의 어떤 가치를 발굴하여 그것을 사업화해야만 한다는 프레임이 고착화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는 시너지의 창출이 아닌 창의성과 기회를 막아버리는 일반화이다.

초창기 지역에서 청년들이 만들어낸 아이템들은 신선하고, 유의미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이 성공케이스는 마치 정석이 되어 버린듯하다. ‘지방에서는 이런 사업을 해야 성공해!’라는 식의 방정식 말이다. 그런데 그 사업의 아이템마저도 일반화 되어버린다. 00상회, 00점빵 등의 간판은 전국 어딜가나 지역에 정착한 청년이 있다면 왠지 있을법한 간판이다. 심지어 컨셉과 디자인 또한 유사하다. 이전에는 신선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문제는 이 생애주기가 점차 짧아진다는 것이다.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았다기보다는 유행으로 치부되어 너무 빨리 소비되어지고 사라지게 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둘째, 창업에 내몰리는 청년들

또 한편으로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창업을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청년층은 서울에서는 취업전선에 내몰렸듯이, 지역에서는 창업전선으로 내몰리는 듯한 모습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의 한계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일자리의 형태, 구조였다.

지난 6월 양양청년협동조합에서는 지역청년 1명을 채용하고 9월 인턴 1명을 채용했다. 20대 초반에서 30대까지 그야말로 청년층이 지원했고 면접을 진행했다. 1년이 갓 넘은 회사이고 잘 알려지지도 않았음에도 인턴채용에 8명이나 지원한(지역에서 청년층 채용시 지원률을 감안하면 높은 비율이다) 이유가 궁금했다. 면접자들에게 어떻게 알고 왜 지원했는지를 여쭈었고 공통적인 답변은 ‘인턴’이라는 용어 때문이었다고 했다.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직장이 아닌 대부분 아르바이트나 농공단지의 제조업이나 리조트·호텔·레스토랑 등 관광관련 업종외에는 다양성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기획사, 마케팅업종으로의 ‘인턴채용’이라는 서울에서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이 채용문구가 지방에서는 너무 생소한 단어이자 반가운 것이었다.

양양청년협동조합원들이 회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양양청년협동조합원들이 회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방+청년’이라는 조합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창업, 로컬아이템이라는 한정적인 사업아이템과 분야로 한계를 두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군의 확장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사업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지역의 진정한 기회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창업을 하게 되는 이유는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이 부재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어느 지역에서건 삶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생태계가 조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창업자만 양산하는 시스템은 과도한 경쟁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 그보다 창업의 영역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의 발굴과 이를 통한 다양한 기업이 생겨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이들이 또한 취업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성으로 ‘지방+청년’의 시너지가 창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셋째, 지방 ‘브랜드’의 개념 부재

지방의 니즈는 무엇일까? 지역만의 고유한 브랜딩을 통한 자생력 확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진짜 지방의 가치를 살리고 싶다면 다른 지방과 차별화되는 우리 동네만의 브랜드가 필요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나 브랜드라는 개념이 지방에서 잘못 사용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지방의 ‘벤치마킹’ 사례이다. 벤치마킹이란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타사에서 배워오는 기법을 뜻한다. 이는 복제나 모방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지방에서 행해지는 벤치마킹의 실상은 타 지역의 우수사례를 모방, 복제하는데 그친다.

즉, 지방의 고유한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기에 지역의 고유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통해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아닌 좋아보이는 다른 지역의 아이템을 가져와 꾸밈으로써 그럴듯해 보이는 것이다. 이는 브랜드라고 하면 화려하고 멋져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따른 브랜드에 대한 곡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란 고유한 가치다. 즉 어떠한 것과 차별화되는 우리만의 기준점이다.

브랜드의 핵심은 무엇일까? 전에 없던 독특하고 화려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익숙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에 실마리가 있다. 예를들어 정작 현지인은 별로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공간이나 먹거리에 관광객이 감동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전국 어디든 관광자원이 있다고 할지라도 무조건 놀이시설이 있어야 하고, 큰 호텔이 있어야 하며, 기념품 숍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것이 그 지역만의 브랜드이자 차별화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즉, 지방이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유한 브랜드가 존재해야 한다.

각 지방의 고유한 브랜드의 구축은 차별화와 다양성을 담보하며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지방과 서울, 수도권의 문화적, 경제적 수직불평등 구조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각 지역에 적합하고 적확한 산업, 정책을 이루어 내는 바탕이 되리라 믿는다.

여전히 지방소멸이라는 위기속에 연명하며 살아가는 지방의 삶이 불안해 보인다. 그럼에도 절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회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청년의 사고와 문화가 변하고 있기에 새로운 기회가 생긴 지방!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질을 파악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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