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경제·산업 구조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양국은 서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지난해 한일 교역 규모는 853억 달러로 일본은 한국의 4위 교역상대국으로 자리했다. 일본의 대한(對韓) 투자 규모 또한 제조·서비스업 중심으로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두 나라는 이처럼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서로를 보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혀 왔다. 

지난 16일의 한일 정상회담은 양국 경제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주었다.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비즈니스 협력을 꾀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에서 한일 경제협력의 중요성은 여느 때보다 높다. 세계 각국이 공급망의 중요성을 절감하여 첨단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은 상호 보완하며 경제·산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최근 일본 소비재 시장을 중심으로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온라인 수출이 성장세에 있다는 것도 유의미한 신호다. 우리는 경제협력의 파트너로서 일본이 가진 비즈니스 기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구 감소, 고령화 등 과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경제 및 산업 정책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협력할 기회로 눈여겨 볼 만 하다. 일본은 모빌리티, 물류, 데이터 통합 등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어 혁신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에 관심이 높다. 일본의 디지털 개혁 행보를 ICT(정보통신기술) 시장 진출의 기회로 활용해 보자.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 저감의 해결책으로 청정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에 주목하여 다양한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 수소 에너지 도입 촉진 등은 한일 양국 간 협력이 시너지를 낼 만한 분야라 할 수 있다. 

한류 인기를 활용한 소비재 산업 또한 유망하다. 일본에서의 한류는 20년 이상 지속되면서 일상으로 정착됐다.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 현상이 두드러져,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는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수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류 재확산의 흐름을 탄 올해는 한국의 프리미엄 소비재가 일본에 퍼져나갈 수 있는 적기이다. 

KOTRA는 올해 일본에서 다양한 경제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다. 오는 4월에는 도쿄와 오사카에서 각각 ‘소부장 교류대전’과 ‘에너지 페어’를 개최한다. 우리 기업들이 일본 시장과 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다양한 협력 수요를 발굴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밖에도 프리미엄 소비재 판촉전과 연계한 수출상담회를 일본 전역에서 연중 수시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일 경제협력의 강화가 기업들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 이 기고는 3월 23일자 한국경제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