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은 마약류 남용 없는 국제사회를 만들고자 1987년 UN총회에서 6월 26일을 ‘세계 마약퇴치의 날(World Drug Day)’로 정하고 의미있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마약퇴치의 날’에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마약류 퇴치를 위해 힘쓴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하는 행사를 열었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마약퇴치 캠페인과 심포지엄·세미나 등의 학술행사를 열어 마약류에 대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17년에는 마약류 에 관한 법률 제2조의 3 신설로 ‘마약퇴치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고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념행사를 주관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마약류 중독과 약물 오·남용의 위해성, 불법 마약류 퇴치의 중요성을 인식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한편 마약퇴치의 날이 6월 26일로 지정된 것에 대해 다음의 일화가 자주 소개되곤 한다. 

청나라 말기인 1839년 중국의 한 지방 총독이 영국 상인들로부터 압수한 대량의 아편을 소각했던 것에서 유래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날이 6월 26일이었다고 한다. 

알다시피 이 사건은 아편전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강제로 개방되고 150년간 홍콩을 빼앗기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약류 문제는 과거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1년 미국은 10만 7375명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는데, 이 중 67%가 ‘펜타닐’이 원인일 정도 였다. 

이는 교통사고와 총기사고 사망자를 더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로 미국 성인(18~49세) 사망 원인 1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2021년 학생 여러명이 교내에서 펜타닐을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여기에 가담한 수십명이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필로폰 성분이 들어 있는 음료를 시음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음료를 받아 마신 학생을 미끼로 그들의 부모님을 협박하는 수법의 공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약류와 관련한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연일 보도가 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유통 사범을 뿌리 뽑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법령을 정비했다. 

대검찰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마약류사범 1만 8395명 중 청소년 마약류사범은 481명(19세 149명, 15세~18세 291명, 15세 미만 41명)이었다. 

청소년의 경우 또래들로부터 많은 유대감을 얻는 특성으로 마약류나 약물 사용 시에도 혼자 보다는 친구와 여럿이 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행위들을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서로 감추어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더욱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성인의 마약류 범죄(마약류 범죄 암수율: 대검찰청 10배, 최근 연구<박성수, 2019> 28배)보다 훨씬 더 높은 암수 범죄(알려지지 않은 범죄)가 존재하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게 추정해본다. 

한편 마약류 사용자가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이 다양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SNS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 등 과거에 비해 손쉬워진 마약류 구입방법 또는 마약류 예방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사실 그 모든 것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마약류 사용자는 불법을 저지르는 반사회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그런 이유로 단지 내가 가까이 하지 않으면 중독될 일이 없다는 시각으로 마약류 중독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강남 학원가의 마약음료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단지 내가 멀리하는 것만으로는 마약류의 중독 위험으로부터 나와 가족, 우리사회를 건전하게 지키기 어렵게 됐다. 

TV, 소셜미디어, 음식점 등의 간판과 메뉴판에는 마약류를 직간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수없이 많다. 

유치원생만 되더라도 ‘마약’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고, 무슨 맛인지 어떤 냄새가 나는지, 왜 어른들이 이를 꺼려하는지 궁금해하며 나름대로 호기심을 키우고 언젠가는 그것을 해소하려고 할 것이다. 

특히 병원에서 처방받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장기복용이 마약류 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처방받은 마약류를 타인에게 무료로 주는 것조차 불법이라는 것, 그러니까 마약류사범이 될 수 있는 행위라는 것을 마약류를 처방받는 환자와 보호자라면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미국이나 캐나다 뿐만이 아니라 최근 태국이 대마 비범죄화를 선언하면서 태국으로 여행하는 개인이나 가족 여행객은 본인도 모르게 섭취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마초 뿐 만이 아니라 허브차 티백으로 위장해 여행객들에게 팔리고 있는 ‘크라톰’ 역시 태국 여행 시에 내 가족이 모르고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됐다. 

이밖에도 공항에서 모르는 사람이 짐을 들어달라는 부탁으로 대신 짐을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마약류 밀수에 가담하게 될 수도 있다.  

마약류는 한번 시작하면 자꾸 사용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고(의존성), 사용할수록 약의 양을 늘리지 않으면 원하는 효과를 느낄 수 없게 되며(내성), 사용을 중지하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일으키는(금단증상) 특징이 있다. 

또한 개인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동 인력의 손실과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마약류 남용은 신체적, 정신적 의존성과 뇌, 간, 심장 등 신체 각 기관의 손상은 물론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뇌세포 손상과 정서불안으로 인한 인성발달 장애 등 즉각적인 건강 위험 외에도 성인에 비해 더 빨리 약물중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해로운 영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에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은 마약류 정보를 아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으시기를 당부드린다. 

원치 않더라도 나와 내 가족이 마약류 중독에 노출 될 수 있고, ‘마약류’에 대한 부작용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대처할 때 중독의 위험으로부터 내 자신과 가족, 우리의 사회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1992년부터 마약류 및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과 캠페인,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재활교육과 중독상담을 하고 있다. 

예방교육은 주로 청소년과 학생에게 전문강사가 마약류에 대한 부작용 정보를 알려주어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는 활동이지만 온라인예방교육사이트에서는 무료로 마약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6월에는 국가기념일인 ‘마약퇴치의 날’이 있다. 이 날을 제정한 의미와 앞서 설명한 마약류 중독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더 관심가져 주기를 바란다. 

마약류 중독은 정확한 정보를 잘 알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힘’이다. 

☞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 https://edu.drugfre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