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는 이날 정부가 마련한 33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누구에게는 회복과 도약의 시기가 다른 누구에게는 좌절과 낙담의 시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 지급하는 것으로 추경안이 편성된 데 대해서는 “모두가 다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수단과 처해 있는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히 있었다”며 “이번 추경안을 앞두고 정부는 참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은 차이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죄송하다. 기여만 하고 혜택은 받지 못한다고 섭섭하게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이다. 이해를 구한다”며 “조금 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삶의 조건이 조금 더 절박한 국민들에게 보다 두텁게 얹어드리는 것이 함께 사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분명히 더 크고 더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가족의 삶과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으신 분들에게 조금 더 양보해달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김 총리 ‘2021년도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 제출에 즈음한 국회시정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상희 국회부의장님과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설명드리기에 앞서, 최근 악화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말씀을 먼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힘들게 쌓아온 우리의 방역이 지금 절체절명의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의 상황이 심각합니다. 전체 확진자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고 있습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바이러스 감염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20~30대 젊은 층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거리두기 최고단계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그런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코로나19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
그리고 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계신 의료진 여러분,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십시오.
지금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이웃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를 위한 국민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 한분 한분께서, 정말 힘든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앞에는 예외가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일상과 생업을 양보해가며 견디고 버텨주셨습니다.
특히, 우리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일자리가 줄어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있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어떻게 지켜온 우리 공동체입니까? 이 마지막 고비를 반드시 넘어서야 할 것입니다.
의료진의 땀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눈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방역에 대한 협조를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또 다시 이런 어려운 상황을 국민 여러분께 맞게 해드린 데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는 위기 직전의 GDP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3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우리 경제규모는 이제 세계 10위권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2년 연속으로 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우리나라의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높였습니다.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은, 위대한 우리 국민과 우리 기업이 함께 해낸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의 노력과 땀으로 이루어 낸 것입니다.
불굴의 의지로 분투한 우리 기업과 노동자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자랑스런 결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코로나19의 높은 파고를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잘 헤쳐왔습니다. 우리 경제가 확실히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이 회복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완전한 경제회복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불균등 회복’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청년층, 취약계층의 구직난도 심각합니다.
누구에게는 회복과 도약의 시기가 다른 누구에게는 좌절과 낙담의 시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용적 회복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이번 추경안을 앞두고, 정부는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민들을 두텁게 지원하고, 내수경기 진작을 통해서 경제회복의 발판을 만들면서,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목표까지, 모두 균형 있게 달성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다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수단과 처해 있는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께서 보시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참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어려움과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그 점만은 이해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님 여러분!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총 36조 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지원 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코로나 지원대책 중에서는 최대 규모입니다.
이 중에 기정예산 3조 원을 제외하고, 33조 원을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편성하여, 7월 2일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첫째,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3종 패키지로 15조 7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우선,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를 입은 가구소득 기준 소득하위 80%에 해당하는 국민들께, 10조 4천억 원 규모의 ‘상생국민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300만 명에게는 1인당 10만 원의 추가지원을 통해서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방역 조치로 피해를 입으신 소상공인 113만 명에 대해서는 ‘희망회복자금’으로 총 3조 3천억 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서 앞으로 방역 조치로 심각한 손실을 입을 경우에, 소상공인들께 드릴 보상 재원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신용카드 캐시백’을 통해서 상생 소비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습니다.
둘째,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한 방역·백신 소요에 4조 4천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올해 1억 9200만 회분의 백신을 차질 없이 신속하게 확보하고, 이상 반응에 대한 피해보상금을 확대해서,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백신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백신 제조 설비를 보강하는 한편, 국내 백신 개발도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고용의 조기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2조 6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40만 명 이상의 일자리 회복을 지원하겠습니다.
실의에 빠진 청년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주거, 일자리, 금융지원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침체에 빠진 문화·예술·관광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도록 돕겠습니다.
넷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2조 6천억 원을 편성하였습니다.
지역 소상공인과 농어가의 매출 회복을 지원하겠습니다.
12조 2천억 원 규모의 지원으로 지방재정도 보강합니다. 이를 활용하여 각 지자체별로 특성에 맞는 경제활력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