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바뀌는지 자세히 보니 기존의 6자리였던 우편번호가 한 자리 수 줄어든 5자리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원래 우편번호에 대해 별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그 문구를 보니 우편번호 개편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8월부터 달라지는 우편번호. 기존의 6자리였던 우편번호가 한 자리 수 줄어든 5자리로 바뀐다. |
우편번호는 우편물을 접수해서 각 가정에 배달하는 과정까지 구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코드이다. 1941년 독일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우리나라는 1970년 7월에 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 191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 6자리 우편번호 중 세 자리는 특별시, 광역시, 시도를 나타내고, 뒤에 세 자리는 전국 집배원들의 배달구역 번호를 나타낸다.
우편번호 개편이 시행된 근거는 국가기초구역번호에 있다. 국가기초구역번호는 행정자치부에서 기존 읍면동의 면적보다 작게 일정한 경계를 나눈 구역을 말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1일, 정부는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면 수정했다. 이와 더불어 통계, 우편, 학교, 소방 등에 각종 관할구역을 표준화하는 국가기초구역제도를 도입했다. 이 때 국가기초구역번호별로 5자리를 부여했는데, 바로 이 번호를 8월 1일부터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6자리 우편번호가 8월 1일부터 5자리로 바뀐다. |
우편번호의 개편에 대해 시민들이 혼란스워하지는 않을까? 우체국에서 택배를 포장하고 있던 대학생 김은영(23) 씨는 “또 바뀌는 거에요? 도로명 주소도 아직 어색한데... 저는 인터넷 쇼핑할 때 아직 지번으로 주소를 찾아요. 그게 더 편하니까요.”라며 개편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끼고 우편번호를 찾고 있던 조희봉(60) 할아버지는 “요즘 젊은이들은 바로바로 바꾸는 게 쉽지만, 나이 들면 안그래요. 때되면 바뀌려나 하고 살죠.”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국 곳곳을 찾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우편번호 |
그러나 이렇게 난색을 표한 시민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체국 택배원 김성식(35) 씨는 “시민들은 우편번호가 새롭게 바뀌면 어려워할 수도 있지만, 저희들은 많이 편해졌어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포인트는 두 가지였는데, 첫째는 집배원의 배달경로가 과거 지번주소 체계보다 단순화되고 최적화돼 각 가정에 배달되는 우편물이 정시에 배달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둘째는 우편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집배원들의 안전부주의사고 발생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과거 지번주소체계에서 배달구역은 집배원들이 큰 도로를 횡단해야 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새롭게 대로 기준으로 집배구역을 조정해 집배원의 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우체국은 여전히 시민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장이다. |
다만, 아직까지 우편번호가 바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시민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우체국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모를까, 일반 시민들은 알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편번호가 바뀌고 나면 기존 6자리와 바뀐 5자리는 병행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1년 간은 구 우편번호를 기재하거나 우편번호를 몰라 기재하지 않은 우편물에 대해서도 우체국이 주소를 판독해 배송 기간 내에 배달할 예정이다.
새 우편번호 검색은 인터넷 우체국(http://www.epost.go.kr)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개편될 우편번호가 과연 우리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도로명 개편 때도 찬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시행됐는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로명 주소를 기입하는 시민들은 75%에 육박한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서의 어색함과 어려움은 있겠지만 일단 한번 정착하고 나면 이처럼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더 좋은 미래를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고 느릴지라도 작은 제도 하나에서부터 시작된 변화가 결국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