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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잠잠해지면 찾아뵐게요~

2020.09.25 정책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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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가지 않는다. 며칠이 됐는지 이제는 기억나지 않았다. 일은 집에서 할 수 있었다. 집안일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으로 장을 보니 딱히 나갈 일이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가 유일한 외출이었다. 

난, 성북구에 산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이다. 공기를 감싸는 막연한 불안은 조금 더 구체적인 모양이 돼 떠도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일상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더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이제 추석 명절이다. 예전과 다른 세상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지내야 하는 첫 번째 위기가 닥친 거다. 

귀성길 자제를 위한 목소리는 ‘불효자는 옵니다’, ‘불효자만 옵니다’, ‘나를 (정 총리) 파세요’ 등과 같은 문구로 등장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올 추석에는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정부는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 동안을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해 거리두기 등 방역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 금지와 모든 스포츠 행사 무관중 경기 등 핵심 방역조치가 전국적으로 적용된다.

또 수도권에는 고위험시설의 집합금지 등 기존 조치를 계속 적용하고 외식과 여가시설의 방역을 강화하는 등 방역조치를 추가로 적용한다. 비수도권은 클럽 등 위험도가 높은 5종의 유흥시설과 방문판매 등에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성북구 관계자들이 추석연휴 민관합동 특별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2020.9.24/뉴1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성북구 관계자들이 추석 연휴 민관합동 특별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에 추석 명절,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해서 이번에는 고향을 찾지 말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어르신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수 감소와 반등이 오가고 있는 요즈음.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그간의 거리두기 효과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인지 모른다.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여전히 20%를 웃돌고 있다. 사람들의 대량 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기차역, 고속버스 터미널, 혹은 휴게소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모두 안전한 상태인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또, 각 지방에서 내려와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가족들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다른 가족 누군가가 감염이 될 수도 있다. 

전북 임실에 혼자 계시는 어머님은 연로하시고 고향집 동네에는 대부분 어르신들만 계시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다. 어머님을 뵈러 가기도 가지 않기도 사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머님이 이번 추석엔 내려오지 말라고 먼저 말씀해 주셨다.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다. 하지만 모두가 조심하는 이 때 이렇게 먼저 결정해 주시니 마음이 가벼웠다. 서운해하실 것을 알기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다. 

추석을 열흘 앞둔 21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안성휴게소(하행)에서 이용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식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민에게 추석 연휴 고향이나 가족·친지 방문 등 이동 자제를 권고했으며 이번 연휴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징수하고 휴게소·졸음쉼터 등 휴게시설포장만 허용하고 실내 테이블은 운영을 중단하는 등 집중 방역체계를 구축, 방역을 강화한다. 2020.9.21/뉴스1
정부는 전국민에게 추석 연휴 고향이나 가족·친지 방문 등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사진은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모습.(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귀성길 자제를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남 보성군은 추석을 앞두고 지역 어르신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명절 때 고향에 오지 못하는 자녀들과 출향민들을 위해 온라인 합동 차례를 열어 SNS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란다.

전북도는 추석 명절 대이동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용소방대 벌초 대행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하고, 경북 의성군도 코로나19 때문에 명절을 홀로 보내는 어르신들의 안부 영상을 촬영해 자녀들에게 전하기로 했단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주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은 지방 지자체들은 향우회와 시민단체, 지역민들을 상대로 ‘이동 멈춤’ 동참 호소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아무리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 하더라도 식사를 함께하거나 안부 인사를 나누는 순간의 접촉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22일 부산역 인근에 추석 고향 방문 자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여 앞둔 22일 부산역 인근에 추석 고향 방문 자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부 역시 방역 성패의 변곡점이 될 ‘추석 대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이번 추석에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이 없으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사는 못하고 모든 메뉴는 ‘포장’만 허용된다.  

대중교통 이용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에서 조율이 가능한 철도의 경우 전체 좌석의 50%만 판매하도록 제한했으며, 연안 여객선도 승선 정원의 50%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제적 이용 제한이 어려운 버스·항공편은 창가 좌석 우선 예매를 권고하고 현금 결제 시 명단을 관리토록 지침을 마련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추석에 고향을 찾지 않게 됐다는 친구들의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고향 대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더 큰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희생이 너무 크다. 일상을 빼앗긴 기분이지만, 그 어떤 것도 가족의 건강과 생명을 우선할 수 없다. 

‘지금 마스크를 쓰지 않으며 산소호흡기를 쓰게 된다’는 어느 광고와 같이 지금 대이동을 할 경우, 어디에도 이동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지 모른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접촉을 줄여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박은영
정책기자단|박은영
eypark1942@naver.com
때로는 가벼움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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