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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작업 현장에서 체감한 택배 종사자 보호 대책

2021.02.02 정책기자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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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와 싸우면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비대면.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했다. 엄청나다면 엄청난 변화였지만, 특별한 혼란 없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엔 택배가 있었다. 음식뿐만 아니라 웬만한 일상용품들을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최근에는 새벽 배송이 활성화돼 있어 다음날이면 배송이 된다.

당연히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택배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20년 2~7월의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2020년 12월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최대 50%까지 증가했다. 

택배 기사의 분류 현장(사진=고용노동부)
택배 기사의 분류작업 현장.(사진=고용노동부)

 

전국에서 주문한 수많은 택배를 배달하는 건 오롯이 택배 기사의 몫이었다. 분류된 택배를 차 안에 넣고, 수많은 집의 초인종을 눌러가며 배달했다. 한정된 인력에 물동량이 계속 증가하다 보니 택배 기사가 쓰러지기 시작했다. 

작년 한 해만 과로사로 인해 사망한 택배 기사가 10여명을 훌쩍 넘겼다. 이에 지난 1월 21일, 노사정이 모여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서 주목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택배 분류를 위한 자동화 설비를 갖추거나 전담 인력을 고용하라는 것. 둘째, 심야 배송을 금지했다. 기본은 오후 9시로 하되, 늦어도 오후 10시 이후에는 ‘심야 배송’을 금지했다. 이 외에 택배 기사는 하루 12시간, 일주일에 60시간 이상 근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명시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1차 사회적 합의 후 분류작업 인력의 구체적인 투입 시기와 방법을 놓고 갈등이 지속됐다. 이에 다시 파업 위기가 돌았으나 지난 1월 29일, 극적으로 합의됐다. 합의에 따라 택배 업계는 분류작업에 투입하기로 한 인력의 투입 시기를 오는 2월 4일로 못박았고, 실제 투입 현황을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확인하도록 했다.

택배 상하차 현장
택배 상하차 현장.


과연, 분류작업 현장이 어떻길래 이슈의 중심이 됐을까? 택배 일을 하는 친구 아버지의 도움으로 지난 1월 말 서브 터미널 상하차 현장에 직접 다녀왔다.

서브 터미널 상하차는 오후 7시쯤 일이 시작된다. 퇴근은 12시간이 지난 오전 7시지만, 잔업이 있으면 오전 9시~10시 사이에 끝난다고 했다. 이제 설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와 본격적으로 택배 물량이 쏟아질 시기. 결과를 미리 말하자면, 오전 9시까지 잔업했다.

서브 터미널 상하차는 경적과 함께 시작됐다. 차량이 들어오면 컨베이어 벨트 속으로 누군가의 소중한 택배가 쏟아져 내렸다. 순간, 작업자들이 톱니처럼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코드를 스캔해 지역별로 분류했다.

명절을 앞두고 수많은 택배가 쌓인다
명절을 앞두고 수많은 택배가 쌓인다.


분류작업이 모두 끝나면 이제 ‘상차’가 남았다. 상하차라는 말은 상차와 하차를 합친 말인데, 위의 작업은 간선 하차다. 대형차량에서 택배를 내려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분류하는 작업인 셈이다. 상차는 분류된 택배를 다시 지역에 맞게 올려놓는 일. 상차는 정말 허리가 아팠다. 차량에 택배를 테트리스 하듯 반듯하게 넣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주어졌다.

저녁 시간은 택배 회사마다 다르다. 이곳은 자정부터 1시간을 저녁 시간으로 제공했다. 1시간 동안 고달팠던 허리를 폈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래도 아픈 허리는 가시지 않았다. 설 명절이 다가오면 얼마나 택배가 쌓일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저녁을 먹고, 다시 상하차는 반복됐다. 상하차에서 분류된 택배는 영업소로 가고, 영업소에서 구역에 맞게 분류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상하차를 경험하면서 깨달았다. 택배가 조금 늦더라도 보채지 않고 좀 느긋하게 기다려야겠다고 말이다. 

설 성수기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기간
설 성수기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기간.(출처=국토교통부)


이제 설 명절이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올해는 고향 방문 대신 선물로 인사를 대신할 가구가 많아 택배 물동량은 증가할 것이다. 이에 정부는 다음달 20일까지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택배 업계는 당초 올해 1분기까지 투입하기로 한 분류작업 인력 6000명(CJ대한통운 4000명, 롯데·한진 각 1000명)을 특별관리기간에 최대한 조기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택배사들은 간선 기사와 택배 기사, 허브 터미널 분류 인력, 서브 터미널 상하차 인력, 동승 인력 등 택배 배송 전반에 걸쳐 5000명을 설 성수기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기간에 투입하기로 했다.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모여 택배를 처리한다. 클릭 한 번으로 주문한 물품이 집으로 오기까지 택배 기사, 택배 업계 종사자의 땀방울과 열정이 녹아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과 설 성수기 택배 종사자 보호 특별관리기간이 택배 노동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허리를 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조수연
정책기자단|조수연
gd8525gd@naver.com
대학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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