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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초,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수도권에서는 7백 명 넘는 확진자가 집계됐습니다. 또한, 전국 일일 확진자는 10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수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작년 12월 14일부터 수도권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의 장벽을 낮춰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코로나19 조기 검사를 통해 숨은 확진자를 찾아내고자 했습니다. 원한다면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화번호와 생년월일만 작성하면 무료로 받게 했습니다.
임시선별검사소 모습.(사진=국민소통실) |
임시선별검사소는 올해 1월 3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연장을 거듭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설 특별방역대책 등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수도권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는 설 연휴에도 문을 열었습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광역시 등 지방에서도 지자체가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했습니다.
설 연휴에 임시선별검사소가 문을 열었다는 건, 누군가는 설 연휴에 나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는 뜻입니다. 보통 임시선별검사소는 확인부터 검사지 배부, 검체 채취와 검체 채취 확인 등 4~5단계로 나뉘는데, 최소 10명 이상의 인원이 교대로 근무합니다. 오전과 오후를 나누니 임시선별검사소 한 곳에서만 20명 가까운 직원이 근무합니다.
동작구 사당문화회관 임시선별검사소. |
저도 설 연휴 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파견근무를 했습니다. 동작구 산하 동작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저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사당문화회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체 채취 확인 업무를 맡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동작문화재단 직원과 도서관장, 육군 지원단 등 공공기관과 군까지 동원됐습니다. 무증상 확진자, 깜깜이 확진자를 발견해야 했습니다.
임시선별검사소의 업무는 검사 시간 30분 전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에 업무를 시작한다면, 직원들은 9시 30분에 출근해 레벨D 방호복을 입습니다. 난생처음 입어본 레벨D 방호복.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감쌌습니다. 거기에 장갑과 덧신, 안면보호대까지 착용했습니다. 임시선별검사소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이 이렇게 착용합니다.
사당문화회관 임시선별검사소 입구. |
임시선별검사소에서의 시간은 긴장 속에 흘러갔습니다. 아직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근무 시간은 4시간 내외인데, 4시간 근무하는 동안 물을 마실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특히 검체 채취를 맡은 의료진들은 상황이 더 힘들었습니다. 워킹 스루 형태의 작은 방 안에서 하루 수백 명의 인원을 검사합니다. 간혹 의료진에게 코끝을 찌르는 검사가 아프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의료진, 직원들은 묵묵히 그 시간을 감내했습니다. 우리들의 작은 희생으로 확진자를 조기에 발견하면, 지역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어쩌지?’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근무하는 동안 두려움보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이 앞섰습니다.
수도권에 주로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했던 8주 동안 180만 건 넘는 검사를 진행했고, 5000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체 확진자의 12%에 해당합니다.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내 모습. |
설 연휴, 저는 임시선별검사소에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뿌듯한 설 연휴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일주일만 근무했지만, 힘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숨어있는 확진자를 발견하고자 노력한 임시선별검사소와 선별진료소에 있는 모든 의료진과 직원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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