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6월 29일 오전, 서해 연평도 서쪽 14마일 해상에서 일어난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침몰된 천안함 피격 사건. 같은 해 11월 23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 위 사건 모두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지켜낸 서해수호 55용사들의 이야기다.

서해수호의 날 ‘기억 3·4·5 캠페인’.(출처=인천보훈지청)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2021년 3월 26일)은 법정기념일로 제정한 ‘서해수호의 날’로 제2연평해전·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영웅들을 추모하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돋우며, 국토 수호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서해수호의 날을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지정한 걸까? 이는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 공격으로 국군의 피해가 가장 컸던 천안함 피격 사건일을 기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올해 서해수호의 날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난 지 딱 11년 되는 날이다.

서해수호의 날을 이틀 앞둔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해군본부 장병들이 묘비를 닦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올해로 벌써 여섯 번째 맞는 정부기념일이지만,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도 아이들 학교 공문으로 서해수호의 날 ‘기억 3·4·5 캠페인’ 참여 안내를 받고서야 아차 싶었다. 애써 아이들 앞에서는 으레 알고 있었다는 듯 행동했지만, 국가의 부름에 응해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용사들을 잊고 있었다는 게 못내 부끄러웠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10여 년 후 내 아이도 군대에 가게 된다. 둘째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내 아이도 군대에 보내야 하는구나’였다. 평화에 익숙해 잊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분단국가이고 언제 또 도발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다. 기꺼이 국가의 아들이 되어 안타까운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을 기억하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응당 해야 할 당연한 일이 아닐까?

백령도 천안함 위령탑에 오르면 천안함 피격 사건 현장이 내려다 보인다.

인천보훈지청에서 서해수호의 날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온라인 서해수호의 날 온라인 추모관(https://incheon14.modoo.at/)을 운영하며, ‘기억 3·4·5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 직접 온라인 추모에 참여해 봤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서해수호의 날 추모 챌린지 카테고리에서 추모의 글 남기기를 클릭해 글쓰기를 하면 된다.

막상 추모 글을 쓰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해 첫 마디를 쓰기 어려웠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케이팝의 위상이 하늘을 찌르는데, 우리는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추모 글 작성이 어렵다면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변경해 보자!

온라인 추모에 참여하는 김에 ‘프로필 바꾸기 캠페인’도 참여해 봤다. 이건 조금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를 ‘서해수호의 날, 기억 3·4·5’로 변경하면 된다. 변경한 상태 메시지를 캡처하여 ‘참여 인증’ 게시판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모바일 기프티콘을 준다고 한다. 꼭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서해수호 55용사를 기억하는 의미로 당분간은 상태 메시지를 바꾸지 않으려 한다.

늘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아들이자 가족이었던 희생 장병들을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떠올려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정책기자단|조연희
shiyou1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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