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인 사관학교처럼 청년 창업가를 양성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있다. 지난 2011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핵심적인 청년 CEO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안산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개교했다. 기술 창업 위주의 청년 창업자를 선발해서 창업 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성공패키지.(사진=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는 선발 기준이 까다로워서 쉽게 입교할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을 졸업한 청년은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이곳 출신인 김길준 대표를 만나 청창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선발 및 입교에서부터 창업 교육, 창업 코칭, 사업화 평가, 5년간 후속 연계지원에 이르기까지. 

올해 27세인 김길준 대표는 작년 3월 중순에 청창사에 입교해서 올해 2월에 졸업식을 했다. 김 대표는 2019년 9월에 중고거래 플랫폼인 파라바라를 창업했다. 지원 대상이 39세 이하의 청년으로, 창업 후 3년 이내라면 지원할 수 있다. 평소 지인들로부터 “초기 창업자가 도움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다”라는 얘기를 들어왔던 터라 K-스타트업 창업지원포털에 뜬 공지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장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길준 대표.

청창사에 지원하기 위해 ‘정부 지원 표준사업계획서 작성법’ 강의를 수강했고 사업계획서에는 사업의 핵심 내용을 담았다. 발표 시에는 자신감 있는 태도로 사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특히 본인의 사업 아이템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발표했다.  

김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창업가가 한 반에 모였다. 담당 교수가 배정되어서 1대1로 상담하면서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조언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김 대표는 자사 시제품을 제작하는 단계에서 입교했기에 시제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했다. 인근 안산에 있는 공장을 방문해 시제품 제작 기술을 보고 배우는 과정이 있어서 금형 과정 등 생소한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었다. 또한 투자 IR 관련한 도움도 받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시제품 제작을 지원받았다.

청창사는 필수 교육과 선택 교육이 각각 40학점으로 강의와 토론으로 이루어졌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등하교 교육보다 비대면 원격교육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교육 과정이어서 모든 게 즐겁고 보람 있었다”라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다만 코로나19로 또래 청년 창업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고 한다. 

청창사에 지원하고자 하는 청년 창업가들을 위해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먼저 정부지원사업 안내문과 주의사항 등을 꼼꼼히 숙지한 상태에서 지원서 작성에 충실할 것을 당부했다. 필요하다면 김 대표가 그랬듯 설명회에 참석해서 도움을 받는다. 평소 본인의 사업에 열정을 갖고 사업을 하다 보면 쓸 거리가 많아진다고 했다. 사업을 준비하면서 본인이 느낀 것, 생각한 것 등을 최대한 녹여낼 것을 강조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중고 물품의 구입 및 판매가 가능하다.

청창사에 입교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중간평가가 있다. 사업화 및 사업수행 능력, 창업 활동 전념도 및 성과, 교육 참여도 등을 평가한다. 여기서 평가 등급이 낮으면 중도 탈락한다. 김 대표는 하나의 사례로 “지원금을 아끼려고 제대로 쓰지 않는다면 중간평가에서 자금 집행률이 감점되므로 자금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것”을 당부한다.  

마지막에 성공평가를 한다. 이때 우수기업의 경우 다음 청창사에 추가 지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창사의 후속 연계지원은 무엇일까? 국내외 전시회 개최 시 참가해서 자사 제품을 알릴 수 있다. 또한 공유 사무실에서 근무할 기회가 주어진다. 

청창사에 선발된 김 대표는 비대면 중고거래, 파라바라를 창업했다. 보통 중고 물품을 주고받을 때 직거래나 택배를 이용하는 반면 비대면 거래는 직거래와 택배 거래 사이에 있다. 

선릉역사에 비대면 중고거래 자판기 파라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파라바라 앱과 파라박스를 연동해 거래를 한다. 비대면 중고거래여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구매자는 자신이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이어서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지금의 사회적 상황에 맞는 거래 방식이다.

비대면 중고거래 자판기인 파라박스에 총 18칸이 있다. 그중 1칸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2개 기업을 대상으로 책, 화장품 등을 광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에 홍대 AK백화점 안에 파라박스를 설치한 것을 1호점으로 현재 서울 시내 곳곳에 30호점까지 설치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선릉역 안에서 파라박스를 본 적이 있다.

파라박스 앱에서 중고거래 물품을 검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파라바라 앱과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파라박스를 설치한 후 처음엔 이용률이 저조했는데 3개월 남짓 지나면서 이용률이 올라가고 있다.

김길준 대표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받은 자금으로 파라박스 시제품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다”라면서 “창업한 지 3년 이내의 창업가라면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지원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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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자단|윤혜숙
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