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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마을관리소’

2021.07.09 정책기자단 이재형

나는 결혼 후 줄곧 아파트에서 살았다. 주거 환경과 생활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단독주택에 살아도 주거 환경이 좋은 곳은 있다. 아파트에 살면 음식물과 재활용 쓰레기 처리, 소독, 조경, 택배 수령, 경비 등 소소한 일은 관리사무소에서 다 해 준다. 물론 관리비를 따로 지출하지만, 신경 쓸 게 없어 좋다.

그런데 단독주택에 산다면 이런 일을 누가 처리해 줄까? 동네마다 반장이나 통장이 마을 주민들과 모여 가끔 청소도 하지만 체계적인 마을 관리는 쉽지 않다. 특히 고령자가 많은 마을은 동네를 관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주거 여건이 취약한 동네에 아파트 관리사무소같이 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담당하는 마을관리소를 만든다. 올해는 공모를 통해 지자체 10곳에 ‘마을관리소’를 조성한다. 마을관리소 조성사업은 지역주민생활 밀착형 7대 중점과제의 일환이다.

마을관리소
행정안전부는 올해 지자체 10곳에 마을관리소를 조성한다. 사진은 성남시 은행2동 경기행복마을관리소다.


※ 7대 중점과제 : ① 긴급자동차 자동 진출입 시스템 구축 ② 중소기업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 설치 ③ 마을관리소 조성 ④ 교통약자를 위한 모바일 호출 서비스 ⑤ 가축분뇨 악취 저감 통합솔루션 ⑥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시스템 확산 ⑦ 지역 소상공인 희망대출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사업은 2020년 ‘주민생활 혁신사례’에 선정됐다. 마을관리소가 주민 생활 향상에 기여하는 지역 혁신 우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안부가 올해부터 전국에 마을관리소를 만드는 것이다.

마을관리소에서는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을관리소에서는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럼 마을관리소는 어떤 일을 할까? 마을회관이 주민 친목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면, 마을관리소는 노후주택 수리, 공구 대여, 홀몸노인 돌봄서비스, 우범지역 순찰, 안심귀가 서비스 등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을관리소가 주민들의 생활 불편 사항을 처리하는 안심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마을관리소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31개 지자체에 69개 소의 마을관리소를 운영하고 있다. 즉 경기도 모든 지자체에 마을관리소가 있다. 내가 사는 성남시에도 행복마을관리소(이하 마을관리소) 2개 소가 있다. 성남시 은행2동에 있는 마을관리소를 방문해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확인해 봤다.

마을관리소
마을관리소에 각종 공구가 가득하다. 주민들에게 무료로 대여한다


은행2동 마을관리소는 은행동 행정복지센터 옆에 있다. 주민 왕래가 많은 곳이다. 입구에 생활공구 대여소가 눈에 띈다. 각종 공구가 가득하다. 주민들에게 무료로 대여한다. 노후된 집을 수리할 때 필요한 공구들이다. 가정에서 사용 빈도가 낮은 고가의 공구를 구입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1인 가구에는 아주 유용한 서비스다. 장마철에 대비해 우산도 비치했다. 누구나 무료로 우산을 가져다 쓸 수 있다.

마을관리소
은행2동 마을관리소 지킴이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은행2동 마을관리소는 지난해 9월 1일 개소했다. 현재 김미영 사무원과 마을지킴이 4명 등 총 5명이 근무한다. 김미영 사무원에게 마을관리소 소개를 받았다. 근무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주 5일(토, 일 및 공휴일 제외) 일한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당 지역 주민을 마을지킴이로 고용했다.

은행2동은 오래된 단독주택, 빌라, 다세대 주택이 많다. 성남시에서 노령층이 가장 많은 동네다. 그래서 마을지킴이가 어느 동네보다 필요한 곳이다. 마을지킴이들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동네 곳곳을 순찰한다. 특히 연로한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집은 매일 방문해 안부를 확인한다. 

마을관리소
간단한 집수리가 아니라면 지자체와 연결해 리모델링을 연결해 준다.


마을관리소에서 하는 일 중 인기가 좋은 것은 집수리다. 전구, 수도꼭지 교체, 방충망 설치, 도배, 장판 교체까지 수리가 필요하다면 어느 곳이든 달려간다. 간단한 집수리가 아니라 고쳐야 할 곳이 많은 집은 성남시청과 연결해 수리해 준다. 물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대상이다.

마을관리소
마을관리소 덕분에 집수리를 하게 된 은행2동 김정자 할머니와 마을지킴이 임현숙 씨. 모녀처럼 다정하다.


이번에 마을관리소 도움으로 집수리를 하게 된 김정자(84) 할머니를 만나보니 너무 좋아하신다. 김 할머니는 “혼자 살기 때문에 집 고치기가 힘들죠. 마을관리소에 연락하니 전면 수리를 해 줘 뭐라고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마을관리소 지킴이가 아들딸처럼 보살펴주니 안심하고 살고 있습니다”라며 연신 칭찬을 한다.

홀몸 노인이 많은 은행2동은 마을지킴이가 꼭 필요하다. 정기적인 안부 확인은 물론 말벗 도움도 준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아들과 딸처럼 동행 산책뿐만 아니라 장을 보기 힘든 경우 장보기 서비스도 해 준다. 주민 누구나 무료로 칼도 갈아준다. 이렇게 소소한 일을 해 주니 마을관리소가 인기일 수밖에 없다.

마을관리소
마을지킴이들이 동네 곳곳을 다니며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마을지킴이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함에 따라 방역 활동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요즘같은 한여름에 동네 곳곳을 돌며 방역통을 매고 소독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수구, 골목길 등을 돌며 꼼꼼히 소독한다. 이런 노력은 지역 감염 확산 차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을관리소
단독주택가는 재활용 분리수거가 쉽지 않다. 마을지킴이들이 분리배출 안내와 수거를 하며 환경보호에도 앞장선다.


환경보호 활동도 한다. 단독주택가는 아파트와 달리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가 잘 안 된다. 마을지킴이가 나서서 투명페트병을 모으고 쓰레기 분리배출 안내를 한다. 골목길을 돌며 불법 광고물 수거도 한다. 마을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도 마을지킴이가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을지킴이 임현숙 씨는 “제가 사는 마을을 지키는 일을 하게 돼 기쁩니다. 동네 구석구석을 알고 주민들도 다 알기 때문에 사전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아서 부모님 안부를 여쭈듯 매일 방문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밝게 웃었다.

마을관리소
마을관리소에서 주민들이 맡긴 칼을 갈아주고 있다.


마을관리소를 보니 아파트 관리사무소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이 일을 해서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 꼼꼼하게 챙겨줄 수 있다. 특히 고령자, 취약계층은 언제든지 마음 놓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런 마을관리소가 전국에 설치된다니 단독주택가에 사는 사람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은행2동 행복마을관리소를 담당하는 김미영 사무원은 “행복마을관리소는 사각지대와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찾아가는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행복마을관리소가 주민 안전과 행복은 물론 마을의 구심점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을관리소
은행2동 마을관리소에서 주민에게 나눠주는 냉장고 스티커다. 주민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가서 필요한 서비스를 해 주고 있다.


직접 마을관리소에 가 보니 단독주택가에 꼭 필요한 곳이다. 무엇보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아파트와 달리 동네 주민 간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아지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마을관리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주민 안전과 행복이 증진되길 기대한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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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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