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슈머는 뭐고 치팅데이는 또 뭔데?”
아직 학교에 다니는 나조차도 휙휙 바뀌는 줄임말과 신조어, 외래어를 곧바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요즘은 어느 때나 있었던 10대들만의 문화라고 보기 어렵다. 청소년들의 향유 문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온갖 광고와 거리의 선전 문구, 메뉴 등으로 등장한다.
국립국어원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진행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들. |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낯선 외래어와 외국어, 그리고 어려운 한자를 선별해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우리말 다듬기’ 사업을 진행해 우리말로 순화한 신조어 145개를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말 다듬기, 모두가 함께해요. |
식단 조절 기간 중 하루는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는 날을 뜻하는 치팅데이 대신 먹요일이라는 단어를 보고 귀여우면서도 바로 직관적으로 의미가 떠올랐다. 오락적 소비자 또한 즐기기 위한 소비를 하는 사람,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르는 브이로그라는 단어는 영상일기로 다듬어진 우리말을 통해 알고 있던 단어들도 의미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다양한 외래어들과 신조어들이 우리말로 바뀌었다. |
언어는 혼자 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나 혼자 ‘이렇게 써야지!’ 결심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간단하게 카드뉴스를 만들어 공유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다. 그러나 요즘 사용되는 외래어들은 의사소통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다. 친구들도 다듬은 단어들을 보고 귀엽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국립국어원의 다양한 우리말 지키기 정책들을 보며 특히 ‘공공언어 감수’가 눈에 들어왔다. 재작년에 한 유튜버가 김밥을 ‘코리안 스시’로 소개하여 논란이 된 사건이 기억났다.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그 영상은 지워졌지만, 제목부터 ‘코리안 스시’인 다른 동영상을 찾았다. 무려 조회 수가 500만 회를 넘는다. 그 500만 명의 시청자가 김밥을 한국식 스시라고 알고 봤을 생각을 하니 안타까우면서도 조금은 답답했다.
김밥이 코리안 스시로 소개되고, 키오스크를 처음 봤던 문장이다. |
한국어가 외국어로 잘못 번역되어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어를 그대로 들여와 이해에 어려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익숙해진 ‘키오스크’의 존재도 그렇다. 처음 식당에 가서 키오스크를 마주했을 때 ‘오더는 키오스크에서 해주세요’라는 말을 보고 느낀 당혹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키오스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키오스크를 찾아 헤맸었다.
공공언어에서는 그동안 어려워서 불편했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공공언어를 제보하고 감수받을 수 있다. 우리말 다듬기와 공공언어 감수를 활용해서, 언어가 진정한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작동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국립국어원 누리집 : https://www.korea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