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간에서는 당연히 이세돌 9단의 낙승을 점쳤다. 인간이 인공지능(AI)에게 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둔 것 자체가 놀라울 정도로 인식은 바뀌었다.
이후,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발은 급물살을 탔다. 5년이 지난 현재, 로봇은 사람의 서빙을 대신할 정도로 발달했고, 5G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은 레벨2를 넘어 레벨3을 앞두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2021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 |
이러한 과학기술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바로 2021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12월 22~24일). 이번 과학기술대전의 핵심은 탄소중립과 코로나19 이후 의료환경 변화, 한국판 뉴딜 2.0과 디지털 뉴딜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학기술이 적용된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먼저, 탄소중립으로 인한 생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번 과학기술대전에서도 다양한 탄소중립 관련 부스가 운영됐다. 특히, ‘수소’와 ‘바이오 에너지’가 눈에 띄었다. 만약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탄소중립 부스. |
먼저, 석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와 수소를 바탕으로 한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인 ‘매연’도 잡고, 관련 산업의 활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확충된다.
둘째, 대중교통에서도 수소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현재는 일부 지자체에서 소수의 수소전기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소충전소가 더 상용화된다면 수소버스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또한, KTX와 같은 기차도 수소를 연료로 하게 된다.
수소가 에너지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
실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수소연료전지열차를 선보였는데, 이 열차는 1회 충전에 600km/h를 달릴 수 있고, 전력 인프라가 필요 없어 초기 설계 비용도 저렴하다. 또한 물만 배출돼 기존 운행 중인 KTX-이음보다 더 뛰어난, 진정한 친환경 열차인 셈이다.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2.0이 만나면, 환경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눈길을 사로잡은 게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비닐봉지. 이 비닐봉지는 매립 후 1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해되는데, 기존 비닐봉지가 500년 이상 분해되지 않는 점에 비해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독 비닐봉지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탄소중립인 셈이다.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비닐봉지는 자연스럽게 분해된다. |
코로나19로 바뀔 의료 환경도 과학기술대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지능형 물품 이송 및 배달 로봇 시스템. 이는 코로나19 생활치료병동이나 입원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음식, 물품을 전달할 때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배달 로봇이 목적지에서 물품을 내려놓는 시스템인데, 간호사의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대면’에 중점을 뒀다. 해당 로봇에는 자율주행 기술과 테이블 탐지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배달 로봇. |
두 번째는 격리병실 치료장비 원격 모니터링 및 조작 시스템. 현장 의료진의 업무 환경과 의료진의 감염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연구를 시작했는데, 키오스크를 통해 격리병실 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격리병실 내외의 의료진 간 의사소통을 지원하게 된다.
해당 시스템은 코로나19 외에도 사용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중환자실 전문 의료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병원에 적용할 수 있고, 코로나19 외에 법정 감염병 중환자 치료 현장에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시스템을 적용한 기기는 현재 개발을 마쳤으며, 추가 개발 및 의료기기 등록 등을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중환자실과 감염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된다. |
마지막은 검체 채취 로봇. 지금까지는 의료진이 직접 검체를 채취했는데, 검체 채취 로봇은 로봇이 직접 사람의 검체를 채취한다.
의료진 대신 로봇이 하게 되니, 완전한 비대면을 이루게 되는데, 현재까지의 개발은 검체 채취까지만 진행되며, 추후 검체를 안전하게 검체통에 넣고 보관하는 것까지 완료되면 역시 상용화될 예정이다.
검체 채취 로봇. |
2021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에서 본 미래의 모습. 대부분의 연구는 2022~2023년에 마무리되고 이후 상용화 단계를 거쳐 우리 삶에 들어오게 된다. 보통 상용화까지의 기간을 2~3년으로 잡으니, 한국판 뉴딜 2.0이 완료되는 2025년 쯤에는 위에서 봤던 많은 기술들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