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기사를 통해서만 접했던 새만금. 거대한 간척지 위에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이 조성되어 있었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잼버리 대회는 처음 계획됐던 것과 다르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영외 프로그램과 지역연계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일일 스카우트 대원이 된 마음으로 새만금 주변의 대한민국 보물들을 찾아다녀 봤다.
내가 찾은 첫 번째 보물은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다. 잼버리 기간 동안에는 스카우트 대원에게만 공개되고 있고 행사 종료 후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인데 대한민국의 다양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교육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은 물론, 환경과 신기술에 관심 많은 청년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에너지테마파크 내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새만금 메타버스 체험관이었다.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가득한 체험관에는 영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스카우트 단원들로 가득했다. 가상현실 오토바이, 자이로 VR 등 기회가 된다면 나 역시 줄을 서서 체험해 보고 싶을 정도였는데, 체험을 마친 스카우트 대원은 “VR 체험은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현실 같았다”며 한껏 웃어 보였다.
현재 폭염으로 인해 영내 프로그램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영외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탄력 운영하고 있는데, 새만금에서 차로 30분 미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내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행을 좋아하는 국내 여행객에게도 이미 유명한 내소사는 영외 프로그램으로 템플스테이 체험이 운영 중이었다.
주차를 마치고 걸어가는 길, 내소사의 보물 전나무 숲길을 걷자 더위가 한껏 가시는 느낌이었다. 고즈넉한 내소사와 울창한 나무 사이로 템플스테이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 프로그램이 진행되기에 안쪽까지 둘러보진 못했지만, 시간이 된다면 꼭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방문한 세 번째 보물은 새만금 스카우트장을 품은 새만금 방조제, 그리고 그 끝에 위치한 고군산군도다. 고군산군도는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될 정도로 훌륭한 경관을 가지고 있는 곳이자 선유도 등 보물 같은 섬이 모인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중 하나다. 한쪽에는 뻥 뚫린 바다가, 다른 한쪽에는 대규모 간척지인 새만금을 품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고군산군도를 마주할 수 있다.
63개의 섬이 모여 아름다움을 뽐내던 고군산군도.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곳에서 영외 활동으로 트래킹을 진행하며 고군산군도의 매력을 느낄 예정이라고 한다. 무녀도에 내려 직접 걸어보니 선선한 바닷바람과 수많은 섬이 조화를 이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걷던 한 여행객은 “전라북도 도민은 잼버리 일일방문객 프로그램이 무료길래 가족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안에 방문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라며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니 바닷바람에 더위가 사그라지는 것 같고 무엇보다 자연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음에도 오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조직위는 이번 잼버리를 진행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문화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잘 나타내는 곳 중 하나는 익산의 왕궁리 유적이다. 왕궁리 유적 역시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된 대표 관광지이자 역사 명소로 꼽힌다. 주변 역사박물관 등과 연계해 스카우트 대원들이 대한민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된 프로그램은 이번 잼버리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더해 줄 것 같았다.
유례 없던 폭염과 아쉬웠던 초반 운영으로 조금은 주춤하던 잼버리 대회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 및 지자체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조금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세계의 많은 청소년이 잼버리를 넘어 대한민국을 기억하는 축제인 만큼 대한민국의 숨은 보물들을 마주하며 좋은 기억을 안고 행사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