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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건넌 조선의 외교, 다시 닻을 올리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열린 특별전 '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조선통신사선의 외교 여정과 설계도·항해 일지로 재현된 항해 등 소개
21세기 기술로 역사와 현재가 만나는 현장 생생히 담아

2025.11.12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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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에서 만난 조선통신사선의 귀환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 '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 조선통신사선 항해'가 전시되고 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 '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 조선통신사선 항해'가 전시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마련한 특별전 '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 조선통신사선 항해'가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400년 전 한일 외교의 바다를 건넜던 조선통신사선이 다시 항로를 되찾는 순간을 생생히 보여준다.

2025년, 세계 각국이 APEC 무대에서 새로운 협력 질서를 논의하는 시점에, 목포의 해양연구소 전시장은 과거의 바다를 통해 미래 외교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앞 해상에 정박해 있는 재현선과 해양 작업선.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앞 해상에 정박해 있는 재현선과 해양 작업선.

◆ 조선의 기술이 외교로 이어지는 현장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차례 파견된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고 평화를 모색한 외교 사절단이었다.

조선 국왕의 국서를 일본 막부에 전달하며 정치적 화해를 이끌었고, 동시에 학문과 예술을 교류한 문화사절로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한일 양국의 외교와 문화 교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항행하는 조선통신사 재현선. (출처=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항행하는 조선통신사 재현선. (출처=국립해양유산연구소 제공)

조선통신사선은 정사(正使)·부사(副使)·종사관(從事官)이 탑승한 '기선(騎船)'과 물품을 운반한 '복선(卜船)' 여섯 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강원도산 소나무 900그루를 사용해 길이 약 34.5m, 너비 9.3m, 깊이 3.0m, 총 137톤 급으로 복원된 선체는 전통 조선술과 현대 항해 기술이 결합된 '살아있는 외교 유산'이다.

선수에는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귀면(鬼面)이 새겨져 있고, 돛 위의 꿩깃 오량(五兩)은 바람의 방향을 읽는 정교한 항해 장치로 조선 장인들의 기술력을 상징한다.

◆ 기록으로 되살아난 200년의 항로

통신사선을 유심히 관찰하는 아이와 함께 온 관람객.
통신사선을 유심히 관찰하는 아이와 함께 온 관람객.

이번 전시는 2015~2018년 조선통신사 정사기선 재현 사업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다.

연구진은 문헌과 회화 자료, '마도 4호선' 발굴 결과를 토대로 조선의 조선술과 항해 기술을 복원했으며, 복원선은 실제 항해에도 성공했다.

2023년에는 제12차 통신사의 종착지였던 쓰시마까지, 2024년에는 시모노세키항까지 항해했으며, 2025년에는 부산에서 오사카까지 261년 만의 항로를 완주하며 과거 외교의 길을 오늘의 기술과 협력으로 되살렸다.

이 복원 항해는 과거 외교의 길을 오늘날의 기술과 협력으로 되살린 역사적 사건이었다.

전시는 세 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조선통신사, 한일의 바다를 잇다'에서는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신뢰를 복원한 외교의 여정을, 2부 '사라진 배, 기록과 손길로 되살리다'에서는 조선의 설계도와 항해 일지를 바탕으로 복원된 과정을, 3부 '조선통신사선, 다시 바다를 건너다'에서는 21세기 기술로 재현된 항해의 영상과 디지털 기록을 통해 역사가 현재와 만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 조선통신사의 항로, 9개월의 기록

제작 중인 재현선 모형.
제작 중인 재현선 모형.

1719년 제11차 조선통신사는 정사 조엄(趙曮, 1649~1719), 부사 이정귀(李正龜), 종사관 조태억(趙泰億)이 이끌었다.

조엄이 사행 중 병으로 별세하자, 귀국 후 보고와 기록은 종사관 조태억이 맡았다.

이 여정의 상세 기록은 그가 남긴 『해행총재(海行摠載)』와 『통신사행록(通信使行錄)』 등을 통해 전해진다.

사행단은 1719년 4월 11일 창덕궁에서 출발해, 4월 21일 조엄의 본가인 경상북도 고령에서 행장을 정비하고, 5월 7일 국왕에게 하직 인사를 올렸다.

이후 5월 13일 부산에 도착, 6월 20일 쓰시마, 7월 19일 이키섬, 8월 1일 아이노시마를 거쳐 8월 28일 우노하라(현 시모노세키 인근) 도착, 9월 1일 오사카, 9월 27일 에도(도쿄) 입성에 이르렀다.

10월 1일 국서를 전달하고 10월 7일 막부의 회답을 받은 뒤, 11월 1일 귀로에 올라 12월 20일 쓰시마에 복귀했다.

마지막으로 1720년 1월 6일 부산 도착, 1월 24일 한양에 복명하며 장대한 항해를 마쳤다.

총 9개월에 걸친 이 항해는 조선과 일본이 학문·예술·과학기술을 교류한 실질적 네트워크의 형성이자, 동아시아 해상 교류의 실체를 증명한 외교의 기록이었다.

1624년(인조 2년) 제3차 통신사 일행 사행 기록화, 관영조선인내조권(觀營朝鮮人來朝卷).
1624년(인조 2년) 제3차 통신사 일행 사행 기록화, 관영조선인내조권(觀營朝鮮人來朝卷).

1624년 제3차 사행 당시 일본 화가가 그린 '관영조선인내조권(觀營朝鮮人來朝卷)'은 조선 사신단의 일본 도착 장면을 화려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일본이 통신사 방문을 국가적 행사로 기념한 사례다.

이 그림과 '사행도권(使行圖卷)으로 불리는 행렬도 두루마리에는 깃발을 든 수행원과 말을 탄 사신, 북과 나팔을 든 악공이 등장하며, 사행의 질서와 위엄을 생생히 전한다.

이러한 시각 자료는 예술품으로의 가치뿐 아니라, 외교 의례의 기록물이자 양국 간 문명 교류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벽면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계미수사록』, 『신미통신사일록』, 『증정교린지』, 『헌성유고』가 전시되어 있으며, 일본 사가현립 나고야성 박물관의 <조선통신사정사관선도>도 함께 소개된다.

조선 사절단의 항해 경로와 외교 절차, 선박 구조를 세밀히 기록한 이 자료들은 동아시아 해상 외교의 실체를 입증하는 귀중한 사료다.

서울 송파구에서 방문한 역사연구회원 문○규씨는 "배 한 척이 이렇게 많은 사람과 문화를 실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라고 말했으며, 동행한 일행은 "조선통신사선은 기술과 예술, 외교가 융합된 산물로, 양국이 과거를 존중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협력의 상징" 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 평화를 실은 바다, 협력의 항로로 이어지다

오량: 꿩의 꼬리깃으로 만든 항해 장치로, 돛대 꼭대기에 꽂아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감지.
오량: 꿩의 꼬리깃으로 만든 항해 장치로, 돛대 꼭대기에 꽂아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감지.

조선통신사선은 과거의 화해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 외교의 상징이며, 기술과 신뢰가 결합된 한일 공동연구의 결실이다.

경제와 안보, 기술이 복잡하게 얽힌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이번 전시는 대립과 단절이 아닌 협력과 교류의 의미를 일깨운다.

목포해양유물전시관의 잔잔한 수면 위로 비치는 복원선의 그림자는 마치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과거의 외교가 닻을 들어 바다를 건넜던 것처럼, 오늘의 외교도 협조와 신뢰로 나아가야 한다"

조선통신사선은 역사의 유물만이 아니라, 평화를 향한 항해의 기억이자,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출항의 상징일 것이다.

☞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잇다, 건너다, 나아가다: 조선통신사선 항해」바로 가기

☞ (보도자료) 한일 교류 상징 '조선통신사선' 항로 재현의 역사 담은 특별전 개최

정재영
정책기자단|정재영
cndu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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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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