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의 어떤 점을 보고 투표하실 건가요?”
“아, 전 정책을 보는데요. 그냥 공약이 아니라 지킬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하죠.”
바삐 걷는데 모 방송국이라며 말을 걸었다. 앞에는 익숙한 방송사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기자는 대선에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듣는 중이라며 내게 질문을 했다. 약속이 급해 촬영은 못 했지만, 간단하게 대답했다. 기자는 “이번 선거에서 정책을 보신다는 분이 많네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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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 투표를 독려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곳곳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거리에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유세차량에서 선거사무원들이 외치며 인사하고 있다. 굳이 밖을 나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인터넷에도, TV에도 대선후보의 토론회와 선거 홍보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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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일과 사전투표를 기억하자.(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
그런데 하필 미리 정해 놓은 이삿날과 겹쳤다.“온종일 바쁠 텐데, 왜 그날로 했냐”는 엄마의 말에 당당히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나도 처음에는 아차 싶었지만 괜찮다. 나처럼 대선 당일 투표가 어려운 경우, 3월 4~5일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확진자들이 늘고 있는데, 코로나 걸린 사람들은 투표할 수 있어?”
건강에 염려가 많은 엄마는 코로나19 확진자에 관해 걱정했다. 이 역시 알아두면 좋겠다. 지난 2월 16일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감염병에 의한 격리자 등의 선거권이 보장됐다.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선거권 행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교통편의 서비스 제공 등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나 격리자는 따로 3월 9일인 선거일 오후 6시~7시 30분까지 투표를 할 수 있다. 물론 안전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두는 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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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 앞에 세워진 선거 관련 조형물. |
엄마와 이런저런 대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문득 시카고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가 떠올랐다. 몇 년 전에 바빠서 못 했다고 아쉬워했는데, 올해는 어떨까.
“여기는 2월 23일부터 시작했어.”
“이미 시작했구나. 참 너 지난번에 투표 못 했다고 이러다 명부에서 삭제되는 것 아니냐고 했잖아. 이제 관계 없나봐.”
친구와 메시지를 나누다가 올해부터는 재외선거 영구명부제가 개정된 점을 알려줬다. 지금까진 2회 이상 재외선거에 투표하지 않았다면 명부에서 삭제됐는데, 앞으론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명부에 등재된다. 또 재외투표소 추가 설치 요건도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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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에서 후보들의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
이런 관심과 무색하게 대선 후보 현수막이나 벽보가 훼손됐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경찰은 투표 당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집회 및 선거 폭력이나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을 훼손, 철거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따른다니 주의해야겠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디지털 증거물 인증서비스를 활용, 사진 조작 등을 방지해 공명선거를 돕고 있다. 혹 선거 법규에 대한 안내나 위반행위 신고는 1390에 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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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역사관에서 선거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출처=사이버선거역사관 누리집) |
선거가 가까워지니, 관련 이벤트도 많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서 희망 공약을 제안하거나 선거 사진 공모전에 참가할 수도 있다. 직접 투표에 참여하지 못 하는 아이들은 사이버선거역사관에서 선거에 관련해 배우거나 선거 체험을 해보면 어떨까. 나 역시 아이들과 선거에 관한 내용을 보니, 미처 생각 못 한 재밌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지금껏 대통령선거일이 수요일이라는 걸 간과했는데, 법으로 정해져 있었다. 투표일은 공직선거법으로 대통령 임기 만료 전 70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이다. 수요일이 아닌 경우 연휴로 투표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또 시각장애인에게는 점자형 투표안내문과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CD가 제공되며, 선거일에 차량과 활동보조인이 무료로 지원된다. 알고 보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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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관련한 내용이 쓰여진 조형물. |
“우리 애는 자기 표로 다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이번 선거는 만 18세 이상이 투표하는 첫 대통령선거다. 올해 첫 대선투표를 하게 된 친구 아들은 중대한 투표에 참여해 뿌듯해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친구 아들 한 표만으로 결정은 안 되지만, 그 한 표가 모여 대통령이 당선되니까 틀린 소린 아니다. 첫 투표를 할 친구 아들의 마음처럼, 모두가 소신을 다해 한 표를 행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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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에 선거 공보물이 가득하다. |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 다가왔다. 향후 5년을 좌우할 투표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 아니었던가. 아파트 우편함에는 선거 공보물이 꽃처럼 피어 있었다. 묵직한 선거 공보물에는 저마다의 공약이 가득하다. 모쪼록 그 무게를 후보들이 잊지 않길 기대한다. 이제 27일쯤에는 거소투표용지와 투표안내문이 발송된다. 곧 다가올 대통령선거에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기울여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한 표를 행사하면 좋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 https://nec.go.kr/site/vt/main.do#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역사관 : http://museum.nec.go.kr/museum2018/main/main.do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