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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 마음을 위로해 줄 ‘11월의 독서산책’

2021.11.11 정책브리핑 이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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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 마음을 위로해 줄 ‘11월의 독서산책’

  • 독서산책
  • 알록달록한 낙엽이 지기 시작한 11월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 [문학] 일기 日記
  • 우리가 각자 건강해서, 또 봅시다. 언제고 어디에서든 다시
  • [인문예술] 한국의 능력주의
  • 사회적 성취를 위한 ‘노력’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 [사회과학] 정치란 무엇인가?
  • 「정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전수되어 오늘 우리가 사용하게 되었는지 추적한다
  • [자연과학] 데이터 과학자의 사고법: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통계학적 통찰의 힘
  • 불확실성은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해야 합니다
  • [실용일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 농촌에서 농민들이 줄 것은 쌀뿐이라며 쌀을 주실 때마다 그 묵직한 무게가 나를 죄인으로 만들곤 한다
  • [그림·책동화] 우주 택배: 우리에게 지구는 너무 좁다.
  • 지구와 우주의 홈쇼핑이 통합되고, 서로 사용하는 물건을 택배로 손쉽게 주고받는 우주 시대
  • [청소년]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
  • 동화는 정말 미세한 세계를 다루기를 좋아한다
  •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 독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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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과학] 정치란 무엇인가?
  • 「정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전수되어 오늘 우리가 사용하게 되었는지 추적한다
  • [자연과학] 데이터 과학자의 사고법: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통계학적 통찰의 힘
  • 불확실성은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해야 합니다
  • [실용일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 농촌에서 농민들이 줄 것은 쌀뿐이라며 쌀을 주실 때마다 그 묵직한 무게가 나를 죄인으로 만들곤 한다
  • [그림·책동화] 우주 택배: 우리에게 지구는 너무 좁다.
  • 지구와 우주의 홈쇼핑이 통합되고, 서로 사용하는 물건을 택배로 손쉽게 주고받는 우주 시대
  • [청소년]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
  • 동화는 정말 미세한 세계를 다루기를 좋아한다
  •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알록달록한 낙엽이 지기 시작한 11월
어느덧 아름답게 피었던 단풍과 작별하고, 깊어져가는 가을의 끝자락에 여러분의 마음을 위로해 줄 11월의 추천도서를 소개합니다. 

1. [문학] 일기 日記 | 황정은, 창비

“건강하시기를. 오랫동안 이 말을 마지막 인사로 써왔다. 불완전하고 모호하고 순진한 데다 공평하지 않은 말이라는 것을 알지만, 늘 마음을 담아 썼다. 당신이 내내 건강하기를 바랐다. 지금도 당신의 건강, 그걸 바라고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우리가 각자 건강해서, 또 봅시다. 언제고 어디에서든 다시.”  


이 책은 소설가 황정은의 첫 산문집이다. 이 사실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간 작가가 소설에서 풀어내지 못한 사회적 관심사들 때문이 아닐까. 그것에다 작가의 일상적 이야기까지, 독자들은 이 책을 오래 기다려왔을 것이다. 작가는 제목을 『일기 日記』라고 붙인 데에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어떤 사람의 사사로운 기록이기도 해서, 그것이 궁금하지 않은 독자들이 잘 피해갈 수 있도록”. 이 세심한 배려가 이 책을 펴내는 작가의 마음의 일부일 거라고 짐작해 본다.

작가는 누구인가, 종종 그런 질문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자신을 보는 눈, 이웃을 보는 눈, 그리고 사회와 세계를 보는 눈을 동시에 가진 사람.

소설가 황정은은 일기를 쓴다. 직업병이기도 한 허리디스크 때문에 근육 운동을 하는 이야기, 동거인과 저녁으로 가지를 요리해 먹는 이야기, 수세미와 제라늄과 떡갈나무를 키우는 이야기. 그리고 2017년 이후 매년 방문하는 목포행 기록과 혐오와 아동 폭력과 인권에 대해서, 그가 본 사회의 크고 작은, 아니 잊어서는 안 될 문제적 사고들에 대해서. 필요한 글들을 그저 사사로운 기록이라고 부르기에 이 가볍고 작은 판형의 책은 너무나 묵직하고 크다. 울림과 여운이.

책을 다 덮고 나서도, 어쩐지 한 권 다 읽었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어서 『일기 日記2』를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마도 그가 남긴 시대적 아픔에 관한 질문들 때문이리라. 사는 동안 우리가 기여해야 하는 모든 것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다들 평안하시기를.

_조경란 위원, 소설가

2. [인문예술] 한국의 능력주의 | 박권일, 이데아

“세상에는 1루를 밟지 못한 사람, 아예 야구 경기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도 적지 않다. 어떤 이들은 뛰어난 재능을 가졌어도 불우한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교 입학은 꿈도 꾸지 못한다. 심지어 사회적 성취를 위한 ‘노력’ 자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최근 10여 년간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같이 사뭇 날선 표현들이나 “빌거”(빌라 거지), “휴거”(휴먼시아 거지) 같은 적나라한 조롱과 혐오 표현들이 회자되어 왔다. 사회적 불평등이 점점 더 심화되어 가는 이면에는 부유함과 가난함을 능력 및 노력의 차이로 정당화하려는 놀라운 심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심성의 기저에는 어떠한 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인 박권일 선생은 그것을 능력주의(meritocracy)로 규정하고 있다. 능력주의라는 개념은 능력이나 업적을 뜻하는 merit라는 단어와 힘이나 권력을 의미하는 cracy라는 말이 합쳐서 만들어진 말이다. 따라서 능력주의는 말뜻 그대로, 세습적인 신분이나 특권이 아니라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기초해서 평가하고 분배하자는 관점을 가리킨다.

그런데 서양의 여러 나라들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능력주의가 큰 쟁점이 되는 이유는,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원리인 줄 알았던 능력주의가 사실은 또 다른 세습과 특권의 원리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명문대 입학생 대부분이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제 별로 놀라운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또한 언론들은 대학 입시와 관련된 불법과 불공정한 행태를 ‘아빠 찬스’, ‘엄마 찬스’ 같은 귀여운(?) 표현들로 눙치고 있다. 이런 사실들은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능력주의가 세습과 특권의 원리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저자는 전통 시대의 과거제에 기원을 둔 한국 능력주의의 원형을 해방 이후 “우승열패의 쟁취장”으로 정착된 고시제도에서 찾으면서, 한국의 능력주의가 지닌 다양한 측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나라들과의 사회문화적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가 능력주의 이데올로기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다면적인 검토는 능력주의의 폐단을 잘 드러내줄뿐더러, 능력주의의 바탕 위에서 형성된 최근의 공정성 담론의 문제점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의 각별한 장점은 주로 규범적 측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온 능력주의가 근현대 한국 사회의 현실 제도 속에서 어떻게 기능해 왔으며, 신자유주의 전환 이후 한국 사회에서 왜 능력주의가 젊은 세대들에게 유일한 공정성의 기준으로 각광받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능력주의 현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제도화되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면화되었는지 살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_진태원 위원, 성공회대 연구교수

3. [사회과학] 정치란 무엇인가? | 함재봉, 에이치프레스

“「정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전수되어 오늘 우리가 사용하게 되었는지 추적한다. 영국의 정치학자 마이클 오크숏은 「교육이란 잠시 긴박한 현실로부터 벗어나 인류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영원토록 이어오고 있는 대화의 내용을 들어보라고 초대받는 것」이라고 하였다.”

흔히 정치란 싸움판이고 아수라장이고 복수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 무렵 서양 민주주의의 고향인 그리스에서 정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 사적 영역을 넘어서 공적 영역에서 공적인 평화와 공적인 번영을 추구하는 고상한 인간 행위였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그런 최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공동체인 공적 영역을 조직할 줄 아는 ‘정치적 동물’이라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어의 대부분은 서양의 언어를 두 글자로 조합된 한자어로 번역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치政治’라는 말도 그렇다. 말이 제대로 서야 사회의 질서가 생긴다. 말의 뜻이 희미해지면 세상이 혼란해진다. 함재봉은 정치라는 개념어의 바른 뜻을 되새겨 먹고사는 민생에 몰두하는 경제의 논리를 넘어서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행위로서의 정치의 의미를 상기시킨다.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리스, 로마와 피렌체를 거쳐 미국에 도달하여 대한민국에 전달된 민주주의의 역사를 일필휘지로 보여준다. 정치에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함재봉은 책의 부록으로 페리클레스, 안토니, 링컨, 처칠,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레이건, 오바마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역사에서 기억되어야 할 명연설들을 정성스럽게 번역하여 영문과 함께 독자들과 공유한다. QR코드로 연결하면 저자의 감동을 자아내는 국어와 영어 낭독을 들을 수도 있어서 영어 공부는 물론 정치 연설 연습에도 도움이 된다. 대한민국의 시민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특히 정치인이나 정치 활동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_정수복 위원, 사회학자/작가

4. [자연과학] 데이터 과학자의 사고법: 더 나은 선택을 위한 통계학적 통찰의 힘 | 김용대, 김영사

“불확실성은 완전히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 살아가지만 정작 그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하면 그 데이터를 잘 이해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른다. 당장 코로나 확진율의 의미는 무엇인지, 백신은 과연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조사 주체마다 서로 다른 대선 후보 지지율의 이유는 무엇인지, 각종 경제지표의 등락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은 꼭 필요한 생활의 지식인데도 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으며 많은 오해가 난무한다. 데이터 과학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데이터 과학은 의학자로부터 경제학자까지, 기상학자로부터 정치학자까지 모두가 활용하는 기본 지식이며 일반 시민들도 알아야 하는 삶의 도구가 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데이터 과학의 전모를 일반 시민들도 알기 쉽게 여러 예를 들어 평이하고 명료하게 서술하였다. 또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윤리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뜨거운 주제 역시 빼놓지 않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데이터의 홍수에 떠내려가지 않고 중심을 잡는 시민이 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_권복규 위원, 이화여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

5. [실용일반]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 정은정, 한티재

“농촌에서 농민들이 줄 것은 쌀뿐이라며 쌀을 주실 때마다 그 묵직한 무게가 나를 죄인으로 만들곤 한다. 쌀과 소시지에는 저울로 재어지지 않는 생명의 무게가 깃들어 있지만 내 말과 글에는 그만큼의 무게가 있는지 전혀 확신할 수 없어서이다.” 

부제목은 ‘농촌사회학자 정은정의 밥과 노동, 우리 시대에 관한 에세이.’ 먹을거리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와 함께 농부, 외국인 노동자, 외식 자영업자, 배달노동자, 학교급식 노동자 등 그 관계를 이루는 이들이 처한 현실을 짚어 본다. 밥의 사회학이자 인류학이며 윤리학이다.

저자는 “우리가 먹는 밥을 위해 무게를 더 많이 지는 이들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짧은 순간이 농민, 요식업 종사자, 배달 기사 등의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노동의 시간이 된다.

저자는 “사람과 자연 모두가 상처받은 밥상을 무람없이 받아 들고 입만 흥겹고 배만 두둑해진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입만 흥겹고 배만 두둑해지는’ 가운데 농민이, 청년노동자가, 학교급식 영역 바깥 청소년들이 소외된다. 청년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누군가의 먹을거리를 생산해 온 이주노동자가 추위 속에 목숨을 잃는다.

“기름때 묻은 공구와 함께 발견된 구의역 김 군의 숟가락은 인간의 식사란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깨끗하게 닦인 수저로, 자리에 앉아 여유 있게 먹는 밥을 인간의 식사라 한다면, 김 군은 안전문 수리를 하면서 제대로 식사를 한 적이 몇 번이나 될까.”

저자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에 깊이 주목하고자 한다. 왜일까?
“코로나19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이 자리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은 자영업자들이다.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많은 자영업자가 있는 한국은 인구의 4분의 1 정도가 근로는 하되 임금은 알아서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 고통의 심연에는 농촌의 고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확신 때문에 내게 자영업 문제는 농촌의 문제이다. 그래서 지겨우리만치 농촌·농업·농민 문제와 더불어 자영업자 문제에 천착, 아니 집착하며 글을 써 왔다.”

_표정훈 위원, 평론가

6. [그림·책동화] 우주 택배: 우리에게 지구는 너무 좁다. | 이수현, 시공주니어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지구와 우주의 홈쇼핑이 통합되고, 서로 사용하는 물건을 택배로 손쉽게 주고받는 우주 시대!”

우주 택배를 소재로 한 가벼우면서도 재밌는 어린이 SF 그림책. 우주 여행이 일상화된 미래, 수롱이네 농장에서 나온 팝콘 옥수수가 우주 홈쇼핑에서 방영되고, 외계인으로부터 첫 주문이 들어온다. 평소 우주에 가보고 싶었던 수롱이는 엄마 아빠가 한 눈을 판 사이 몰래 택배 상자에 숨어 들어가 우주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우주 택배 기사를 만나 어느 행성에서나 적응할 수 있는 신기한 조끼를 건네받고 배송 일을 시작한다. ‘우주’라는 광대한 세계에 ‘택배’라는 일상적 소재를 결합해 우주라는 세계에 친근하게 한 발 들여 놓게 한다. 먼 세계로 떠나고 조금 성장해 돌아오는 성장담의 전형적인 구조를 안정적으로 펼치면서도, 우주, 우주인, 우주여행에 대한 상상을 해보게 한다.

그런데 수롱이네 농장에서 나온 팝콘 옥수수는 우주 택배 중에 뜨거운 우주 열기로 터지고, 팝콘은 전 우주로 쏟아 진다. 덕분에 수롱이네 팝콘 옥수수는 전 우주적 히트상품이 되어 주문이 밀려든다는 이야기. 아이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 유쾌한 스타일의 일러스트, 또 일러스트 안에 깨알처럼 숨겨 놓은 여러 물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누리호 발사, 민간 우주여행 등으로 어느 때보다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로 우주로 향한 과학적 실험들이 이뤄지는 시대, 아이들이 부담 없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다. 때론 모든 것은 재미에서 시작한다. 이 그림책으로 우주가 궁금해지면 보다 과학적인 논픽션 책으로 건너가게 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는 책이다.

_최현미 위원, 문화일보 문화부장

7. [청소년]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 「그림 동화」의 인류학 | 오선민, 봄날의박씨

“동화 속 존재들은 모두 작다. 지푸라기 한 올, 그 한 올에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숯덩이 하나, 두 눈 커다랗게 뜨고 보아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콩 한 알. 동화는 정말 미세한 세계를 다루기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 아빠와 엄마 혹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읽어주시던 동화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 동화 속 주인공처럼 착하고 바르게 살면 행복한 인생이 보장될까.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세상을 경험하면서 청소년들은 성장통을 겪는다. 우리는 동화처럼 아름답고 완벽한 삶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으며 성장한다. 어른들이 말하는 성공한 인생, 행복한 인생은 환상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개별적 존재로서 인간은 탄생과 죽음으로 완성되지만 인류의 삶은 시작도 끝도 없는 모험이다. 자연과 공존하며 타인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얻는 과정에서 동화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권선징악처럼 뻔한 교훈만을 읽어낸다면 성장기의 독서는 얼마나 지루한 일인가.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장화 신은 고양이」, 「개구리 왕자」,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 등 익숙한 동화를 다시 읽으며 주인공이 만나는 동물과 식물, 요정과 마녀는 모두 동등한 자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이들은 이야기로 가득한 숲에서 만난다. 오선민은 『그림 동화』의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을 통해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너와 삶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놀라움은 공존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되고 당대의 진실을 담아낸다. 책은 변치 않는 가치를 담고 있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길러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세상을 하나의 고정된 틀로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변화 의지가 필요하다. 가르치는 배우는 독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독서가 필요한 시대다. 성숙한 나를 위해, 어제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오래전 읽은 동화책을 다시 꺼내 보는 건 어떨까.

_류대성 위원, 『읽기의 미래』 저자

이 중에 당신의 마음을 울리는 책 한 권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도 풍성한 책 추천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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