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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사

2024.04.22 외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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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 여러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재외동포청장님과 산하단체장 여러분, 대외직명대사, 국제관계대사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외교부를 떠난 지 4년 만에 다시 돌아와 장관으로서 재외공관장회의를 주재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간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 열정적으로 일해오신 공관장 여러분과 공관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땀흘려 이루어내신 성과와 정성스럽게 정리해 보내주신 정세분석 보고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바쁜 시간을 쪼개 일일이 전문을 읽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보호에 만전을 기하느라, 아니면 예기치 않았던 불가피한 사정이 생겨, 이번 회의에 참석하시지 못한 주유엔, 이스라엘, 이란, 레바논,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장께도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 지정학적 대전환기 ]

재외공관장 여러분,

우리는 요즘 거의 매일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불안한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걱정스러운데 계속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의 위기까지 겹쳐 국제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한반도를 포함한 인태지역도 예외가 아닙니다.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해온 북한은 이제 우리를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도발적 행동과 언사로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고, 남중국해의 갈등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안보와 경제, 기술이 상호 연동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안보 따로 경제 따로’ 외교가 이제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유주의와 권위주의간 진영 대립의 격화로 ‘가치 따로 국익 따로’의 이른바 ‘실리 외교’ 추구도 이제는 쉽지 않은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남북관계와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우리에게 주어진 지정학적 환경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그때그때 상황 논리에 따라 수동적으로 대처하는데 너무 익숙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자세로 외교정책과 현안을 다루기에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정학적 위기가 너무 복합적이고 우리의 국력과 위상, 그리고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너무 커졌습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전면에 나서거나 목소리를 내려 해도 세상의 주목을 받기 어려웠고, 변화를 만들어 내는 건 더더욱 어려웠지만, 이제는 우리의 선택과 결정이 세계의 평화, 번영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만큼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지정학적 대전환의 파장과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기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이 자리에 계신 공관장 여러분께서 외교의 최일선에서 피부로 느끼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지난 2개월간 미국 방문과 유엔 안보리 회의, G20, NATO 외교장관회의 참가를 통해 우리의 위상과 우리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외교부에 몸담았던 때가 오래전의 일이 아닌데도, 변화의 폭과 깊이에 상당히 놀란 것이 사실입니다.

[2024년 외교정책 방향]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대한민국이 지정학적 숙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더 큰 역할과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국제사회에 비친 우리의 모습과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아상(self image) 사이의 간극을 메꿔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국익을 수호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적극 기여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치열한 고민과 토론, 그리고 어려운 결단과 책임이 따릅니다.

금년도 재외공관장회의 주제를 “지정학적 전환기의 우리 외교 전략”으로 정한 것도 우리의 좌표를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중지를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글로벌 중추국가 다자외교]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행동지향적 비전입니다.

올해부터 2년간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되는 유엔 안보리는 우리에게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최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안에 대해 해당 지역 공관과 주유엔대표부, 본부내 여러 관련 부서들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며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오고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와의 양자관계에 미칠 단기적 비용과 부담을 감내하면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일관성을 유지하며, 규범기반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마찬가지로 규범 기반 국제질서에 대한 우리의 기여도 막연한 외교적 수사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가 한국전의 폐허를 딛고 놀라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침략을 불법화한 유엔헌장과 수출주도 경제에 유리한 GATT/WTO 다자무역체제 등 국제규범에 크게 힘입었기 때문이고,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이행하고 있는 것도 안보리 결의라는 규범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진만큼, 우리의 선택이 갖는 무게감 또한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는 지난달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주도한 가자지구 휴전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이를 확인한바 있습니다.

각국의 팽팽한 입장차로 인해 결의안이 또다시 부결될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우리를 포함한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의미있는 가교역할을 수행한 것입니다.

또 지난주에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결의안에 대해 찬성투표를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은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에 기반을 둔 정치적 프로세스를 촉진해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무가 곧 종료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을 대신할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논의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공관장 여러분들이 주재국을 상대로 열심히 설득해주신 덕분에 지지난 주 소집된 러시아 거부권 관련 유엔 총회 회의에서 많은 나라들이 우리와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유엔뿐만 아니라, G20, APEC, EAS, ARF, MIKTA 등 다양한 소다자 체제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될 것입니다.

NATO와 G7은 물론, 유럽과 오세아니아, 인도양, 북태평양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들과의 연대를 꾸준히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증진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6월에 개최되는 최초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이어 올해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이하는 아세안과도 10월에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열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협력 수준을 격상시킬 예정입니다.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와도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

중남미와는 최근 쿠바와의 역사적인 수교로 조성된 모멘텀을 이어나가 하반기에 페루 및 브라질에서 각각 개최되는 APEC과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력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걸프지역과의 관계에서는 작년 UAE, 사우디, 카타르 국빈방문 계기에 합의한 성과사업들이 우리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상외교를 통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계획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통과 타협의 촉진자, 개도국의 번영과 국제 공공재 증진에 기여하는 후원자, 새로운 국제규범 제정 작업을 주도하는 선도자 역할을 통해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차별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나가고자 합니다.

남들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분야에 자원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접근, 그것이 글로벌 중추국가 다자외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튼튼한 안보 외교]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주변국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강화하는 것은 우리 외교의 변함없는 최우선 과제입니다.

미국과는 작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이루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에서 강화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한미동맹을 핵기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확장억제 실행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캠프데이비드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여 한미일 협력을 속도감 있게 제도화해 나갈 것입니다.

일본과는 양국 관계 개선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나가는 한편, 민감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가면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에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해 나가고자 합니다.

중국과는 원칙있는 외교 기조를 견지하는 가운데 경제·인문교류 등 갈등요소가 적은 분야에서부터 착실하게 성과를 축적해 나감으로써 상호 신뢰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고자 합니다.

아울러, 가까운 장래에 개최될 한일중 정상회의가 양국관계 발전을 추동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러관계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기본적 제약 요소가 있지만, 최대한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에 진출 중인 우리 기업과 교민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억제·단념·대화의 총체적 접근을 통한 북한 비핵화 정책은 안보환경이나 남북관계의 부침과 상관없이 일관되게 견지해 나가야 할 튼튼한 안보 외교의 핵심축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한 자금줄 차단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러·북간 무기 거래 등 불법 협력 저지를 위한 국제 공조 강화에도 힘쓸 것입니다.

동시에 북한인권 개선과 탈북자 지원 노력도 다방면에서 계속 경주해 나갈 예정입니다.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 구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공관장 여러분들께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가가는 경제·민생 외교]

미중 기술 패권경쟁으로 경제와 안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에 외교와 경제를 모두 담당하는 외교부가 해야 할 역할은 차고도 넘칩니다.

대통령께서는 경제·민생 외교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누이 강조하고 계십니다.

경제·민생외교 실천을 위해 저는 장관 취임 직후부터 혁신벤처기업인, 경제단체장들을 연이어 만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양 부처간 협업을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재외공관에서도 중소벤처기업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INKE) 등과 협력하여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과 재외동포들의 경제활동을 적극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보호주의 확산에 따른 각국의 무역·투자 정책과 입법 조치 동향을 촘촘히 모니터링하고, 공급망 교란이 우리 산업과 민생에 미치는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관 차원의 대응 체제를 지속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사각지대 없이 우리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노력 역시 한 치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 외교부 조직문화·업무시스템 개선 ]

취임사에서도 밝힌바 있습니다만, 저는 장관으로서 외교부 조직문화와 업무시스템을 바꾸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경제·안보 융합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정무와 경제 부서의 협업과 토론을 통한 융복합적 정책 결정 과정이 일상화되도록 업무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재외공관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정치, 경제, 안보,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주재국 정세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혜안이 담긴 정책 건의 보고서를 더 많이 받아볼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외교부 소속 직원들과 주재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최선의 외교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공관을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한 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조직문화 정착에 다 함께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재외공관장 여러분,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하고, 주요 외교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핵심 역할을 담당해야 할 주인공은 바로 재외공관장 여러분들입니다.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시대적 전환기에 과거를 답습하는 외교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발로 뛰는 외교로 시대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번 재외공관장회의가 여러분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과 특화된 전문성을 서로 나누며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말에 도착하셔서 시차가 아직 안 풀린 분들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빠르게 여독을 풀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5일간의 일정이 의미있고 생산적인 시간이 되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토론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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