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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다시 한번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0.08.24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탁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코로나19의 첫 번째 큰 파도를 넘다

코로나19(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인된 지 만 7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당시 설 연휴 마지막 날 근무하는 병원의 주요 보직자들이 모여서 긴급대응회의를 했던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는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별 것 아닌 신종 감염병 이길 바랬다.

혹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처럼 몇 개월만 열심히 감염된 환자를 찾아서 격리하고 치료하면 끝날 줄  알았다.

그렇게 열심히 외부에서 들어온 바이러스를 막아내며 2월 중순에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던 기간이 몇 일간 지속되며 곧 끝날 수 있겠다는 기대에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2월 18일 대구의 31번째 환자가 확인되며 악몽으로 바뀌었다.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한 첫 번째 큰 유행은 하루 확진자가 수백명에 이르고, 집에서 병상이 배정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2000명이 넘어가면서 급기야 대기하던 사람 중에 집에서 사망한 슬픈 일도 있었다.

그 절체절명의 위기를 우리는 국민들의 협조와 도움, 그리고 지혜로 이겨냈다. 대구·경북의 시민들은 스스로 활동을 최소화 했고, 수많은 의료진이 대구·경북으로 가서 일손을 도왔다.

또 진단 능력을 빠른 시간에 대폭 확대해 감염자를 찾아냈고, 생활치료센터를 대폭 확충해 감염된 분들을 수용했으며, 다른 지역의 중증치료병상에서 환자를 돌보았다.

이처럼 우리가 말하는 ‘K-방역’은 공공과 민간의 의료 인력,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행정력,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어우러져 이루어진 성과였다.

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 전역에서 23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 전역에서 23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재유행은 다시 온다… 그리고 다시 왔다

대구·경부 지역의 첫 번째 파도를 넘고 수개월 동안 지역사회 감염자 수는 10~20명 정도로 통제가 되었다. 또 이태원과 대형물류센터의 집단 유행이 있었으나 의료역량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억제되었다.

이렇게 수개월간 통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높은 마스크 착용율과 접촉자 중 추가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는 전략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또 다른 유행이 틀림없이 찾아올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증상 발생 이전, 그리고 초기에 감염력이 높고 심지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감염자에 의해서도 전파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감염병의 전파를 진단과 추적만으로 차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숨어있는 감염자에 의해서 전파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고 기존의 일상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만남을 계속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억제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불과 얼마 전부터 현실이 되었다.

휴가철을 즈음해 우리의 일상 활동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이 되었지만, 유례없이 긴 장마로 인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좋은 밀폐된 실내에서 했다.

이렇게 누적되어 가던 감염이 특정 종교 집단이 기폭제가 되어 폭발한 것이다.

◆ 연대(Solidarity), 다가올 파도를 넘기 위한 힘 

그동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했다. 하지만, 기존의 ‘K-방역’의 핵심 전략인 3T(진단, 추적, 치료)가 효과적이었던 까닭에 이러한 재유행에 대한 대비는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유행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3T 전략으로는 억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단 단기적으로는 주저하지 않고 빠른 시간에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있지만, 개입 시기가 늦어질수록 유행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기간도 길어져서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는 심정으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국민들은 이에 참여해야한다. 또한 국민들께서는 보건 당국과 전문가의 지침을 따라 위기 상황에서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적은 과학적 근거를 외면하는 반지성주의, 특정 집단에 대한 배척, 그리고 이기심이다.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가 다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이 나와 가족을 보호하는 길이다.

이번 유행을 잘 넘기더라도 백신이 개발되어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수준으로 사람들이 접종을 마칠 때까지는 세 번째, 네 번째 파도가 다시 올 것이다.

유행이 확산될 때 인력, 병상, 물자를 어떻게 동원할지 시나리오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 유행이 닥친 후에서야 진행하게 되면 시기를 놓치게 된다.

특히 예비군과 같이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평소에 민간 병원들이 시설을 유지하고 인력을 채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서 지원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의료 인력을 양성하도록 해야 한다.

병원의 유지를 위해 최대한 효율적인 운영이 중요한 상황에서 현재의 의료 인력이 감당하고 있는 업무 강도와 시설로는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쉽사리 자원하기 어렵다.

평상시에 충분한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도록 정부에서 지원하다가 위기 시에 동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 시급하지 않은 문제로 의료진들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정부는 정책적, 제도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의료인들은 공적인 책임 의식을 가지고 돕도록 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본연의 미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움직이는데, 우리가 서로의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면 바이러스는 자신의 특성대로 움직여 큰 유행을 만들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를 오랫동안 헤쳐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의지하고 같이 걸어가야 한다. 우리의 결정과 행동이 재유행의 양상을 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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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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