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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에피소드를 소중하게 여겨라”

[아빠육아 효과 - 24] 아빠와 함께하는 경험이 주는 선물

2020.05.20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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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시각은 엄마와 다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친구와 싸우고 집에 들어오면 엄마는 아이를 위로한 후, 화해를 해서 친구랑 사이좋게 지낼 것을 가르친다.

하지만 아빠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친구와 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싸웠다는 사실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게다가 “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 “다른 친구랑 놀아”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즉, 아빠는 친구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빠의 시각은 엄마와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사회성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도 달라진다.

보스턴대학교 코텔처크 교수는 아빠가 양육에 많이 참여한 아이일수록 낯선 사람에게 맡겨졌을 때 불안감이 덜하다고 했다. 반면 아빠가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 아이의 경우 12개월 이전의 아기조차도 사물을 눈으로 쫓거나 물건을 잡는 등의 활동이 매우 적다고 한다. 아빠와 접촉이 없으면 나 이외의 사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다.

옥스퍼드대 자녀양육연구소의 연구에서도 양육과 교육에 적극적인 아빠의 아이가 우울증과 충동성, 비행 행동, 거짓말 등이 적고 사회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엄마가 양육에 많이 참여하면 아이는 공감력이 발달하여 유대감이 높아진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아이의 언어 능력은 아빠의 영향을 더 받는다고 한다. 아이에게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아빠를 둔 아이의 언어 능력은 아주 발달한 반면, 엄마가 다양한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아이의 언어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엄마는 지속적으로 언어자극을 주기 때문에 아이의 언어지능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아빠는 아이의 학업성취도에도 영향을 주는데, 블라차드와 빌러의 연구에 의하면 아빠와 접촉이 많은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업 성취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아빠와의 상호 작용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뇌인 좌뇌 계발에 영향을 미치므로, 유아기에 아빠의 부재를 경험한 아이는 수리 영역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성취동기가 낮을 수도 있다. 

이처럼 아빠와 함께하는 경험은 아이에게 ‘엄청난 지혜’를 선물한다. 경험이란 상상 속의 것들을 꺼내 직접 몸으로 즐기고 맛보고 호흡할 수 있게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소중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빠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양육의 방법은 어떤것이 있는지 몇 가지 구체적인 예를 살펴본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 잔디공원에서 아빠가 아이와 공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앞 잔디공원에서 아빠가 아이와 공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쉽게 칭찬하고 즉시 칭찬해라

칭찬은 가장 위대한 양육 방법이다. 아빠가 아이를 인정해준다는 만족감을 안겨줌으로써 꾸중이나 체벌로는 풀 수 없었던 문제가 해결되고, 아이에게 자신감을 길러주게 된다.

때문에 우선 쉬운 칭찬부터 시작하자.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이네. 무슨 좋은 일이 있었니”, “우리 딸 세수를 깨끗이 하니까 너무 예쁜데”라는 식의, 당연히 그러려니 했던 사소한 일부터 하나하나 칭찬하는 것이 포인트다.

날을 잡아 거창하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하던 나쁜 행동을 고쳤을 때, 방 청소를 했을 때처럼 사소한 행동에도 바로 바로 칭찬을 해주면 그 효과는 훨씬 더 크다.

◈ 진심을 다해 놀아주어라

주말에는 늘어지게 잠도 좀 자고, 소파에서 뒹굴며 한가롭게 TV나 보고 싶은데 아이들은  책 읽어달라고 혹은 밖에 나가서 축구를 하자거나, 자전거를 타자고 한다.

게다가 아빠는 아이가 매일 똑같은 것만 하자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빠랑 같이 있고 싶기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도 자전거를 탈 때도 적극적이지 않고 만사 귀찮아하니 아이들이 더 놀아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아빠의 관심과 사랑이다. 따라서 아이들과 노는 것을 귀찮아하기 보다는 진심으로 놀아주어야 한다.

◈ 집안일을 돕게 하라

집안일은 아이의 독립심과 책임감을 키워준다. 이때 집안일을 도왔다고 해서 돈이나 선물로 보상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빨래를 널거나 심부름을 했을 때 기특한 마음에 용돈을 주기 시작하면 아이는 ‘집안일은 아빠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집안일은 내 일이고, 가족 모두의 일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면 외적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안일을 시킬 땐 아빠가 그때 그때 귀찮아하는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목록과 계획을 짜서 체계적으로 지시한다. 매일 할 일, 주말에 할 일, 월말에 할 일 등 기간별로 할 일을 정하고, 아이가 아무리 하고 싶어 해도 너무 어렵거나 위험한 일은 시키지 않는다.

◈ 일기를 쓰자

일기를 쓴다는 것은 아이에게도 지구력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동시에 아빠에게도 지구력이 요구되는 행동이다. 아이가 매일 일기를 썼는지 안 썼는지를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일기를 매일 검사하면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이의 정서적인 공감대를 이루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고민도 알게 된다. 어른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아이는 고민한다. 하지만 아이의 일기를 확인하고 바로 그 고민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해줄 수도 있다.

◈ 반려동물을 키우면 배려심이 생긴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이다. 그러나 아이가 혼자 자라면 형제가 여러 명 있는 아이에 비해 배려심이 부족하기 쉽다.

이럴 때는 반려동물을 키우면 큰 도움이 된다. 때에 맞춰 밥을 줘야 하고, 목욕을 시켜야 하며, 아플 때는 보살펴주기도 해야 한다. 다만, 이 모든 일을 아이에게 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아이도 반려동물을 돌보게 하는 것이다. 또 특정 임무는 아이에게 단독으로 맡겨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게 한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밥을 주거나 아플 때는 보살피는 등의 행동을 통해 관찰력도 키울 수 있다.

◈ 주기적으로 기록물을 만들자

매월 말에 가족회의를 열어 한 달간 일어났던 일 중에서 기록에 남을 만한 일이 무엇이 있는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다. 가령 가족신문을 만들어 한 달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쭉 나열해보고 날짜별로 그것들을 정리해보자.

이렇게 매달 정리된 월보는 연말이 되면 총 열두 장 되고, 그것을 모아 한 해의 가장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여 연보로 만들 수 있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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