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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체크·개인 접시·개별 수저집…‘안심식당’ 찾아가보니

[식사문화 개선, 어떻게?] ③ 전라남도 ‘안심식당’ 운영 현장

정책브리핑 김차경 2020.07.10

“자, 들어오기 전에 체온부터 확인하시고요. 여기 서서 이마를 맞춰주세요.” 전남 담양군의 안심식당 담양애꽃 박영아 대표가 음식점 입구에 서서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발열체크를 안내하고 있다. 예외는 없다. 음식점에 들어가려면 무조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담양애꽃은 식탁 7개를 한 쪽 구석으로 치웠다. 방 하나 만큼을 줄인 셈이다. 식탁 간격이 넓어지면서 손님들은 전보다 더 거리를 두고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개별 반찬마다 음식을 덜 수 있는 집게와 젓가락을 함께 상에 내놓고, 개인별로 쓰는 그릇 수도 늘어나면서 종업원들의 설거지거리는 늘었다.

안심식당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는 필수! 체온을 확인해 정상이라는 표시가 떠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안심식당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는 필수! 체온을 확인해 정상이라는 표시가 떠야 입장이 가능하다.

“번거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이제는 이렇게 가야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아닐까요?” 박영아 대표의 말처럼 음식점 업주들에게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들이 추가됐다. 코로나19 사태 속, 국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음식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식품안전정책위원회에서 ▲음식 덜어먹기 ▲위생적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 등의 ‘식사문화 개선 추진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듯이 대부분 과제는 음식점 등을 포함한 외식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만 실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음식업 종사자들의 협조와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3대 개선과제를 준수하는 외식업체를 ‘안심식당’으로 지정하고 이러한 안심식당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심식당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소규모 집단 감염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국민의 식생활 안전을 위해 생활방역 수칙을 이행하고 있는 음식점을 말한다. 정부가 지정한 안심식당의 요건은 ▲덜어먹기 가능한 도구 비치·제공 ▲위생적인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 3대 추진방안에 따른 과제를 필수로 한다. 

다만, 정부는 이미 전국 몇 개 지자체에서는 관련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소한의 기본 요건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명칭, 지정요건 및 방법 등은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광산구, 대구광역시 동구 등이 먼저 지자체 차원에서 안심식당을 시행했다.

이남희 전라남도 식품의약과 음식문화팀장은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범국가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기본 취지를 살리면서 외식 기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음식점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도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도민안심식당’의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남희 전라남도 식품의약과 음식문화팀장.
이남희 전라남도 식품의약과 음식문화팀장.
실제로 코로나19의 상황이 심상치 않자 국민들은 외식을 줄였고 이는 음식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박영아 대표도 코로나19가 점점 확산하면서 매출이 절반 가량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라남도는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 모델을 확산해 도내 음식점을 살리고 도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도민안심식당’ 운영을 추진하게 됐다.
전라남도는 음식 덜어먹기가 가능한 접시·집게·국자 등 도구를 비치·제공하며 개별포장 수저 제공, 식탁에 개인 수저 사전 비치 등의 방식으로 수저 관리를 위생적으로 하고, 종사자는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응대하는 음식업소를 ‘도민안심식당’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들 지정된 ‘도민안심식당’에는 전남도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투명위생마스크 2000개, 수저집 17만장, 비접촉식 체온계 등 각종 위생용품을 배부해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민안심식당 스티커를 부착, 도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3월 11일 목포에서 1호 ‘도민안심식당’을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도내 2만 7000여개 음식점 중 952곳이 안심식당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남희 팀장은 도내 모범음식점, 위생등급제 지정업소, 일반음식점 중에서 신청을 받아 정부의 3대 실천과제 준수가 확인된 곳을 안심식당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라남도는 선택사항으로 추가한 1인 1찬기 사용, 테이블 간격 1m 이상 안전거리 유지 등을 안심식당에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위부터 안심식당에 제공되는 위생용품, 개인 그릇에 혹은 집게(젓가락)으로 덜어먹는 담양애꽃 상차림 모습, 개별로 준비된 수저와 물컵 등.
왼쪽위부터 음식점에 지원하는 위생용품들과 안내문, 개인 그릇에 혹은 집게(젓가락)로 덜어먹는 담양애꽃 상차림 모습, 개별로 준비된 수저와 물컵 등.

“전라남도는 이미 지난 2006년부터 ‘남도 좋은 식단제’를 통해 안심식당의 선정조건과 거의 흡사한 항목들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남도 좋은 식단제’는 남도음식의 풍성한 이미지로 많은 음식을 제공함으로 인해 버려지는 음식으로 인한 자원의 낭비와 남은 음식의 재사용으로 인한 비위생적인 식습관 개선 등을 위해 위생적이면서 알뜰하고, 균형잡힌 상차림을 지역 음식점에 정착시키기 위한 식문화 운동으로 출발했다.

이 운동에 따라 전라남도는 지역 음식점에 먹을 만큼만 적정량 제공하기(재탕금지), 집게·국자·앞 접시 제공하기(덜어먹기), 개인별 위생찬기 제공하기(개별찬기), 주방 개방 및 화장실 청결관리(청결관리) 등의 실천사항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박영아 담양애꽃 대표도 “기존에 남도 좋은 식단제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이번 안심식당 정책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며 “저희 식당이 기존에 하던 것들이 다 해당 신청리스트에 포함돼 있었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되겠다”고 생각해 선뜻 안심식당으로 신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로 저희집을 찾는 분들이 줄어드니까 직원들이 더 긴장하더라”며 “그 상황에서 저희 이렇게 노력합니다 보여주고 안심식당에도 선정되고 하니 ‘손님들이 저 집은 괜찮더라’ 안심을 하는, 말 그대로 안심식당이 되더라”며 그런 얘기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담양군의 안심식당 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담양군의 안심식당 담양애꽃 박영아 대표.

“일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번거로워진게 사실이죠. 아침에 청소할 때도 소독제 뿌려야 하고, 일일이 스팀으로 작업하고. 일이 더늘어났어요. 그렇지만 ‘귀찮지만 귀찮은 일을 하는게 우리다. 그래야만이 손님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드실 수 있는 식당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 편한 걸 찾는다면 여기까지 찾아오지도 않을거다. 우리가 수고스러워야 한다. 대신 동선이라든가 최대한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배려해주겠다’ 항상 이렇게 직원들에게 얘기를 해요.” 

박영아 대표는 안심식당으로 지정되면서 식탁의 간격도 늘렸다. “이건 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방 하나를 줄인거랑 다름없으니까요. 코로나19로 손님들이 줄어들면서 띄엄띄엄 앉게 해봤는데 괜찮더라고요. 직원들도 일하는 공간이 넓어지니까 좋아하고 손님들도 좋아하고요.” 박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도 손님들이 쾌적하게 드실 수 있게 이렇게 공간 운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코로나19가 주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표는 “아마 외식업계에 있는 분들 모두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며 “안심식당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은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곳들이 많을거다. 더 많이 늘어나려면 아무래도 비용적인 부분에 대한 지원과 방법적인 부분에 대한 공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영아 대표와 마스크와 두건, 앞치마를 갖추고 일하는 직원들이 파잇팅을 외치고 있다.
박영아 대표와 마스크·두건·앞치마를 갖춰 입고 일하는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남희 팀장은 도민안심식당에서, 다시 정부가 추진하는 안심식당으로, 그 바탕이 된 ‘남도 좋은 식단제’도 처음에는 정착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시간과 의지를 갖고 업주들을 설득하고 적절히 지원한 끝에 이들의 의식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 식사문화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고 기존에 잘하던 곳들이 있는 만큼 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안심식당으로 신속하게 선정해 다른 식당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음식점 업주들의 의식 개선 만큼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의식 개선”이라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이러한 식사문화 개선이 왜 필요한지 공감할 수 있는 홍보를 계속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전라남도는 안심식당의 확산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내는 푸짐한 남도음식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방역수칙을 지킬 수 있는 밥상과 메뉴에 대한 묘안을 찾을 계획이다. “어떤 정책이 업주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지, 또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등에 대한 고민은 행정기관의 몫이겠죠. 현장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이러한 행정기관의 지원과 음식점 업주들의 의식과 일반 국민들의 의식 변화. 이 세박자가 맞아야 식사문화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겁니다. 다 같이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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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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