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일,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렸습니다.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은 과거 교육부 주관으로 지역교육청에서 각각 행사를 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국가보훈처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기념식으로 격상돼 개최되고 있습니다.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열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학생독립운동은 일제의 차별과 불의에 항거해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전국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시위운동으로 3·1운동, 6·10만세운동과 더불어 ‘3대 항일투쟁’으로 불리고 있으며 지금은 전국의 학생들이 그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내빈들.

이번 기념식은 전국 시·도 학생 300여명과 해외 학생 20여명 등이 함께 참여해 국민의례, 기념공연, 기념사, 대합창, 학생의 날 노래 제창 등 50여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의 올해 주제는 ‘함께한 역사, 함께할 미래’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안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유은혜 교육부총리, 독립유공자, 유족, 학생, 시민 등 3000여명이 모여 그날의 함성을 함께 들었습니다.

식순에 의거해 애국가 제창 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및 학생독립운동 희생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습니다.

학생독립운동 희생영령에 대한 묵념.

이번 기념식은 특히 전국의 학생들이 주축이 돼 펼쳐졌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민의례에 이어 기념공연은 총 2막이 펼쳐졌는데, 1막에서는 ‘함께한 역사’를 주제로, 이어 2막에서는 ‘함께할 미래’를 주제로 각종 공연들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진행부터 공연까지 학생들이 주축이 됐다.

무대 위 학생들은 90년 전 광주에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전국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시위운동 모습을 하나하나 전했습니다. 학생독립운동의 역사부터 기념공연으로 이어진 행사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독립운동을 이끈 학교의 재학생들이 직접 무대 위에 올라가 하나된 목소리로 청년들을 응원하는 모습은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이번 행사는 전국 학생들의 참여로 더 의미 있었다. 이낙연 총리가 참여한 학생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어 젊은 성악가로 구성된 팝페라그룹 애클라시아의 ‘우리는 하나’라는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함께 힘을 모으면 해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노랫말이 와 닿았는지 청중들의 반응도 높았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기념사에서 “학생독립운동은 학생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선 최초의 사건이다.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학생들이 의로운 저항에 앞장섰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낙연 총리 기념사.

이어 “일본인 학생들의 조선인 여학생 희롱으로 촉발된 학생독립운동의 본질은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이었다. 학생들의 정신을 구현하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90년 전 일본인이 아닌 일본 제국주의와 싸우겠다던 학생들의 정신을 받들며 민주주의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념공연 2막이 시작됐습니다. 2막에서는 가수들의 노래와 함께 ‘함께할 미래’라는 주제로 학생들의 활동 모습이 영상으로 소개됐습니다. 이어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 3’ 준우승자인 중원고 3학년 강민수 학생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 ‘난세의 영웅, 대한민국 만세’가 이어졌습니다. 행사장은 순간 환호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고등래퍼 준우승자 강민수 학생이 학생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랩을 들려줬다.

가수 서문탁 씨는 젊은이들의 희망과 미래도전을 노래한 ‘버터플라이’라는 노래로 하나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함께하는 미래’ 사례가 동영상으로 소개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수원고의 독립운동가 포스터 제작, 안양외고의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한국어 교재 제작, 현대고의 청소년 해양생태 지킴이 활동 등 우리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더 특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생의 날 노래를 제창하는 기념식 참석자.

이번 행사는 전문 진행자가 아닌 광주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사회를 보고, 전국 시·도의 학생들이 학생독립운동 계승 역사를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대를 웅장한 멜로디로 가득 채운 학생의 날 노래도 귀에 쟁쟁하게 남았습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식에 참가한 유공자들.

기념식을 찾은 광주학생독립운동 유공자들을 만나봤습니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 지난해부터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전국의 학생들이 함께해 기쁘다. 작년에는 행사가 광주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전국에서 기념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기념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

전국의 학생이 함께 만들고 함께 기념했던 제90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현숙 happy04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