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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도 돌봄이 필요해요~

문화재돌봄사업 10주년, 문화재돌봄사업단 돌봄 현장

2020.03.31 정책기자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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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삼아 자주 찾는 분당중앙공원엔 300년 된 초가집, 수내동 가옥이 조선 후기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엔 공원의 고즈넉한 멋을 위해 조성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분당신도시가 들어서며 19세기 옛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남겨둔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았다.

고고학, 선사학, 역사학, 예술, 민속, 생활양식 등에서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인류 문화활동의 소산물을 우리는 문화재라 칭한다. 종류와 가치에 따라 국보, 보물,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 등으로 구분되지만 모든 문화재는 기본적으로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나 생활상 등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소중한 역사적 메시지.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듣기 위해 문화재를 보존한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0호 강한사 돌담을 보수 중인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0호 강한사 돌담을 보수 중인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문화재청의 문화재돌봄사업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문화재돌봄사업은 문화재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일상관리, 경미한 수리활동을 통해 훼손을 방지하고 사후에 발생하는 보수정비 부담을 줄이는 문화재 관리 적극행정 시스템이다.

2009년 문화재보호기금법 제정을 계기로 2010년 처음 시행되어 5개 시·도에서 먼저 시행된 후 2013년부터 전국 17개 시·도로 전면 확대 실시 중이며 문화재보호기금(복권기금 지원)으로 운영된다. 전국적으로 23개 문화재돌봄사업단이 각 지역 문화재를 관리 중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11.7억원이 증액된 276억원을 투입하여 8126개소의 문화재를 관리한다.

작업 중인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팀.
작업 중인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팀.


전국 23개 사업단 중 지난해 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된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작업 현장을 찾았다.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은 55명의 인력이 관내 874개소의 문화재를 모니터링, 일상관리, 경미수리한다.

현장을 찾은 날엔 우암 송시열 선생의 사당인 강한사 둘레 담장을 보수 중이었다. 강한사 입구에서 각종 작업도구와 재료가 가득한 작업차량을 먼저 만났다. 조금 쌀쌀한 날씨 속에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팀은 손수 진흙을 개고 부서진 담장 곳곳에 꼼꼼히 석회를 발랐다. 매끄러운 마감을 위해 붓으로 다듬고 숟가락으로 모양을 정돈했다. 문화재 보수라는 것이 생각보다 정교한 작업임을 실감했다.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팀 작업차량 모습.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보수팀 작업차량 모습.


보수팀은 ‘경미한 수리’라는 범위 안에서 움직이지만 작업은 생각보다 광범위했다. 직접 지붕에 올라가 기와를 교체하고 무너진 담장을 재정비하는 등 문화재의 근간을 바꿀만한 변화가 아니라면 일어나는 모든 일이 문화재돌봄사업단의 업무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 그대로 문화재를 돌본다. 문화재 자체도 그렇지만 쾌적한 관람 환경도 사업단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강한사 돌담 외부에 조성된 작은 화단.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의 손길이 미치기 전 이곳은 인근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강한사 돌담 외부에 조성된 작은 화단.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의 손길이 미치기 전 이곳은 인근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경기도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국보, 여주 고달사지 승탑 근처에서 작업하는 일상관리팀도 만났다. 일상관리팀은 대체로 문화재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성된다. 문화재 자체와 주변 환경이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비교적 잦은 방문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주 고달사지는 국보와 보물을 품은 유적으로 평소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다. 겨울이 끝난 건조한 봄철, 높게 매달린 마른 나뭇가지가 행여 관람객 머리 위로 떨어질까 일상관리팀은 통행로 잔가지를 정리하고 우천 시 비가 흐르는 배수로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너무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던 환경에 문화재돌봄사업단의 꾸준한 관리의 손길이 있었다.

깨끗이 치워진 배수로. 마른 잔가지들을 제거하는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일상관리팀.
깨끗이 치워진 배수로. 마른 잔가지들을 제거하는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 일상관리팀.


고고학, 역사학, 미술사 등 다양한 전공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니터링팀은 주기적으로 관내 문화재를 돌며 상태를 점검한다. 기울어진 곳은 없는지, 해충의 피해는 없는지 등 전문가의 시각으로 점검을 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훼손된 정도에 따라 일상관리팀과 보수팀이 바로 투입된다.

이렇게 빠른 업무 프로세스는 해당 민원이 접수되면 점검 후 예산을 책정하고 전문가를 물색하는 일반 관리 과정에 비해 매우 효율적이다. 오랜 시간을 견뎌 약해진 문화재들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체된 시간은 문화재 유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최근엔 드론 등 첨단기기를 사용해 보다 정교한 시찰이 진행되기도 한다.

국보 제4호 여주 고달사지 승탑.
국보 제4호 여주 고달사지 승탑.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은 일반인도 문화재 보호에 동참시킨다. 가족 단위로 진행되는 ‘한 가족 한 문화재 인연 맺기’ 프로그램은 집 근처 문화재와 연을 맺고 주기적으로 문화재의 상태를 점검하는 봉사활동이다.

훼손된 문화재를 발견하면 카카오톡으로 즉시 신고가 가능한 문화재훼손신고센터도 운영하고,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단체의 활동 및 문화재를 소개하는 영역도 확장 중이다. 직접 보수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문화재를 건강하게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반영한 사업들이다.

현장에서 문화재를 직접 돌보고 보수하는 업무 인력은 주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연령층이었다. 보수팀 홍인태(60대) 반장은 벌써 7년째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과 함께 하고 있다. 처음엔 직접 몸을 쓰는 일이 힘들었지만 손길이 닿은 문화재들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화재를 그대로 보존하려는 문화재돌봄사업단의 성실하고 부지런한 노력들.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리를 잃은 나무는 성장할 수 없다. 개발과 성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을 돌아보고 보호할 때 건강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선영
정책기자단|이선영
sharon81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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