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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축하해!

4월 1일부터 소방공무원 5만2526명 국가직으로 전환

정책기자 이재형 2020.04.07

내 처남은 27년차 한흥수 소방관이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소방관이 됐다. 충청남도 여러 지역을 다니며 근무하다 지금은 당진시에서 근무 중이다. 4월 1일부로 처남은 소속이 지방직에서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됐다. 이는 모든 소방관이 원하던 일이었다. 처남처럼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되는 소방관은 전체 소방관 5만6674명 중 지방직 5만2516명(2020년 현원 기준)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기념식도 열고 국민의 축하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나는 며칠 전에 처남에게 미리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처남은 축하 전화를 받을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어디 처남뿐일까? 모든 소방관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소방공무원 신분 전환을 위한 법률이 통과됐다. 그 이후 이 법률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36개 하위 법령에 대한 제정과 개정 절차가 마무리됐다. 소방직 국가직 전환은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뒤로 47년 만이다.

소방직 국가직 전환은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뒤로 47년 만이다.(출처=소방청)
소방직 국가직 전환은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뒤로 47년 만이다.(출처=소방청)


TV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처남이다. 소방관 처남 때문이다. 처남은 소방공무원을 천직으로 알고 근무하고 있다. 처음 소방공무원이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된다고 할 때 좋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정부가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1992년 각 도에 일제히 소방본부를 설치하며 구축된 광역자치 소방체계는 소방안전서비스 발전의 기틀이 되었다. 하지만 지역 간 소방력의 격차가 벌어지며 한계는 있었다.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이나 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소방 인력 및 장비 등 소방안전서비스 제공 역량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상시 출동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소방장비를 점점하고 있다.
상시 화재출동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장비를 점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알게된 국민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었다. 2019년 4월 5일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시켜 달라는 청원에 38만여명이 응답했다. 그만큼 소방관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당시 청와대 답변에 나온 정은애 소방관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정 소방관은 “지방직 공무원은 군이나 경찰이 모두 가지고 있는 전문병원이나 심신수련원도 하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지금 소방관들은 화재 예방은 물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처럼 감염방지 보호복을 착용한 채 출동한다. 119에 응급상황을 신고할 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를 마친 처남과 전화로 얘기를 나눠봤다. 

충청남도 당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27년차 한흥수 소방관
충청남도 당진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27년차 한흥수 소방관.


나 : 4월 1일부로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무려 47년 만이다. 모든 소방관의 바람이 이뤄졌는데, 소방관의 한 사람으로서 소감을 말해달라.
처남 : 2017년 제55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때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 장비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고루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 이후 소방직 국가직화가 추진돼왔고, 3년 만에 전환된 것은 국민의 응원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것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소방직 국가직 전환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알겠습니다.

소방청장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 있는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출처=소방청)
소방관들은 화재 외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출처=소방청)


나 :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다른 때 같으면 봄철 산불 예방에 한창 신경 쓸 때다.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더 바쁘지 않은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요즘 소방관들은 어떻게 근무하고 있나?
처남 : 화재 예방이 소방관들의 기본 임무죠. 봄철 산불조심기간(2월 1일~5월15일)이기 때문에 화재 발생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이 소방관의 가장 큰 임무가 됐어요. 환자가 발생할 때마다 119 출동은 물론 지역 선별진료소나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습니다. 이송 과정에서 소방관도 감염될 수 있어 철저하게 무장을 하고 출동합니다. 내가 감염되면 코로나19를 진정시키는데 일을 할 수가 없잖아요. 불을 끄는 것만큼 코로나19를 진정시키는데도 소방관들이 뒤에서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의 처남이 근무하고 있는 충청남도 당진소방서
처남이 근무하고 있는 충청남도 당진소방서.


나 : 마지막으로 27년차 소방관인데 3년만 있으면 어느덧 30년이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변할 시기다. 지금까지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때는?
처남 : (이 질문에 처남은 한참을 뜸 들이다 대답을 한다) 같이 근무하던 소방관이 화재 진압 등을 하다 안타깝게 순직한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3월에도 울산 화재 진압을 하다 소방헬기가 추락해 소방관들이 순직했습니다. 저는 보람보다 그 분들이 먼저 생각납니다. 그래서 저는 27년간 건강하게 근무한 것이 보람이라면 보람입니다. 제가 다치지 않고 건강해야 화재 진압이나 국민의 부름을 받고 출동할 수 있으니까요.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됐으니 앞으로는 도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근무하겠습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산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은 불과 사투를 벌이며 진압했다. 목숨을 걸고 화재 진압을 하는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에 국민은 많은 성원을 보냈다. 그동안 소방공무원 신분은 1973년 2월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이후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었다.

국민들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많은 성원을 보냈고 4월 1일 그 결실을 맺게됐다.(출처=분당소방서)
국민들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많은 성원을 보냈고 4월 1일 그 결실을 맺게됐다.(출처=분당소방서)


정부는 이원화 상태인 소방공무원 신분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해 부족한 소방 인력을 확충하고 소방공무원 처우를 개선하는 것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2017년 10월 26일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를 통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추진방안’이 발표되면서 기본적인 방향이 마련됐다. 그리고 관련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 2020년 3월 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월 10일 공포됐다. 그리고 4월 1일 소방관 국가직화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소방관들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소방 인력, 장비 등에서 지역 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다. 대도시 위주로 편중된 소방서비스가 지방 소도시에도 똑같이 서비스될 것이다. 화재 예방과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지역 격차란 있을 수 없다. 또한 대형 산불 등 재난 현장에서의 대응 체계가 광역 단위에서 국가 단위로 바뀐다.

길을 가다 119안전센터만 봐도 처남 얼굴이 떠오른다. 처남은 지금 이 시각에도 화재 및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처남을 비롯한 모든 소방공무원에게 국가직으로 전환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해주고 싶다. 그리고 죽음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들에게 경의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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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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