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덮치면서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연극제도 연기되었고, 상반기 공연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연극, 공연 관계자들이야말로 가장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고 집안에 갇힌 국민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을 소개합니다. 올해로 창단 70주년을 맞은 국립극단이 4월 6일부터 유튜브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데요. 그것도 무료 공연으로 2주간 상영된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국립극단 공식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user/ntckmaster)을 통해 24시간 동안 공연되며 재시청도 가능합니다.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상영되므로 직장인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페스트’, 수요일은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목요일은 ‘1945’, 금요일은 ‘실수연발’로 4월 18일 오전 10시까지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연극이 계속될 수 있도록 국립극단에서 온라인 상영회를 준비했다.(출처=이하 국립극단 페이스북) |
직접 보니 온라인 연극의 좋은 점 많아
직접 온라인 연극 공연을 보니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온라인 상영은 홀로 혹은 가족들과 집안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직접 극장에서 만나는 연극도 좋지만 소파에 기대서 혹은 침대에 기대서 보는 연극은 편안하고 집중이 잘 됐습니다.
대사가 잘 안 들리거나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나와도 현장에서는 바로 넘어갔지만, 유튜브에서는 앞으로 돌려 다시보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공연장은 좌석이 VIP석이라야만 배우의 표정을 가까이 볼 수 있었는데, 배우들의 표정 연기도 아주 잘 보였습니다.
두 시간의 공연 중 정지 버튼을 누른 후 볼일을 보다가 다시 볼 수도 있었습니다. 밥을 먹거나 전화를 받고 다시 볼 수도 있었습니다. 끝난 후에는 다른 영상에 연극에 대한 해설이 있어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극 속의 배우들을 인터뷰한 영상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작품 ‘실수연발’. |
금요일 상영한 ‘실수연발’ 관람해보니 월요일 기다려져
직접 두 시간 영상을 보니 전혀 지겹지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다른 일을 하고서도 정지했다가 다시 돌아가 이어보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지방에서도 연극을 많이 보는 저로서는 국립극단의 연극 수준이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세익스피어 원작인 ‘실수연발’은 다른 작품에 비해 덜 알려진 작품입니다. 2016년 12월 공연되었던 연극으로 서충식, 남궁호 연출이며 18인의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시작부터 연주로 시작해서 춤과 무용 등 다양한 형식들을 보여줍니다. 막과 막 사이에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신체극이 나오는 장면도 유머스러웠습니다.
‘실수연발’ 유튜브 영상 캡쳐. |
한국의 ‘옹고집전’을 연상케하는 줄거리로 쌍둥이 형제들 이야기입니다. 이미 줄거리는 SNS를 찾아보면 다 나오지만, 실제로 연극을 봤을 때 개성있는 목소리나 표정, 행동들이 어디서 나오는가 궁금했었습니다. 배우와 연출가의 인터뷰 영상을 보니, 인물들과 어울리는 동물 캐릭터들을 정하고 그들의 특징이나 행동들을 따왔다고 합니다. 독특한 연출법입니다.
사실적이기보다 디자인된 인물들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습니다. 연극은 현실과는 다른 과장되고, 코믹한 무언가가 필요하지요. 그것을 보며 웃고 울다 보면 어려운 현실도 잊게 되고 우리는 또 다른 꿈을 꾸게 됩니다.
‘실수연발’ 커튼콜 장면.(출처=유튜브 영상 캡쳐) |
쌍둥이 형제를 연기했던 두 배우의 목소리가 무척 좋았습니다. 다른 배역들도 모두 개성있고 저마다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습니다. 2층 계단을 사용한 무대 공간, 그리고 배경이 위에서 내려오는 세트장이 간단하면서도 공간의 변화를 잘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배우들의 연극을 대학로에서 혹은 대형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작품 ‘페스트’. |
연극 ‘페스트’, 지금의 현실과 비슷해서 더 궁금해
두 시간 동안 너무나 재미있게 공연을 보고나니 벌써 월요일에 시작될 ‘페스트’가 궁금해집니다. 알베르 카뮈 원작의 이 소설을 최근에 사두고도 너무 긴 분량이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는데요. 연극으로 볼 수 있다면 훨씬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혹은 책과 함께 연극을 같이 비교해서 읽는 것도 좋겠지요.
원작을 읽고 본 연극은 좀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박근형 연출가의 작품은 대구에서도 몇 편 본 적이 있습니다. 이번 ‘페스트’에서는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궁금합니다.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
월요일 공연은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화요일 오전 10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페스트’는 소설로도 베스트셀러로 재진입한 작품입니다. 오래 전 유럽에서 겪은 일들을 되돌아보고 오늘의 코로나 시절을 잘 건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신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도 중요한 4월입니다.
‘1945’. |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와 ‘1945’도 상영되니 연극으로 한 주 즐거운 문화 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무대는 멈췄어도 연극은 여기에 있습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전체 프로그램
오전 10시~다음날 10시까지
‘페스트’ : 4월 13일(월)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 4월 15일(수)
‘1945’ : 4월 16일(목)
‘실수연발’ : 4월 17일(금)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주영 aesop7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