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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재봉틀 소리가 가장 길었던 날

정책기자 민서현 2020.04.14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웠을 때, 마스크를 만드는 재봉틀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 있다. 교도소 봉제작업반이었다. 470여명의 수형자가 면마스크를 제작해 현재까지 31만장 넘게 생산했다.

안양교도소, 춘천교도소, 경북북부 제1교도소, 대전교도소, 공주교도소, 전주교도소, 군산교도소, 부산교도소, 광주교도소, 순천교도소, 청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여주교도소 등 전국 13곳 교도소에서 따뜻한 손길에 동참했다. 교정본부 직업훈련과 김상욱 교감에게 면마스크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들을 전화로 들어봤다.

수형자들이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출처=법무부)
수형자들이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출처=법무부)


교정시설 작업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근로정신 함양과 기술 습득을 통해 수형자가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함이다.

그중에는 봉제작업장도 있다. 원래 직원복, 수용자복, 이불 등을 생산해 오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대란으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마스크를 생산하게 됐다. 봉제작업장에서 마스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게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수형자들도 적극 동참했다.

만들어진 마스크를 개별 포장하는 모습.(출처=법무부)
만들어진 마스크를 개별 포장하는 모습.(출처=법무부)


부산교도소 등 7개 기관이 지자체로부터 원재료를 제공받고, 교정시설에서는 시설장비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협약해 면마스크 15만장을 생산했다. 생산된 마스크는 6개 지자체 취약계층 등에 무상으로 지원했다고 김 교감은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광주교도소와 안양교도소에서는 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수형자들이 제작한 면마스크를 구입해 기부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안양교도소 마스크 기부 현장.(출처=안양교도소)
안양교도소 마스크 기부 현장.(출처=안양교도소)


이렇게 교도소에서 면마스크를 만들게 된 출발점은 ‘안양교도소’였다. 안양교도소 권창모 직업훈련과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권 과장은 지난 2월말, 수형자용 방한대를 만들려다 마스크 구매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던 상황에서 시민들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수형자들에게 급하게 시민용 마스크를 만들어볼 수 있겠느냐 했더니 기꺼이 만들겠다고 해 수형자들의 동의를 구한 후 주말 작업을 해서 3월 2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안양교도소는 교도소 마스크의 효시가 됐다.

안양교도소도 마스크를 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스크를 만들어본 경험은 없었지만, 직원과 수형자 간 끊임없는 협의를 거쳐 마스크 제작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안양교도소에서 만들어진 디자인은 시제품, 기증 받은 필터와 함께 전국 교정기관으로 퍼져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마스크 끈을 연결시키는 모습.(출처=법무부)
마스크 끈을 연결시키는 모습.(출처=법무부)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려운 것처럼 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안양교도소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사다가 연구도 하고, 실질적으로 제작이 가능한지 확인을 거치는 과정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면마스크를, 이후엔 필터가 삽입된 면마스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필터 교체형 마스크도 만들어봤지만, 수형자들의 기술이 조금 부족하다 보니 다시 삽입된 형태의 면마스크로 바꾸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기존 6~8단계의 봉제 과정을 거쳐야했던 공정을 1단계로 줄인 패션마스크도 기획해 20일 이후부터 새로운 마스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렇게 새로 기획한 패션마스크에도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졌다. 자문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업체에서 마스크 원단을 기증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마스크의 가격은 현재 750원. 사실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런 비용은 제외하고 순수 원단과 수형자 작업장려금만을 합친 원가로 시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수형자들이 만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안양교도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출처=법무부)
수형자들이 만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안양교도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출처=법무부)


권 과장은 “(약 50명의 봉제작업반) 수형자들도 이렇게 많이 잔업과 휴일 작업을 한 적이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길게 줄 서서 마스크를 찾는다는 말에 보람을 느끼며 작업에 임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 권 과장은 지역 어르신들이 마스크 구하느라 고생하지 않도록 도움이 된 것 같아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마스크 판매 장소에 서있는 안양교도소 직원.(출처=법무부)
수형자들이 만든 면마스크를 판매한 안양교도소 보라미매장.(출처=법무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모두가 합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게 돼 인터뷰 내내 힘이 됐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코로나19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민서현 alstjgus27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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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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