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그간 가보지 않았던 가시밭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 경제 추락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경(11.7조원), 2차 추경(12.2조원)에 이어 역대 최대인 35.3조원 규모의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1998년 IMF 경제위기 대비 추경(13.9조원)과 2009년 금융위기 때의 28.4조원보다 액수가 더 크다. 화폐가치가 지금과 다소 차이가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나라의 큰 위기였던 두 사건보다 지금의 상황이 더욱 엄중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다.(출처=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
3차 추경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직면해 있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포스트(앞으로의) 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3차 추경은 세입경정(성장률 하락 및 세수 부족을 충당하기 위한 작업)에 11.4조원, 금융지원에 5조원, 고용/사회안전망 확충에 9.4조원, 경기보강에 11.3조원이 투입된다.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출처=기획재정부) |
‘한국판 뉴딜’을 위한 여러 과제에도 예산이 책정됐다.(출처=기획재정부) |
3차 추경은 코로나19 상황을 어렵게, 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고 있는 국민들에게 직,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번 추경에 포함된 몇 가지 항목들을 추려, 우리가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알아봤다.
신선 농·수산물을 구입하는 가족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신선 농·수산물을 구입하려고 하는 가족. 추경 통과 후, 이 가족이 농·수산물을 구입하면 20%(최대 1만원)의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5만원 정도의 농·수산물을 구입할 경우, 1만원이 할인돼 4만원에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 정부는 이 쿠폰에 예산 62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약 60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해안으로 1박 2일 놀러가는 커플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며 1박 2일 동해안으로 여행을 가고자 하는 커플. 온라인으로 미리 숙소를 예약하려고 한다. 예약할 때, 3~4만원의 숙박할인쿠폰이 제공돼 꽤나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하다.
=> 정부는 290억원을 투입해 약 100만명의 국민들이 쿠폰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국방예산이 50조원이 조금 넘는데, 이를 감안하면 이번 추경의 규모와 시급성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출처=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
공연, 영화를 보러 가는 부부
평소에 공연과 영화를 즐겨 봤던 부부. 그간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체제로 전환되면서 조심스럽게 예약을 진행하려고 한다. 추경 통과 후, 공연에는 1인당 8000원, 영화는 1인당 6000원의 할인쿠폰이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부는 ‘특별한 혜택’을 누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특히, 1만2000~1만3000원 가까이 되는 영화티켓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어 이번 추경이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 정부는 공연 분야에 29억원, 영화 분야에 88억원을 투입해 각각 36만명, 147만명에게 높은 수준의 할인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
코로나19를 건강하게 극복하기 위해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하게 된 어르신. 월 이용권을 구매했더니 3만원이 환급된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 기쁜 마음으로, 3만원을 환급받고 저녁 반찬거리를 좀 더 푸짐하게 구입하려고 한다.
=> 정부는 122억원의 예산으로 40만명에게 월 이용권 구매시 3만원의 환급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공모 선정 우수관광상품을 예약·선결제할 경우 30% 할인, 미술관 및 박물관을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2000~3000원을 깎아주기로 했다. 주말 외식업체 5회 이용시 1만원의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이러한 8대 할인쿠폰으로 약 1618만명에게 1684억원의 혜택이 돌아간다고 하니 많은 국민들에게 적잖은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등급 의류건조기를 구매한 1인 가구
요즘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 고민하다가 의류건조기 구매를 결심하게 된 나건조 씨. 이번 추경에 고효율 가전 환급 대상 품목으로 ‘의류건조기’가 추가됐다는 소식과 구입 금액의 10%, 30만원 한도로 돈을 돌려준다는 사실에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 정부는 가전제품 소비 확대를 위해 고효율 가전 환급 대상 품목을 기존 10개 품목에 의류건조기까지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0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신청 및 보다 자세한 사항은 https://covid19.ei.go.kr/ 을 참고하기 바란다. 신청기간은 6월 1일부터 7월 20일까지다.(출처=고용노동부) |
정부는 6월 1일부터 특수형태 근로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무급휴직 근로자의 생계 안정을 위해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접수를 시작했다. 50만원씩 3개월 간 지원되며, 신청인 연소득 5000~7000만원 이하(연매출 2억원 이하) 또는 가구소득 중위 150% 이하인 사람 중, 소득, 매출이 25~50% 이상 감소했거나 무급휴직한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 지원금이 차질없이 지급될 수 있도록 추경으로 9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키로 했다.(참고=고용노동부 카드뉴스)
아무쪼록 이번 3차 추경이 국민들의 어려운 삶 곳곳에 스며들어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추경은 속도가 중요한 만큼, 국회가 적극 협력하여 추경이 본회의에서 빨리 처리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