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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무엇이 문제일까?

정책기자 김윤경 2020.07.06

오래전 일본에서 공부할 당시엔 아직 한류가 불지 않았었다. 우리나라 또한 일본 문화 개방 전이었다. 우리 과 유일한 외국인이던 내가 소개를 하자, 친구들은 바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한글과 동남아 글자를 헷갈려하며 묻기도 하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했지만, 점점 더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했고,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들도 생겨났다.

일본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 <출처=헤외문화홍보원>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해 대담을 가졌다.(출처=해외문화홍보원)


요즘 일본 군함도 관련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내용은 이렇다. 올 3월 개관한 군함도 등을 홍보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코로나19 여파로 얼마 전인 6월 15일 일반에 공개됐다. 취재진이 가보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했던 강제징용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왜곡된 역사가 전시돼 있었다고 했다. 

정보센터가 생긴 장소는 예전 내 기숙사가 있었던 신주쿠였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마침 6월 30일 해외문화홍보원과 코리아넷에서 방송인 겸 역사학자인 정재환 씨의 사회로 소설 ‘군함도’의 저자 한수산 작가와 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교수(세종대 정치학)의 대담이 진행됐다.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왜 문제가 됐을까

일본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해[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해외문화홍보원>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출처=해외문화홍보원)


호사카 유지 교수는 군함도에 대해 상세히 들려줬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시설이었고,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한국의 반대에 부딪혔었다. 일본에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세우고 역사적 사실을 명시하겠다는 약속 하에 한국이 등재에 찬성했는데, 이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한국에서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산 작가는 무엇보다도 군함도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국가 범죄가 상징적이고 집약적으로 압축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제노역 문제를 언급해야 세계문화유산으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이 차분히 설명을 했다. <<]출처=해외문화홍보원>
차분히 설명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교수.(출처=해외문화홍보원)


호사카 유지 교수는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조선인과 일본인의 표면적인 월급 액수가 비슷한 것으로 전시됐지만, 실상 수령액은 달랐다고 말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로 느껴질 수 있다’면서 ‘군함도에 귀를 기울이면’이란 책을 꺼냈다. 조선인 인권을 위한 나가사키 일본인 모임에서 낸 책이었다. 이 책을 보이면서 일본 국내에서도 전시 내용을 모두 사실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마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순응해버리면 앞으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걸 강조했다.   

나가사키에 있는 한국인 인권 모임의 일본인이 쓴 책. <출처=해외문화홍보원>
나가사키에 있는 조선인 인권 모임에서 쓴 책.(출처=해외문화홍보원)


이 점에는 한 작가도 동의했다. 그는 역사를 왜곡한 건 일본인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그가 알고 있는 일본인들은 대부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자신의 소설 ‘군함도’를 읽고 편지를 보낸 일본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제안을 내놓았다. 2015년에 약속한 걸 지키지 않고 있지만 일본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듣고 난 직후였다. 그는 서울에 좀 더 특수하고 구체적인 전시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수산 작가처럼 적극적으로 책을 쓰는 활동을 추천했다.   

군함도를 다녀오고 집필한 과정을 이야기해 준 한수산 작가.
군함도를 다녀오고 집필한 과정을 이야기해 준 한수산 작가.(출처=해외문화홍보원)


한수산 작가는 먼저 우리부터 제대로 무장을 다시 해야한다고 말하며,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젊은이들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가 반복되면 결국 잊혀지고 우리끼리 지쳐버릴 수 있다며 좀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해 청산과 억울함을 해결하지 않은 채 앞날을 잘해 보자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역사를 바로 세워야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거라며 마무리를 지었다.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군함도

군함도를 찍은 춘천의 근화동을 방문하고 사진을 보내왔다. <김은영 씨 제공>
김은영 씨는 영화 ‘군함도’를 촬영한 춘천의 근화동을 방문하고 사진을 보내왔다.(김은영 씨 제공)


군함도에 대해 주변에서는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을까. 주변 지인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서울에 거주하는 정 모(45·회사원) 씨는 “영화를 통해 군함도를 알게 되었는데, 우리나라도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상응하는 역사 전시관을 두어 꼼꼼하게 국내외 역사를 바로 잡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유네스코를 비롯한 해외에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사를 탐구하는 대학생 안성준(연세대 사학 3년) 씨는 “군함도가 단순히 일본 메이지 시대의 산업유산이라고 알려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세계문화유산을 소유한 국가나 기관 중 유리한 역사만을 반영해 알린 경우도 있지만, 군함도처럼 인정했던 역사를 다시 부정한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현재 코로나19로 연기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면,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재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군함도를 쵤영한 춘천의 근화동을 방문하고 사진을 보내왔다. <김은영 씨 제공>
춘천에 있는 군함도 촬영 세트장.(김은영 씨 제공)


춘천에 사는 김은영(45) 씨는 “인권을 무시하고 억압 받은 사실이 빠져 있다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주말에 영화 ‘군함도’ 촬영지인 근화동을 다녀 와야겠다”고 말했고, 며칠 후 다녀온 사진을 보내줬다.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가 처한 상황과 입장은 달라도 어떤 사실은 존재하지 않을까. 신뢰는 ‘관계’를 위해 나아가는 가장 기초적 노력이다. 일본에서 나에게 물어가며 한국에 대해 알아가던 친구들이 그립다. 그래서 정말 이런 상황이 너무 아쉽다. 앞으로 자라날 세대들이 이웃나라 친구들과 편하게 소통해 나갈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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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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