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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사, 이소사가 쓴 여권통문, 122년 만에 법정기념일로

2020.09.01 정책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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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숨막히던 여름, 난 백범김구기념관에 있었다. 유독 무덥던 그날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이 진행됐고, 성평등 공모전 작품과 퍼포먼스, 성평등 보이스 출범을 보았다. 양성평등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한 켠에 자리했다.

에어컨이 나가고 많은 인원이 와 식장은 찜통 같았으나, 모두의 뜨거운 열기를 따라가진 했다.
2017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 현장 모습.


2019년 중구에서 열린 여권통문 기념 표석 제막식에선 좀 더 깊은 생각이 들었다.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문으로, 북촌의 양반들이 김소사와 이소사(소사 : 나이든 기혼 여성을 일컫는 말) 이름으로 여성의 참정권과 직업권, 교육권을 명시해 발표한 선언문이다.

2019년 중구에서 여권통문 기념 표석 제막식에 참석했다.
2019년 중구에서 여권통문 기념 표석 제막식에 참석했다.


여권통문은 근대화 시작과 함께 최초로 여성 스스로가 권리를 주장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더해 주장만이 아니라 실제 여학교를 만들었으며, 항일운동을 이끌었다는 의의도 있다. 121년 만에 결의장소였던 옛 홍문섯골 사립학교 자리에 표석을 설치했다. 여권통문 발표일은 무려 1898년 9월 1일이었다.

2017년 성평등 공모전 수상작.
2017년 성평등 공모전 수상작.


그렇게 양성평등에 대해 알아가면서 ‘벡델 테스트’라는 다소 생경한 이름을 들었다. ‘벡델 테스트’는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보기 위해 1985년에 만든 테스트다. 영화계에서 양성평등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조건은 좀 헷갈리면서도 흥미로운데, 우선 영화에 어떤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두 명 이상 등장해야 한다. 또 이 여성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해야 하며, 대화 안에 남성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이 들어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올 상반기 개봉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으로 다음 10편 영화를 발표했다. ▲ 82년생 김지영 ▲ 메기 ▲ 미성년 ▲ 벌새 ▲ 아워바디 ▲ 야구소녀 ▲ 우리집 ▲ 윤희에게 ▲ 찬실이는 복도 많지 ▲ 프랑스여자

우리 이야기라는 소리에 아침까지 밤새 영화 속에 몰입했다.
우리 이야기라는 소리에 영화에 몰입하고 연달아 보니 아침이었다.(사진 속 영화=‘윤희에게’)


영화보다 평을 먼저 읽었는데 대부분 자신 이야기란다. 우리 이야기라고? 밤새 몇 작품을 봤다. 분명 모양은 좀 달라도 주위에 있을 법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영화 속 주인공이나 우리나 더 가치 있게 살고 싶어 갈등하는 사람들이며, 현실에 주저앉든 일어서든 촘촘한 관계를 통해 한 발자국씩 더 나아갔다고. 나머지 영화도 양성평등주간 동안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여권통문 기념표석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모든 시선이 고정됐다.
여권통문 기념 표석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모든 시선이 고정됐다.(2019년)


올해 9월 1일은 첫 법정기념일인 ‘여권통문의 날’이다. 또한 9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다. 7월에 열렸던 양성평등주간이 올해부터 ‘여권통문의 날’과 함께 9월로 옮겨졌다. 여성가족부는 이날을 기념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많은 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영화감독조합과 양성평등주간 첫 영화 관련 행사로 ‘벡델데이 2020’을 개최한다.

여성에 대한 여러 행사와 연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여성범죄통계
여성에 대한 여러 행사와 연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여성폭력 범죄통계 개선 세미나.


122년 전, 김소사와 이소사를 떠올리며 진정한 평등이 무엇일까 잠시 생각을 해봤다. 당시 여권통문을 쓰던 그들의 결의까지도. 그 시절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닌가.

그들의 진심과 용기가 맺지 못할 첫사랑을 품은 윤희에게, 복을 찾은 찬실에게, 그리고 신뢰를 찾고 싶은 윤영과 사랑받고 싶은 은희에게,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한 발씩 나갈 수 있게 해준 듯싶다. 올해 양성평등주간 슬로건 역시 ‘성평등을 향한 지금, 여기서의 한 발’이다.



김윤경
정책기자단|김윤경
otterkim@gmail.com
한 걸음 더 걷고, 두 번 더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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