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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예산안] 2021년 병장 봉급 60만8500원의 의미는?

정책기자 이재형 2020.09.07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갈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된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부는 2021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은 내년 국가 살림살이를 위해 쓸 돈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확장 재정을 운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년 예산안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보다 8.5% 늘어난 총 555조8000억원이다.

국방 예산도 늘었다. 올해보다 5.5% 증가한 52조9000여억원이다. 국방 예산을 눈여겨보니 병장 월급이 54만원에서 60만8500원으로 12.5% 인상됐다. 지금의 부모 세대가 군대 갈 때와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늘었다.

'요즘 군대 참 좋아졌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병영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병영 내 동아리 활동하는 모습이다.(출처=국방부 블로그)
‘요즘 군대 참 좋아졌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병영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병영 내 동아리 활동 모습.(출처=국방부 블로그)


나는 1985년 3월, 육군 소위로 군에 입대했다. 당시 육군 소위 봉급은 14만8000원이었다. 그리고 병장은 4600원, 이병은 3300원이었다. 당시 병사들에게 인기 있던 아이스크림 월드콘 가격이 한 개 300원이었다. 병장 월급으로 월드콘 15개를 살 수 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35년 만에 병장 기준으로 월급이 132배 올랐다. 물론 1985년과 지금의 돈의 가치가 같지 않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그래도 격세지감을 느낀다.

내가 소대장 할 때 월급은 거의 병사들 빵과 과자값으로 나갔다. 급식의 질이 지금보다 좋지 않아 병사들이 늘 배고파했기 때문이다. 인접 소대와 막걸리 내기 축구 시합을 해서 패하면, 막걸리값도 냈다. 1991년이 돼서야 병장 월급이 1만원을 넘었다. 불과 30년 전 얘기다. 1985년 전후 군대 갔다 온 예비역들은 ‘아~ 그땐 그랬지’ 할 것이다. 

병사 월급이 적다 보니 집에서 용돈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면회를 온 부모들은 평소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다가 갈 때는 용돈을 쥐어줬다. 병사들이 면회를 기다리는 것은 부모님 얼굴을 보는 것도 있지만, 용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용돈을 받은 병사들은 일과 후 PX에 가서 빵과 과자를 사 먹는 것이 낙이었다.

배가 고파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PX에서 빵 사먹던 시대는 옛날 예기다.(출처=국방부 블로그)
배가 고파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PX에서 빵 사 먹던 시대는 옛날 얘기다.(출처=국방부 블로그)


내년도 병장 봉급이 60만8500원이니, 내가 군대생활 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우선 PX에 빵 사 먹기 위해 부모들에게 용돈을 받아 쓰는 일이 없어졌다. 병사가 월급을 받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시대다. 이등병도 40만원이 넘으니 빵 사 먹는 데 부족함이 없다. 소대 대항 치킨 내기 시합을 해도 병사들이 1만원씩만 내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급식의 질이 좋아져서 PX에 빵 먹으러 갈 일도 많이 줄었다.

병사 월급이 많아지니 군대에서 적금이 유행이다. 이른바 ‘군테크’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저축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기관과 손잡고 이자 소득 비과세 적용 등 혜택이 확대된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 적금은 저금리 시대에 4~5%의 높은 이율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장병이 가입했다. 

육군으로 입대해서 18개월 복무할 경우 매달 20만원씩 적금을 넣는다면 약 400만원의 목돈을 쥐고 나간다. 2018년 8월 ‘장병내일준비적금’이 출시된 후 올해 6월까지 누적 가입자는 31만6700명에 이른다. 가입 계좌는 약 45만개다.

'군테크'라 불리는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가 31만 명을 넘는다. 이제 제대할 때 몇 백만 원의 적금을 들고 들고 나온다.(출처=국방부 블로그)
‘군테크’라 불리는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가 31만명을 넘어섰다. 이제 제대할 때 몇백만원의 적금을 들고 나온다.(출처=국방부 블로그)


옛날에는 전역할 때 남는 게 예비군복으로 사용할 군복 1벌이 전부였다. 이제는 전역할 때 몇백만원의 적금을 들고 나온다. 이 적금을 복학할 때 등록금으로 사용한다면 부모님의 학비 걱정과 부담을 그만큼 덜어줄 것이다.

병사 월급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건 공약이다. 실제로 2017년 기준 21만6000원이었던 병장 월급은 2018년 40만5700원으로 대폭 상승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60만원이 넘는다. 

육군 3군단 병사들이 봉급통장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출처=국방부 블로그)
육군 3군단 병사들이 봉급 통장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출처=국방부 블로그)


국방부가 발표한 ‘21~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병사 봉급은 2022년까지 병장 기준 월 67만6000원으로 인상한다. 그리고 2025년까지 병장 기준 월 96만3000원으로 인상한다. 병사 봉급 100만원 시대가 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내건 병사 월급 공약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월급만 오른 게 아니다. 급식과 피복 등 복지도 크게 발전했다. 급식 질과 맛 개선을 위해 급식 단가가 하루 8790원으로 3.5% 인상된다. 요즘 병사들이 먹는 급식을 보면 치킨텐더, 찹쌀탕수육, 통새우볶음밥, 잡채볶음밥, 소양념갈비찜, 전복삼계탕 등이다. 내년에는 급식비가 인상되니 더 잘 먹을 것이다. 또한 조리병뿐만 아니라 민간 조리원을 확대해 어머니가 해주는 손맛을 제공한다. 이제 군대밥은 짬밥이 아니라 집밥이다.

병영식당에서 소양념갈비찜, 찹쌀탕수육 등이 제공되니 짭밥이 아니라 어머니 손맛을 느끼는 집밥이 됐다.(출처=국방부 블로그)
부대 내에서 소양념갈비찜, 찹쌀탕수육, 전복삼계탕 등이 제공되니 짬밥이 아니라 어머니 손맛을 느끼는 집밥이 됐다.(출처=국방부 블로그)


내년부터는 병사끼리 시행하던 이발 방식도 사라진다. 민간 시설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전투 임무 집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 현역 및 상근예비역 전원에게 1인 월 1만원의 이발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군대에서 바리깡(군대에서 이발기계를 부르던 말. 이발기계가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올 때 프랑스 바리캉 마르 회사 제품이 들어와 그 회사명이 통칭화 된 것임)으로 이발하던 추억도 빛바랜 추억이 된다.

내가 군대생활 하던 1985년 전후에 군 복무를 한 예비역들은 요즘의 군대를 보면 부러울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식을 군대에 보냈으니 반갑기도 할 것이다. 군 복무를 국가에 대한 봉사 개념으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청춘을 바쳐 국가에 헌신하는 만큼 충분한 보상은 당연하다. 따라서 국방부의 병 봉급 인상은 시대적 흐름에 맞는 것이다.

군 복무를 국가에 대한 봉사 개념으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출처=국방부 블로그)
군 복무를 국가에 대한 봉사 개념으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출처=국방부 블로그)


이제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 배고프진 않을까, 춥진 않을까 걱정할 일은 없다. 지금 군에 가면 잘 먹고, 잘 자면서 국방의 의무를 하고 그 대가 역시 충분히 받고 있다. 군대생활은 버리는 시간이 아니다. 병사 봉급이 많아져 복학이나 사회 진출을 위한 목돈, 즉 ‘마중물’을 마련하는 시대다. 그래서 내가 내는 세금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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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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