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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대통령 경축사 (전문)

2002.08.19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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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제57주년 광복절을 경축해 마지 않습니다.

뜻깊은 광복절을 맞아,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을 추모하며 삼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마음으로부터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민족은 수천년 동안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고난에 맞서 싸우고 극복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숱한 외세의 침입을 받으면서도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지켜냈습니다. 35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받는 동안에도 끝까지 저항하며 나라의 명맥과 법통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대회가 열렸던 지난 6월, 우리는 8·15 광복의 그 날에 버금가는 감동과 해방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그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물결이 넘쳤습니다. 지역이나 계층의 구분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였고, “하면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고 한결같이 믿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60억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1세기 첫 월드컵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냈습니다.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고 세계에서 네번째로 외환보유고가 많은 나라, 세계 투자들이 주목하는 경제 우등생 국가, 세계 최선두의 IT강국, 세계일류 상품을 만들어내는 경쟁력 있는 나라, 50여년 남북 분단의 긴장을 뛰어 넘어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나라, ‘금 모으기 운동’으로부터 월드컵의 수백만 거리응원까지 국민들의 저력이 엄청난 나라, 이것이 바로 오늘의 세계가 평가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이것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수없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뒤에는 다시 국토가 분단되고, 전쟁의 참화를 겪고, 권위주의 정부 치하에 억눌려 살아야 했습니다. “희망은 없다”고 좌절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IMF 외환위기처럼 정말 주저앉고 싶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굴하지 않았습니다.

광복을 쟁취해낸 선열들의 그 기백과 정신으로,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 위에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발전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21세기 국운융성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월드컵 4강에 이은 경제 4강, 세계일류국가도 더 이상 꿈이 아닙니다.

저는 남은 임기 동안 국민들과 함께 이 좋은 기회를 살려나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독립운동으로 나타났다면, 지금 우리가 애국하는 길은 경제 4강, 세계일류 국가로서 도약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시대적 과제를 실천하기 위해 오직 국정 마무리에 전념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켜나가겠습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첫째, 민·관 합동으로 추진중인 ‘포스트 월드컵’ 대책의 성공적 추진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이제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자부심으로 우뚝 섰습니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그 성공과 국민적 에너지를 국운융성으로 발전 시키는 과제는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높아진 국가 위상을 바탕으로 수출을 더욱 늘리고,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이 증대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리아 브랜드의 가치를 더한층 높여나가겠습니다. 우리 문화가 세계를 향해 펼쳐나갈 수 있도록 더욱 지원하겠습니다.

우리는 한반도 안정을 토대로 우리의 경제 무대를 유라시아대륙 전체로 확장하고,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선진국 수준의 모든 여건을 갖춘 경제특구를 지정하겠습니다.

우리가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의 물류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철도와 도로 연결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만 국토분단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항로와 바닷길, 그리고 육로를 통해 완성되는 동북아의 물류와 비즈니스 중심국가, 이것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청사진입니다.

둘째 각각의 경제주체들은 오늘에 안주하지 말고 구조개혁을 계속해 가야 합니다. 그것이 곧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추는 길입니다.

정보통신·생명산업 등 차세대 성장 기술 개발과 조선·기계·섬유 등 전통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산업구조 전반을 고도화해 나가겠습니다.

기업은 중단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한편, 수출에 더욱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부실기업은 언제건 퇴출되거야 만다는 원칙을 정착시키고, 회계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활동의 공정거래 관행도 정착시켜가야 합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민영화와 공기업의 개혁도 늦춰서는 안됩니다.

진정한 구조개혁은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까지가 위기극복을 위한 개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만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고, 세계적인 경제불안에도 튼튼한 한국경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협력적 노사관계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정부는 대화와 설득을 통한 협력적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불법적인 노사분쟁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내년부터는 균형예산을 편성하여 국채발행을 중단하고 건전재정 기조를 회복시켜 나가겠습니다. IMF 외환위기 속에 불가피하게 사용된 공정자금 상환계획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과제들은 우리의 경제체질을 튼튼히 해 다음 정부의 부담을 줄이는 일들입니다.

투명성은 경쟁력입니다.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올 10월이면 전자정부의 기반이 구축됩니다. 각종 민원과 조달행정, 세금과 공과금 납부 등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부정과 비리의 소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셋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전 세계가 불안에 휩싸였지만, 한반도에서는 안정이 유지되었습니다. 이산가족의 상봉과 금강산 관광, 민간의 교류 확대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경의선 철도 연결,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건설 등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남북간의 합의는 실천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북한이 돌연 서해사태를 일으켰고, 우리 국민을 엄청난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더욱 철저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희생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강능한 모든 일을 할 것입니다. 확고한 군사적 대비태세 위에 한·미 동맹관계와 한·미·일 공조,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협력, 그리고 UN과 EU 등 세계의 협력과 같은 4중, 5중의 안전장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민족 생존의 길이자 경제도약의 전제조건이며, 우리 사회와 민주발전의 기초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남북한이 대치하는 속에서도 지난 수십년간 부단히 대화와 협력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러한 노력을 햇볕정책의 이름으로 실천해 온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있었기에 외국의 투자도 들어오고, 우리 경제의 경쟁력도 높아졌으며, 월드컵도 안심하고 치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간 화해협력 정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6·15 공동선언은 남북간의 약속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대한 공개적 약속이었던 만큼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어제 끝난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정부는 이번 합의가 충실히 실천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4년반 동안 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던 일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봉급생활자의 서민·중산충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제도의 정착과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 등 4대 보험을 완비함으로써 사회보장제도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정부는 네번째 과제로, 남은 임기 동안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을 살피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찾아가는 복지’, ‘피부에 와 닿는 복지’의 실천을 위해 내각을 독려하고, 저 스스로도 꼼꼼하게 챙겨가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 추세에 대비하여 치매병원과 노인 전문요양 시설을 확충하고 노인들에게 적합한 직업분야를 개발하는 등의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 우리의 농어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어민의 소득안정과 자립기반 확충을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논농업 직불제를 실시한 데 이어, 소득 안정 직불제와 농어촌복지 종합대책도 수립, 추진해 갈 것입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농어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농어민들이 함께 노력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 5일 근무제는 국민의 건강증진과 건전한 여가활동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 주 5일 근무제가 민간에서 어느 정도 확산되고 있습니다만, 가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합리적인 제도로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의약분업을 착실히 발전시켜 나가면서,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화 대책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이 국가사회 발전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여성 관리직 공무원 채용 목표제 등을 정착시키겠습니다.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지난 4년여간의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고, 교실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진출을 활성화하고, 직업능력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인력난을 해소시켜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도시 저소득 지역과 농어촌의 교육여건 개선에도 적극 힘쓰겠습니다.

다섯째는, 연말 대선의 공정한 관리와 사회기강의 확립입니다.

정부는 올해를 ‘선진 선거문화 정착의 원년’으로 삼아 공명선거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처럼 대선도 공정하게 치러낼 것입니다.

정치자금 투명화와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선거공영제가 대폭 확대되어야 합니다. 정치권은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집단이기주의에는 강력히 대처하여 사회기강을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민주주의 시대에 공권력에 불법적으로 저항하는 것은 공익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여섯째, 부산 아시안게임과 부산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의 성공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산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월드컵 못지 않은 중요한 기회입니다. 행사준비는 물론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면서,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이 남북화해의 마당으로 승화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2010년 세계박람회와 동계 올림픽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 우리의 국가적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하고 경제도약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토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유로든 여기서 주춤거린다면, 우리는 그 두 배, 세 배, 세계의 흐름에 뒤처지는 부담을 떠 안게 됩니다. 저는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다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안정적인 국정 마무리를 위해 국회 등 정치권에도 직접 협력을 요청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지난 4년반 동안 우리 후손들에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세계일류의 대한민국을 물려주고자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은 임기동안 초심의 자세로 개혁을 마무리하고, 국운융성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천금과도 같은 국운융성의 이 호기에 우리는 주춤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우리 후손들에게 좀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노력할 것이며, 다음 정부가 보다 수월한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오늘 주어진 일을 다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더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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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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