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파트너십’ 이행 점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한국·일본·미국 등 3개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한·일간 대북한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나라 정상은 또 지난해 10월 김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합의·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 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그 부속서인 ‘행동계획’을 점검, 착실히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한 이래 약 5개월간에 ‘대화채널의 확충’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협력’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강화’ ‘범세계적 문제에 관한 협력 강화’ ‘국민교류 및 문화교류의 증진’ 등 5개 분야에서 착실한 진전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또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이 확고해지고 우호협력관계가 폭과 깊이를 더해가고 있음을 평가했다.
두 나라 정상은 특히 △2001년 발효를 목표로 한·일 투자협정의 빠른 시일내 체결 △지난해 10월 서명된 새로운 한·일 이중과세방지협약의 조기 발표 △기준·인증분야의 협력 △지식재산권분야의 협력 △세계무역기구(WTO) 교섭을 위한 협력 등 5개항의 ‘한·일 경제협력의제 21’을 채택했다.
‘의제 21’은 두 나라의 무역·투자 등 경제활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두 나라의 규제와 제도차이를 중점 제거해 나가기 위한 합의이며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장기목표로 설정한 정지작업이다.
특히 오부치 총리는 지난해 8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한·일 두 나라가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여 왔던 한국의 대북한 포용정책에 대해 일본의 사실상 ‘조건 없는’ 확고한 지지를 밝혔다. 이 같은 일본의 입장은 회담 후 발표된 공동 발표문에도 포함되어 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 의혹과 미사일발사 등에 대해 한·일 두 나라의 입장은 일치한다고 말했다.
범죄인 인도조약 곧 교섭
김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는 새로운 한·일 어업협정 발효에 대해 “두 나라 사이에 2백해리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어업질서가 구축됐다”는 데 공감했으며, 한·일간 문화교류를 더욱 폭넓고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일 문화교류 회의’를 설치하고 한국정부는 올해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추가적인 개방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두 나라 정상은 행동계획 추진의 일환으로 △올 가을 한국에서 제2차 각료간담회 개최 △오는 6월 일본 도쿄에서 제 2회 한·일 안보정책협의회 개최 △올 여름 한·일간 수색·구조에 관한 해상 공동훈련 실시 △조만간 범죄인인도조약 체결 교섭개시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공동개최를 위한 협력강화 △범세계적 환경문제 및 마약·각성제 문제를 비롯한 국제조직범죄에 적극 대처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