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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의 집단(集團)이기주의]돈 더벌기 위한 기득권(旣得權)고수 큰 잘못

직업(職業),돈벌이 보다 사회봉사(奉仕)가 더 중요

1993.09.09 국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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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길(金泰吉)
〈서울대명예교수-학술원회원〉

한의사(韓醫師)·약사(藥師) 겸허한 대화자세로 문제해결을
 
한약의 조제권을 에워싼 한의사와 약사의 분쟁이 극한 상태에까지 치다랐다.

약사측에서 약사 면허를 모두 반납하고 일제히 폐업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했다는 보도가 있는가 하면, 이미 3천여명의 대학생에게 유급(留級)의 불행을 안겨준 한의사 측에서는 자진 폐업을 불사하겠다느니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겠다느니 하며 위협을 한다는 소문이다.

“안방에서 들으면 시어머니이 옳다”는 속담도 있듯이 약사와 한의사 양측에 모두 할말이 있을 것으로 인다.

그리고 양측의 주장에는 모두 그 나름의 일리가 있을 것이며 자기네의 주장을 어떤 형태로 표명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기본권에 속하는 행동이기도하다.

그러나 이번에 두 집단이 보여준 작태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몇 가지 잘못된 점이 포함되어 있다.

극한대립 악순환만 더해

한의사의 경우나 약사의 경우나 다같이 극한 투쟁의 방법으로 승리를 쟁취하려는 태도로  나오고 있다.

부모에게 떼를 쓰는 어린이가 저의 요구하는 바를 모두 들어주지 않으면 옥상에서 투신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는 바로 그런 태도이다.

정말 죽을 각오로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을 해치기 위해서 자해를 가장하는 것이니 더욱 한심하다.

어린애들도 아닌 어른들이, 어른들 가운데서도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지식층이 떼를 지어서 그렇게 히니 이것은 상식을 벗어나도 멀리 벗어난 짓이다.

이해가 상반되는 두 집단이 각각 자신들의 이익이 극대화되기를 꾀할 때 두 집단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히다.

한의사나 약사나 모두 한국 사람들이며 다같이 한국안에서 안정된 삶을 누려야 할 사람들이다.

네가 죽든 내가 죽든 사생결단을 내자고 막무가내로 덤벼들 그런 상황이 아니다.

지성적 대화로써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이며 중재에 나선 제삼자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세상만사는 목소리 큰 편이 이긴다는 생각은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

도대체 ‘직업’ 이라는것을 돈벌이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그 직업관부터가 잘못이다.

돈벌이는 직업이 갖는 목적의 일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전부는 결코 아니다.

금전만능 직업관 고쳐야

직업에는 사회에 참여하여 사회에 봉사한다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다.

사실은 사회에 대한 봉사는 돈벌이보다도 더 중요한 직업의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금전을 제일 귀중한 것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가치관의 파도에 휩쓸려서 직업이 갖는 가장 귀중한 측면을 뒷전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약사의 한의사는 다같이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맡고 있는 특수한 직업이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이 돈보다 더욱 소중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무를 가진 두 집단이 돈을 더 벌기 위하여 그 의무를 포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을 잃은 그릇된 태도임이 명백하다.

사태가 이토록 악화된 원인 가운데는 ‘기득권’ 이라는 관념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양약만을 팔던 약국의 일부가 약국 한귀퉁이에 한약장을 차려놓고 한의사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남은 최소한 6년을 공부해야 한의사 자격을 따도록 되어 있는데 한약재에 관한 강의 한두 과목들은 지식을 근거로 한의사 행세를 한다는 것은 염체없는 짓이었다.

따라서 보건 행정당국은 그것을 막아야 했는데 막지 않았다.

그래서 ‘기득권’이라는 것이 생겼고 여러 해 동안 조제해 온 것이니 그 ‘기득권’을 끝까지 고수하겠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보건 행정 당국은 자기네의 실책으로 생긴 불합리한 ‘기득권’ 을 부분적으로 인정하겠다며 이제까지 한약을 조제한 약국에 한하여 50가지 내지 1백 가지 이내의 한약 조제를 허용한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궁여지책에서 니은 어정쩡한 절충안이다.

이 어정쩡한 절충안 에 대해서 한의사들과 이제까지 한약을 제조하지 않은 약사들이 거세게 반발하여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

책임은 한의사측에도 있다. 약값을 너무 비싸게 받은 것이다. 엄청나게 비싼 값을 받았던 까닭에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실력이 의심스러우나 값은 싼 양약국의 한약을 선호하게 된것이다.

약값이 약간 더 비싼 정도였다면 중산층도 한의사를 찾아갔을 것이다.

앞으로 한의원에도 의료보험제도가 제대로 실시된다면 아마 서민층에서도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을 것이다.

한의원에 의료보험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한 현실에 대한 책임은 한의사와 보건 행정 당국이 나눠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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