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짜
염전에 온 것 같아요. 소금이 만들어지기까지 염부들이 얼마나 애쓰시는지 알았어요.
소금 만드는 도구도 신기하네요. 소금전시회라고 해서 ‘소금도 전시하나?’ 싶었는데
3D 영상에 각종 관련 유물이 어마어마하네요. 싱크대 구석에 늘 있는 소금이 오늘부터
특별하게 보일 것 같아요.”
지난 달 29일,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옆 국립민속박물관 ‘소금꽃이 핀다!’ 특별전 전시장.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 여동생과 함께 온 이지민(고양시 능곡초 5)양은 전시장에 재현한 소금창고와
아직도 소금기가 남아있는 바구니, 지게, 외발수레등 각종 기구들을 보며 두
눈을 반짝였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의 폐염전 소금 창고가 전시장에 실물 그대로재현돼
있고 그 옆엔 염부들이 일하는 염전이 펼쳐져 있다. 토판, 옹기, 타일 등 쉽게 볼
수 없는 염전 바닥재 견본이 보인다. 어디선가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나고 소금
만들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서울시
경복궁 옆 국립민속박물관 마당에 들어서면 ‘소금꽃이 핀다!’ 특별전
안내 현수막을 볼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역자치단체와 ‘지역민속문화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부터
해당 지역 관련 주제를 중심으로 특별전을 개최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사라져가는 지역 민속자원을
체계적으로 기록, 보존발굴해 전통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특화된 지역문화자원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 취지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남지역의 특화 사업인 소금을 주제로 생산과 생활문화 등을 보고
듣고 만지는 ‘오감(五感)’ 체험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정육면체의 소금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에 염전 바닥의 소금 성분이 해수 위로
떠오르는데, 그 모습이 마치 꽃이 피는 모습과 같다. 이 때 염부들은 ‘소금꽃이 핀다!’
또는 ‘소금이 온다!’라고 표현하며 이는 소금을 거둔다는 뜻이다.
염경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염전 바닥재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갯벌 흙판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통방식인 토판. 장판염에 비해 생산이어렵지만
천연미네랄이 소금에 스며들어 맛과 향이 탁월한 소금을 생산할 수 있다.
천일염 총생산량의 2%에 불과하다. 가운데는 옹기 조각을 바닥에 짜맞춘
옹기. 오른쪽은 타일을 깔아 만든 판. 바닥재 뒤로 염전에서 염부가
일하는 영상이 보인다.
“전남지역 천일염의 생산과정을 이해하고 염전에서 사용하는 각종 도구를
통해 관람객이 소금 생산의 과학성과 합리성을 느낄 수 있도록 전시했어요. 염부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생활 자료와 비금도 염부의 일상을 담은 영상에서 염부가 흘린
땀 한 방울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겠어요.”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염경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전남 서남해안은
바다 수심이 깊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가 클 뿐만 아니라 맑은 공기와 풍부한 일조량
등 양질의 소금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며 “전남지역은 현재 우리나라
전체 소금 생산량의 86%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소금
가마니, 무겁고 부피 큰 물체를 달 수 있는 대저울, 소금 가게에서 떼어
온
간판 등 소금 유통시 쓰이던 물건들. 초등학생 관람객이 자세히
보고 있다.
전시주제는 크게 2부로 이뤄져 있다. 1부는 소금 생산방식의 변화를 다뤘다.
우리나라 전통 자염(해수를 끓여서 소금을 채취하는 방식)과 천일염의 생산과정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꾸몄다.
염전에서 사용하는 소쿠리, 바가지, 청소도구, 무자위 등 각종 도구를 보며 소금
생산 원리를 알 수 있다. 또한 ‘소금꽃’이 피는 3D 영상과 염부의 하루 영상을 보며
더욱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2부에서는 소금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현상을 볼 수 있다. 민간이나 사찰에서 소금은
화재를 막고 부정을 씻어내는 용도로 쓰였다. 충남 논산시 양촌리 탑안이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대여해온 ‘소금단지’는 눈여겨볼 만 하다.
마을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빈번하자 인근 산의 화기에 의한 것으로 여겨 산에 ‘소금단지’를 묻어 화기를
제어했다. 마을 제관들이 음력 정월 초사흗날 동제를 지내기 전 앞산에 올라 묻는다고
한다.
어린이들이
민간 풍속인 ‘오줌싸개 소금 구해오기’ 모형물을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다. 아이가 머리에 쓴 ‘키’는 수많은 눈을 가진 상징물로 아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앞 쪽 소금단지는 충남 논산시 탑안이마을 주민들
동의를 얻어 대여해왔다. 마을의 화재막이를 위해 앞산에 묻은 소금단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