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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저보다는 어르신들과 취약 계층이 먼저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도록 앞으로 4주간 구매하지 않겠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 국민이 마스크를 한 장이라도 더 구하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요즘, 재택근무 중인 이승연(30·경남 창원) 씨는 마스크 양보하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보건용 마스크 품귀현상까지 이어지면서 마스크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의료진, 노약자, 취약 계층 등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빚어지면서 현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마스크 양보 캠페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나는 OK! 당신 먼저’ 문구가 담긴 이미지 공유는 물론 #마스크 양보 동참 #마스크 안사기 운동 등의 해시태그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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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마스크 양보 캠페인 이미지 화면.(사진=페이스북 캡쳐) |
이 캠페인의 시작은 지난 1일 프로레슬러 김남훈 씨가 트위터 계정에 ‘댁내에 15~20개 정도 마스크 보유분이 있으면 당분간 구매를 안 하는 것이 어떨까요? 꼭 필요한 분들에게 줄 수 있도록 말이죠’라는 게시글을 남기면서부터다.
‘마스크 양보하기 캠페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오래 지속되자 마스크를 쟁여두지 않고, 마스크가 더 필요한 취약 계층 등에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당장의 마스크 구매를 유예함으로써 매점매석을 위해 폭리를 취하는 행위를 무력화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마스크 양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과 목소리를 들어봤다. 개강이 미뤄지면서 2주 째 집에서 머물고 있다고 말문을 연 김아란(21·서울 거주) 씨는 “현장 의료진도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글을 보고 갖고 있던 마스크 10장 중 5장을 대구에 보냈다”며 “저의 작은 실천으로 조금 더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마스크를 좀 더 쉽게 사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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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의 약국 앞에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비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
특히 임산부나 출산한지 얼마 안 된 산모들의 경우 마스크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약국이나 마트를 돌아다니다 감염 위험에 노출될까봐 엄두를 못내고 있는 8개월 차 임산부 한우연(34·부산 거주) 씨는 오히려 마스크 양보 운동에 동참 중이다.
그녀는 “며칠 전 3시간 넘게 줄을 서고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허탈하게 돌아섰다는 옆집 어르신의 소식을 듣고 제가 가진 마스크 한 장을 나눠 드렸다”며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컸는데, 온라인으로 퍼지는 배려 운동을 보고 마음도 한결 따뜻해지고 차분해졌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맘 카페에서도 마스크 물량이 있다면 사재기 등 구매를 자제해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가 가장 절실한 곳이 대구·경북인데, 집에 여유분이 있다면 사재기를 하지 말자’, ‘우리 가족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 등 마스크 제작 방법을 공유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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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에 약국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품절 문구가 유리문에 붙어 있었다. |
3주 째 자녀와 함께 집에서 머물고 있는 김지현(40·경기도 용인)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자 외출도 안 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뉴스를 보면서 이 분들은 마스크 사러 나가는 일 자체가 불안함의 연속이지 않을까 싶었다. 앞으로 한 달간 마스크 양보 운동에 동참해 꼭 필요한 분들이 구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진희(43·전북 전주 거주) 씨도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이 마스크가 부족해 진료가 어려울 정도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나보다는 현장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분들에게 마스크가 더 필요할 것 같아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도 ‘나는 OK, 당신 먼저’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8일 대한약사회는 ‘마스크 안정수급 관련 국민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마스크 5부제가 실시되면서 약국이 공적 마스크 구매 관련 업무로 처방·조제 등 주요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분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먼저 공급할 수 있도록 양보 캠페인에 동참해주실 것을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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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가 시행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마스크 대란이 빚어지면서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마스크 양보 캠페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한 장의 마스크가 아쉬운 상황 속에서도 나보다 더 급한 약자에게 양보하자는 위기 속 배려심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어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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