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 기동대대 기동중대 등 9팀
완전군장 뜀걸음·환자 후송 후
탄약·유류 보급 상황 가정 질주…
팀 단위 경쟁으로 단결력 함양
사단 기동대대 2중대 우승
“각자 역할 정해 페이스 조절”
육군56사단이 수도서울 사수를 위한 작전 수행 능력과 강철보다 단단한 전투체력을 구비하기 위해 조금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사단 기동대대 5개 기동중대와 예하 여단 4개 기동중대를 대상으로 ‘오륙강철중대’ 선발대회를 개최한 것. 출전 장병들은 중대의 명예를 걸고 고난도의 6개 과제를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완주했다. 태양보다 더 뜨거운 전우애와 팀워크가 활활 타오른 대회 현장을 소개한다.
“수도서울 사수! 강철중대 아자!”
때 이른 초여름 더위를 식혀 주는 이슬비가 내린 지난 23일 오후. 육군56사단 본청 앞에 25명의 장병이 도열했다. 25㎏의 완전군장을 멘 장병들의 얼굴에는 목표를 완수하겠다는 결의가 가득했다.
사단 군악대의 응원 연주 속에 평가관이 출발신호를 했다. 장병들은 우렁찬 함성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2.2㎞에 달하는 완전군장 뜀걸음을 마친 장병들은 곧바로 단독군장 상태로 팔굽혀펴기에 돌입했다. 25명이 돌아가며 1000개를 달성해야 했다. 평가관들은 팔을 굽혔다가 편 간격이 팔길이의 4분의 3이 되지 않거나, 가슴이 봉에서 5㎝ 이내로 근접하지 않으면 카운트를 하지 않았다.
다음 코스는 경상환자 발생 시 조치. 평가관이 3명의 장병을 지정해 부상 위치와 정도를 부여하자 나머지 장병들은 신속히 응급조치 후 들것에 옮겼다. 이어 약 1㎞에 달하는 거리를 운반했다. 체력은 이미 바닥이었지만 장병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들것을 이송해 안전지대에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탄약·유류 보급 상황. 탄이 가득 찬 4개의 탄통과 유류 20ℓ 1통을 뜀걸음으로 옮겨야 했다. 탄통의 무게는 각 15㎏. 장병들은 순서를 바꿔가며 700m를 질주했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술차량 고장에 따른 견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병들은 견인줄을 어깨에 메고 차량을 200m 끌어 이동시켰다. 마지막은 장애물 극복을 가정한 레그턱(철봉에 매달려 다리 들어 올리기) 200회.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포기란 있을 수 없었다. 체력이 조금이라도 더 남은 장병이 한 개라도 더 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다리를 가슴 높이로 들어 올렸다.
6개의 코스를 통과한 장병들 눈앞에 결승선이 보였다. 서로를 끌고 밀며 결승 테이프를 끊은 25명의 장병은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하며 부둥켜안았다. 사단장·여단장을 비롯한 주요 직위자와 장병들은 레이스를 마친 이들을 힘찬 박수로 격려했다.
육군56사단은 이날 ‘오륙강철중대(Iron Company)’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는 수도서울을 사수하기 위한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열렸다. 특히 도심지역작전 특성을 고려한 팀 단위 경쟁으로 전우애와 단결력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회에는 사단 기동대대 기동중대 5개 팀, 예하 여단 기동중대 4개 팀 등 9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1개 팀은 25명의 장병으로 구성됐다. 코스는 기존의 체력경연대회와 달리 전우애 고양을 목표로 6개 과제를 부여했다. 팀원 전체가 함께 과제를 수행하고, 낙오자가 발생하면 전우애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거나 팀 전체가 실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는 마지막에 들어오는 팀원의 기록을 측정해 가장 강하고 단결된 ‘오륙중대’를 선발했다.
대회 참가 장병들은 환자 후송을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았다.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4명이 들것을 들고 1㎞의 언덕길을 오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발을 맞춰야 하기에 고도의 단결력도 요구됐다. 장병들은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전우애와 단결력의 중요성을 각인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결과 영예의 우승은 5.6㎞를 28분40초에 돌파한 사단 기동대대 2중대가 차지했다. 변종호(대위) 중대장을 비롯한 2중대원들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팀워크가 성공의 열쇠라고 판단했다. 이에 코스별 포지션과 역할을 정하고, 모든 중대원이 함께할 수 있도록 페이스 조절에 심혈을 기울였다.
변 중대장은 “평소 강한 단련으로 중대원들의 체력은 최고 수준이었고, 대회에서 실력을 증명하자고 의기투합했다”며 “한계를 뛰어넘어 강철중대 타이틀을 거머쥔 중대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명예·자부심을 바탕으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승을 차지한 기동대대 2중대는 다음 달 3일 국기게양식 때 격려금과 우승 수치(綬幟), 4박5일 포상휴가증, 부대·개인 상장 등을 받는다.
대회를 추진한 김홍식(중령) 교육훈련참모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전쟁의 승패는 결국 부대의 팀워크로 좌우된다”며 “수도서울 사수를 위해 팀 단위 임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합과 단결력 배양을 핵심으로 대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극한의 상황에서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항상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사단은 부여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 ‘The 강한·좋은 육군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회 참가자들은 각 종목의 기록 측정을 위해 격렬하게 움직일 때는 통제관의 허락 아래 마스크를 잠시 벗었다. 대회 시작 전에는 군의관 입회하에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손 소독 등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글=윤병노/사진=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