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사유피, 인사유명’ 표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이렇게 외교부 일각에 제 이름을 남기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영광을 베풀어 주신 박철희 원장님과 외교원 간부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외교부에 발을 디뎌 놓은 초기에 읽어야 할 필독서 가운데 니콜슨의 디프로마시가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니콜슨은 디프로마시 외교는 협상의 기술이라고 하고, 협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와 같은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성실해야 합니다.
성실하지 않은 말은 상대방이 믿을 수가 없습니다.
옛날부터 교언영색은 덕이 옅다는 말을 해왔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카라일은 일찍 그의 영웅론에 일곱 명의 위인을 올렸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성실함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외교관에게 첫째로 요청되는 덕목은 성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영웅호걸은 되지 못할지언정 평생 성실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살았습니다.
저의 방에는 학교 때 은사인 안병욱 교수의 인생훈의 글이 걸려 있습니다.
안병욱 교수의 소망은 성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인생시
나는 인생을 사랑합니다.
아침마다 찬미하는 밝은 태양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소중한 식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믿고 좋아하는 정다운 친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일할 천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핏줄기로 얽힌 조국과 동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정성을 다해 추구할 진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우러러볼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가 영웅호걸이 못 될지언정 최소한 외교관으로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성실한 仰天不愧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