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매헌 윤봉길 의사님께서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사에 영원히 기억될 상하이 의거를 단행하신 지 9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먼저 우리민족에게 드리운 일제강점이라는 거대한 암운을 거두어 내고자 순국의 길을 걸으신 윤봉길 의사님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오늘 기념식을 준비해주신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명노승> 회장님과 관계자 분들, 그리고 기념식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사님께서 세 살 되던 1910년, 반만년 역사에서 처음 당한 국권상실의 치욕은 이천만 겨레의 앞날에 드리운 암운과 조국광복을 위한 불꽃같은 의사님의 삶을 암시하는 일이었습니다.

일찍이 국권회복에 뜻을 두고 계몽운동을 전개하던 의사님은 일제의 가혹한 지배로 꺼져가던 독립운동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하리라는 웅대한 포부를 품고 집을 나섰습니다.

김구 선생님과 의기투합으로 흉중의 뜻은 실현될 길이 열렸지만, 그 길이란 의열의거로서 조국의 제단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어려운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죽음도 초월한 의사님께 오직 두려운 것은 거사의 실패였지만, 1932년 4월 29일 오전 11시 40분 의사님께서는 단 한발의 폭탄으로 일제의 전범들을 응징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이로써 일제에 신음하던 겨레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고, 독립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느낀 민족 지도자들은 각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식민 압제를 자행하던 일제에 엄중한 경고의 뜻을 전하고, 우리민족의 확고한 독립의지에 감명받은 세계 각국의 지원을 이끌어내어 침체되었던 독립운동에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함께하신 여러분!

윤봉길 의사님의 의거를 계기로 심기일전한 우리민족은 상하이 의거 13년 만에 국권을 회복했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는 등 자랑스러운 역사를 일구어 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중심에는 의사님과 같이 시대의 부름에 기꺼이 순국으로 응한 여러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극한의 시련을 극복한 인고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고귀한 정신은 시대를 초월하는 교훈이자 민족정기로 우리민족이 일구어 나갈 장엄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영원히 전해질 것입니다.

정부 또한 내년으로 다가온 광복 80주년을 국민통합의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등 국가를 위해 희생, 공헌하신 독립유공자의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미래세대에 올바르게 전승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92년 전 오늘, 놀라운 의거로 독립운동의 일대 전기를 마련한 의사님께 다시 한번 존경의 뜻을 표하며 기념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 4. 29.
국가보훈부 장관 강정애(대독)